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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트랜스크립트
00:00저의 보물 1호, 보물 2호입니다
00:12사람들은 이제 그만 잊으라고 하지만 아직 그럴 수 없습니다
00:20저는 제 딸을 죽인 범인을 알고 있으니까요
00:30찬바람이 불던 늦가을
00:5120대 여성이 맨발로 경찰서에 뛰어들어왔는데요
01:05얼마나 급했길래 신발도 못 신고 도망친 건가요?
01:14엄마와 함께 폭행을 당했다라고 했습니다
01:17대체 누가 모녀를 폭행한 거죠?
01:20큰딸 소라 씨였습니다
01:22자기 엄마와 여동생을 때렸다고요?
01:27큰딸이 동생을 죽이겠다고 하면서 코를 뜯겠다는 거예요
01:41말리다 말리다 힘에 붙여서 결국은 둘 다 두드려 맞았어요
01:47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대문을 열어주면서 작은 딸한테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어요
02:12그런데 오죽하셨으면 딸을 신고를 하셨을까요?
02:19큰딸이 옷을 다 벗고 온 집안을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하더니
02:27쟁반을 꺼내 놓고 부엌 칼로 막 칼질을 해요
02:34그러면서 죽여야 해 죽여야 해 소리치더라고요
02:38누구를 죽인다는 거예요?
02:42처음 듣는 낯선 이름들이었어요
02:44처음 듣는 낯선 이름들이었어요
02:45처음 듣는 낯선 이름들이었어요
02:47딸이지만 너무 무서웠습니다
02:49딸이지만 너무 무서웠습니다
02:53그리고 종이를 찢어서 막 점퍼를 하면서 천정에 붙여요
02:55구멍을 막는다고요
02:56그리고 종이를 찢어서 막 점퍼를 하면서 천정에 붙여요
03:00구멍을 막는다고요
03:01얼마나 찢어댔는지 바닥에 종이가 한빵 눈 온 것처럼 쌓였어요
03:06그리고 종이를 찢어서 막 점퍼를 하면서 천정에 붙여요 구멍을 막는다고요
03:22얼마나 찢어댔는지 바닥에 종이가 한빵 눈 온 것처럼 쌓였어요
03:29어떤 구멍을 막으려고 한 거죠?
03:33우리가 보기에는 없죠
03:35그런데 큰딸은 그 구멍으로 누가 도청을 하고 있다고 했어요
03:45그러다 전화벨이 울리면
03:50받자마자
04:08며칠씩 들어오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았어요
04:18며칠씩 들어오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았어요
04:30전화를 건 사람은 누구였어요?
04:34남자 목소리인 것 같았어요
04:36큰딸님이 원래 폭력적이었던 모습이 있었어요
04:40조용하고 차분한 아이였어요
04:44어릴 때부터 지각 한 번 안 한 모험생이고 공부밖에 몰랐어요
04:50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해 여름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
05:02큰딸의 방에서는 이런 메모도 발견됐습니다
05:09차라리 독사를 당할 거야
05:11익사를 당할 거야
05:13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
05:15요주 인물 반장들
05:17나만 조심하면 된다 생각
05:19무슨 반장을 말하는 걸까요?
05:22누군가가 자기를 죽일 거라고 믿고 있는 것 같아요
05:26조심스럽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나요?
05:39소라 씨가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그해 9월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었는데요
05:46자기 통제력이 저하된 상태였고
05:53사회적 민감성, 피해의식, 분노 반응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있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06:00일상적 스트레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강한 심리적 충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06:07감당하기 힘든 일이 있었나 봐요
06:09소라 씨는 여름방학 동안 논문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요
06:15동생 소정 씨가 이런 제안을 합니다
06:18동생 소정 씨가 이런 제안을 합니다
06:22언니 우리 심심한데 아르바이트는 할까?
06:26어떤 아르바이트였어요?
