[전종환의 이슈 읽기] 몰카범죄·음란물 온상 '텀블러'

  • 6년 전

◀ 앵커 ▶

네, 이슈 읽기입니다.

몰래카메라 범죄,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몰래 찍는 것도 문제지만, 이게 인터넷에 유출되기 시작하면 사진이 찍힌 지도 모르는 피해자들의 고통, 상상을 초월합니다.

최근에는 대학교 앞 사진관에서 여대생 신체와 속옷을 몰래 찍은 사진사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는데요.

먼저 관련 보도 보시겠습니다.

◀ 앵커 ▶

[2018년 5월 28일 뉴스데스크 전예지]

서울 신촌의 한 대학교 앞 사진관.

증명사진을 잘 찍는 것으로 유명해,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지난 2월 이곳에서 증명사진을 찍은 한 여성이 사진사가 몰래 촬영하는 것 같다는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해 사진관 직원 서 모 씨의 휴대전화와 자택을 수색한 결과, 여성 고객의 사진 수백 장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고객의 신체나 속옷을 몰래 찍은 사진들이었습니다.

9개월 동안 피해자가 최소 200명이 넘습니다.

촬영원본 파일을 보내준다며 이메일 주소를 적으라고 한 뒤 몰래 촬영했습니다.

[경찰]
"'이메일 주소 적으세요' 하잖아요. 허리 굽혀서 책상에서 적을 거 아닙니까. 스마트폰 밑에 이렇게 찍으면 아래 치마 속 다 나오죠. 적나라하게."

옷매무새를 정리해준다며 여성고객들의 신체를 만졌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 앵커 ▶

전문적인 사진사마저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세상이니, 여성들이 갖는 몰카에 대한 공포,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요, 찍히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인터넷 유포입니다.

불법 촬영 물의 전파 경로, 대부분 인터넷인데요, 가장 문제 되는 곳이, 바로 제2의 소라넷으로 불리는 '텀블러'입니다.

이용자들끼리 팔로우 하면 서로서로 올린 새 게시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인데요.

이 사이트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일까?

텀블러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 요구, 작년에만 2만 2천여 건에 달합니다.

그런데요, 시정 요구 중 99%가 성매매, 음란 정보였다고 합니다.

국내 포털 사이트들에 비해서도 10배 이상 많은 양이라고 하는데요.

그 심각성,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시죠.

◀ 영상 ▶

[2018년 5월 28일 뉴스데스크 공윤선]

'유출' '몰카'라는 단어를 검색하자 수십 개의 사진과 동영상이 나타납니다.

피해자의 얼굴까지 노출된 몰카화면이 무방비로 떠돌고 있습니다.

가입자 수 1억 명이 넘는 SNS서비스, 텀블러입니다.

최근엔 국내 중고등학생들을 촬영한 동영상까지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피해자 수가 느는 건, 물론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는 겁니다.

[이덕영/유출 영상 삭제 업체]
"본인이 (몰카에 찍혔는지) 모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죠. 지인들이 '너 (몰카가) 여기에 있다'고 해서 연락 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죠."

한 번 영상이 올라오면 속수무책입니다.

영상물을 삭제하려면 피해자가 직접 본인이 피해 당사자임을 입증해 미국에 있는 텀블러 본사에 영문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영상 유출 피해자]
"그 일이 있은 이후로, 하루도 생각을 안 한 적 없고 오늘은 또 어디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을까, 불안감 그런 게 있어요."

◀ 앵커 ▶

보신 것처럼 해외에 본사가 있는 SNS에 자기의 사진이 돈다 해도, 삭제하기 무척 까다롭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법당국을 찾아봐도 접수조차 꺼린다고 하는데요.

수사해 봐야 결국 증거 부족으로 기소도 못 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죄 기소율은 6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는데요, 기소되더라도 열 건 중 7건은 벌금형에 그쳤습니다.

또 가해자의 신상정보 공개도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답답한 피해 당사자들의 심정, 직접 들어보시죠.

◀ 영상 ▶

[사이버 성범죄 피해자]
"(경찰이) '또 텀블러야?' 이러면서, '이거 안 돼요. 이건 할 수 없어요.' 그러는데, 저도 어쩔 도리가 없어서 다시 돌아왔어요. IP 주소만 있으면 되느냐? 물어봤더니, 된대요. 그래서 그냥 저는 IP 주소를 따간 건데, 이게 합법적으로 해온 게 아니기 때문에 안 될 것 같다고."

[사이버 성범죄 피해자]
"이거 힘들 것 같다. 증거가 있어야 된다. 그런데 본인들은, 경찰 입장에서는 그 미국 사이트 증거를 잡기 힘들다."

[경찰 사이버수사팀]
"전혀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는데, 미제사건 남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 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