06:28드라마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였습니다
06:30대학생이던 동생 소정 씨는 연예인을 꿈꾸며 백댄서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전에도 보조 출연을 한 적이 있었다고 해요
06:45사회 경험도 쌓고 용돈도 벌고 좋은 기회네요
06:52자매는 드라마 촬영지인 정상남도 하동으로 내려갔습니다
07:00그 해 여름 정말 유난히 더웠다고 해요
07:05동생 소정 씨는 너무 힘들다 하면서 먼저 집으로 올라왔고
07:12언니 소라 씨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하겠다며 남았어요
07:24바로 그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후부터 소라 씨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한 겁니다
07:30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07:35큰딸은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07:39그리고 일주일쯤 지나서
07:43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습니다
07:51업체 직원들과 많이 잤다
07:56반장에게 당한 거다
07:58계획된 프로그램에 의해 당한 거다
08:02뭔가 무서운 일을 다 한 거 같아요
08:05여기도 등장을 해요
08:07반장이 대체 누구죠?
08:10보조 출연자들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08:15소라 씨의 진술에 따르면 처음 단역 배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08:21하동 촬영장에서부터
08:24A 반장의 성추행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08:39그리고 서울에 올라온 뒤에도 A 반장은 회식을 핑계로 소라 씨를 불러내서
08:45함께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08:52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08:54사회생활의 일환이니까
08:55A 반장은 술에 취한 소라 씨를 비디오방으로 데려가
09:04성폭행을 했다고 합니다
09:09그 뒤로도 촬영집 민박집이나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했고
09:16반항을 하니까 칼로 얼굴에 상처를 내겠다고 협박도 했다고 합니다
09:26두 달 동안 여섯 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09:33촬영 중간 쉬는 시간과
09:35그리고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09:43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10:04소라 씨는 이후 세 명의 반장들이 돌아가며
10:07은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0:13그럼 가해자가 한 사람이 아니었네요
10:16심지어 그 중 한 반장은
10:23소라 씨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3일 동안 가둬놓은 채 집에 못 가게 했다고 합니다
10:35나간 뒤로 며칠 동안 연락이 안 됐던 이유가 그거였군요
10:44치킨이랑 과일을 싸들고 딸이 입원한 병원에 면회를 갔는데
10:49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어요
10:59상상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11:07소라는 음식을 거의 못 먹더라고요
11:10표정도 너무 슬퍼 보였어요
11:15그날 면회 내내 저는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11:22믿기조차 힘드셨을 것 같아요
11:25많이 고민했는데
11:27결국 딸을 설득해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11:31아니 근데
11:32지금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이에요?
11:36무려 12명이었습니다
11:37이게 말도 안 되네요 진짜
11:384명은 성폭행, 8명은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는데요
11:40모두 보조 출연 담당자나 촬영 스태프였습니다
11:44소라 씨는
11:46소라 씨는
11:47소라 씨는
11:4912명에게 3개월 동안
11:51약 40차례에 걸쳐
11:52강간이나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1:54이건 촬영장이 아니라 범죄 현장이네요
11:55가해자들을 처벌할 수 있다면 뭐든 하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11:58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
11:59현장은
12:00모두 보조 출연 담당자나 촬영 스태프였습니다
12:01소라 씨는
12:02소라 씨는
12:0312명에게
12:043개월 동안
12:05약 40차례에 걸쳐
12:07강간이나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2:10이건 촬영장이 아니라 범죄 현장이네요
12:14가해자들을 처벌할 수 있다면 뭐든 하겠다고
12:16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12:18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 혐의를 인정했나요?
12:24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 혐의를 인정했나요?
12:36양소라 씨하고 당시에 사귀던 사이가 맞아요?
12:39
12:42양소라 씨하고 성관계를 한 사실이 있어요?
12:45아니요 없습니다
12:47호감 있어서 만났던 건 맞지만
12:50사귄 적은 없습니다
12:51아까 사귀었다고 얘기하셨잖아요
12:53만났던 건 맞지만
12:57사귄 적은 없다고요
13:00만났지만
13:02사귀거나 성관계를 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13:05오락가락 하는데
13:06비디오방에 간 사실도 없다고
13:09부인을 하던가요?
13:15내일 촬영이니까
13:16어디서 가자고 해도
13:18소라 씨가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니까
13:20비디오방에 들어가 잠을 자고
13:27새벽에 헤어졌다
13:29가긴 갔는데
13:32그런데 A 반장은 소라 씨한테 전화해서
13:37고소를 취하라고 협박까지 했다고 합니다
13:40너 내가 앞으로 x 얘기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13:43너의 x 소문에 있는 x 대박
13:45네가 나 x 우습게 알지
13:49야 내가 어떻게 해줄까?
13:51어?
13:51야!
13:52야!
13:53너 지금 나를 해보자는 거지?
13:55왜요?
13:56하...
13:57두껍기 너무 괴로운데
13:59아무 일도 없었다면
14:01왜 이런 전화를 했을까요?
14:03생기는 게 있으니까
14:04이렇게 흥분하는 거 아니에요?
14:05다른 반장들은 뭐라고 했나요?
14:08반장 3명은
14:14소라 씨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은
14:16인정했습니다
14:17여관에 멀쩡히 들어가서
14:22여관 주인도 다 알아요
14:24저희들이 서로 좋아해야 저렇게 한 거지
14:26서로 어떻게 좋아하냐?
14:30유부남을 어떻게 좋아봅니까?
14:32유부남을
14:33유부남을 왜 좋아해야 되는데?
14:35아니
14:36여기 있는 아가씨들도 다 유부남을 좋아해요
14:39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
14:43이 참 전형적인 레파툴이네요
14:46심지어 유부남이었어요?
14:48어이가 없네요
14:49뒷반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14:51다 큰일과
14:56하비아이 그렇게 했었는데
14:58정상적으로 그렇게 했고
15:01끝나고 아침에 일어나서
15:04차비까지 줘서 보냈어요
15:06택시 타고 오라고요
15:07사실
15:11불륜이잖아요
15:14남편으로서는
15:16정말 후회를 하죠
15:18미안하다는 기색도 없네요
15:23합의된 관계였다면
15:25왜 소라 씨가
15:27정신적 충격을 받았을까요?
15:29같은 시기에
15:304명과 성관계를 했다는 것도
15:32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15:34게다가
15:36이 4명의 반장들은
15:38소라 씨와
15:44관계를 했다는 사실을
15:45서로 알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15:47서로 자기네끼리
15:51다 까놓고
15:52이야기를 했다는 거예요?
15:54수라 씨의 주장에 따르면
15:57단장 B는
15:58A한테 했던 대로 해봐라
16:00단장 D는
16:02A, B, C한테 했던 것처럼 하라
16:05아라며
16:05성폭행했다고 합니다
16:07계획된 프로그램에 의해 당한 거다라고 써있던 게
16:13이런 의미였군요
16:14수사를 담당했던 형사는 이렇게 의심했다고 합니다
16:18서로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16:23세 달 동안 다 같이 성관계를 맺은 걸 보면
16:264명이 강간을 공모했을 가능성도 있다
16:29그럼 소라 씨는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던 거네요
16:35촬영장이면 다른 스태프들도 주변에 있었을 텐데
16:39처음 이런 무서운 일을 겪었을 때
16:42도움을 요청할 수는 없었나요?
16:44첫 촬영지는 소라 씨가 처음 가보는 낯선 지역이었고
16:50아는 사람도 없었죠
16:52특히 연예계 쪽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16:55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주차 알기 힘든 공간이었을 겁니다
17:00그런 낯설고 고립된 상황에서는
17:07가치 판단력이 크게 훼손되곤 합니다
17:10해외에 혼자 이렇게 나가 있을 때
17:17공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잖아요
17:18마치 그런 상태였던 걸까요?
17:21그런 낯선 곳에서는 누군가가 제안하거나 요구하는 방식이
17:25내가 평소에 생각해오던 기준과 달라도
17:28언급결에 그 방식에 따르기도 합니다
17:31그리고 반장과 보조 출연자 사이에는
17:37이해가 있었습니다
17:38반장이 호출하며 나가는 시스템이었고
17:45보조 출연자들의 출연 여부와
17:48촬영 분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17:51반장한테 잘 보여야지 넣어주잖아
18:01연예인 하려고 하면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18:04그냥 그런 시스템 자체가 사실은
18:07나 근데 너무 최악이다
18:08첫 촬영 때 동생은 중도에 그만뒀지만
18:12소라 씨는 현장에 남았죠
18:14책임감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18:16단역 배우라는 역할에 흥미를 느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18:20막연하게라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지도 모른다라는 기대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18:25그렇다면 반장이 가진 위기나 영향력은 훨씬 더 크게 다가왔겠죠
18:31윗사람이나 힘 있는 사람이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했을 때
18:35거부한다는 게 또 바로 신고한다는 게 참 쉽지가 않죠
18:40그리고 그렇게 해서 시시하고 그렇게 활동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을 거야
18:45그럼 왜 넌 유난 떠냐 다른 애들은 잘 있는데 이렇게 얘기할 거거든
18:48사실상 선택의 자유가 박탈된 관계에서 벌어지는
18:53매우 은밀하고 구조적인 폭력이죠
18:56우리 형법에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가늠죄라는 게 있습니다
19:00여기서 말하는 위력은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19:04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까지 넓게 포함이 됩니다
19:09즉 반장과 소라 씨처럼 업무적으로 이렇게 감독관계에 있는 상황에서는
19:14이 죄에 해당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19:17하지만 2004년 당시에는 성인이 피해자인 경우
19:26위력을 입증하는 게 상당히 어려웠어요
19:28지금도 이 죄가 인정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19:34그들은 소라 씨에게 죽고 싶냐
19:40내 말 한마디면 너는 끝난 거다
19:42반항하면 찍어놓은 알몸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며
19:47협박까지 했다고 합니다
19:49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질 수도 있다는 그 불안감이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19:55피해자를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사람으로 몰아가는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통념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20:04특히 성폭력이 집단대 개인의 문제가 되어버리면 상식과 비상식이 뒤바뀌어 인지되는 일은 흔한 일입니다
20:13소라 씨가 성폭력과 성추행을 계속 당하면서도 무려 3개월 동안 촬영장으로 나갔잖아요
20:20이것은 반복 강박으로도 설명할 수가 있는데요
20:32위험한 길에서 강간을 당했던 여성이 위험해진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다시 찾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20:44그 길을 피하면 그건 가해자들이 나를 이긴 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더 그 장소로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21:00나는 가해자에게 굴복하지 아니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줄 수 있을 것이니까요
21:10실제로는 자세를 더 위험에 처하게 하거나 문제를 더 깊은 수렁에 빠뜨릴 뿐이지만
21:17그 순간의 심리는 그렇게 작동합니다
21:20어떻게 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너무나 무섭습니다
21:32이 일로 고통받는 저희 가족들을 보는 것도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21:39그들의 죄를 꼭 물어주십시오
21:50저의 억울함을 반드시 밝혀주십시오
21:55소라 씨는 관련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원했고 조사는 1년 반 넘게 계속됐습니다
22:03그래도 소라 씨가 끝내 용기를 냈고 그 상황에서 빠져나와줘서
22:07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2:10진실이 밝혀졌나요?
22:13고소한 지 2년 만에 사건은 종결되고 맙니다
22:17왜요?
22:29제가 강간 또는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피의자들이
22:33모두 12명인데 이들에 대한 고소를 모두 취소합니다
22:4112명을 전부 다 취소를 했다고요?
22:49어렵게 용기를 냈을 텐데 왜 그랬을까요?
22:52어머니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22:57양소라 씨가
22:58정말로 그렇게 말했다고요?
23:03그때 그렇게 참았던 것을 너무 믿습니다
23:07제가 강간 또는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피의자들이 모두 12명인데
23:21이들에 대한 고소를 모두 취소합니다
23:2612명을 전부 다 취소를 했다고요?
23:35어렵게 용기를 냈을 텐데 왜 그랬을까요?
23:43더 이상 이 사건에 관해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23:47진실을 밝히는 것이 당연하고 쉬울 줄 알았는데
23:52조사를 받는 과정에 다시 그 사건들을 기억하게 되는 것이 참을 수 없어
23:57고소를 취소합니다
23:59죄를 묻기 위해서 그 순간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24:10굉장히 힘들게 느껴진 것까지 보여요
24:15조금만 더 버텼으면 고지가 눈앞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안타깝거든요
24:19그 뒤로 큰딸 소라 씨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24:23가족들은 오랜만에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24:28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고소를 취해야 한 지 3년쯤 지난 한 여름이었습니다
24:36어머니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24:42경찰입니다
24:47양소라 씨가
24:49사망했습니다
24:53소라 씨는 한 건물에서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25:05장소를 미리 답사한 정황이 있었고요
25:11한 주민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서 있는 소라 씨를 목격한 것으로 봐서
25:17시간과 장소를 미리 계획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25:212009년 8월 28일
25:31저녁 8시 18분
25:33건물 18층에서
25:35소라 씨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25:47소라 씨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25:49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25:5718, 이 숫자 속에 뭔가 의미가 있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
26:03본인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분노, 억울함 이런 것들이 느껴집니다
26:10이 소식을 들은 이 어머니의 마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있을까요?
26:19처음에는 눈물도 나질 않았습니다
26:24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26:27그런데 성폭행을 당했다고
26:30모두가 세상을 떠나는 건 아니잖아요
26:34제 딸을 죽인 건
26:37죄송합니다
26:41경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26:51우리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26:59진술하고 난 뒤에 3일간 울었다는 거 보면
27:03상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고요
27:06스트레스 때문에 입원할 정도 상태였기 때문에
27:09진술한 게 되게 어려웠나 봅니다
27:13피의자들의 얼굴을 보니 힘들다
27:15누구도 믿을 수 없다
27:19경찰 조사가 너무 고통스러웠던 걸까요?
27:32조사를 받는 동안 소라 씨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고
27:36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27:44처음 경찰서에 찾아갈 때
27:51소라가 쓴 메모지 하고
27:53녹음 테이프를 한 버따리 싸서 들고 갔어요
27:57그런데 경찰이 그러더라고요
28:06이게 사건이 된다고 생각하나
28:09성인이니까 안 된다
28:12전에 슈퍼마켓 아가씨 하나도 성폭행 당했다고 했는데
28:18내가 설득해서 지금 잘 살고 있다
28:21그러더니 소라한테는 이렇게 말했어요
28:27다 잊어버리고 사회에 나가서 적응해야지
28:36아, 정말로 그렇게 말했다고요?
28:43진정서를 놓고
28:45담당 수사관이 바뀌긴 했어요
28:48그런데 경찰이 그러더라고요
28:50피고소인이 가슴을 움켜잡았을 때
28:56가만히 있었어요?
28:58피고소인이 그런 행위를 했다라는 걸
29:04무엇으로 입증할 수 있어요?
29:10성추행 당했다는 것을
29:11어떻게 입증할 거예요?
29:15처음 강간을 당했다면
29:16모탈빵에서
29:17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29:20끌려가지 않게 해야 되고
29:22경찰에다가
29:25신고해야 되지 않나요?
29:28왜 자꾸 피해자한테 증명을 하라고 하는 거죠?
29:34피해자 입장에서는 다시 폭력을 당하는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29:382004년이면 그렇게 오래 전도 아닌데
29:41그렇게 야만의 시대를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29:45대질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
29:49저하고 딸
29:55그리고 가해자로 지목한 남자들이
29:58같이 있었어요
30:00문이 없었고
30:02가림막도 없었어요
30:04그 남자들이
30:11그 남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30:14들어와 앉았고
30:16저는 딸이 그 사람을 못 보게 하려고
30:20몸으로 이렇게 막고 있었어요
30:23피해자를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이
30:26아예 없었던 거네요
30:28우리 애가 답변을 하면
30:32그놈들한테 다 들리잖아요
30:34그놈들한테 다 들리잖아요
30:42그러면 수사관이
30:43지금 피해자가 한 말이 맞습니까?
30:45그러면 그놈들은
30:47네가 좋아서 했잖아
30:49근데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어떻게 얘기를 합니까?
30:56어머니도 너무 고통스러웠을 것 같은데
30:59이게 말이 됩니까 진짜?
31:02대질에서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31:05누가 더 말이 안 되는지
31:06이런 거를 바로 가려나겠다는 생각인데요
31:09사실 이거는 수사라기보다는
31:12어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31:142차 피해자 인권 침해인 거죠
31:16인권 침해 맞습니다
31:18그 중 한 남자는
31:21아예 성관계를 한 적이 없다고 했어요
31:27그러니까 수사관이 딸한테
31:31A4 용지와 플라스틱자를 주면서
31:35직접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31:38뭘 그리라고 하네
31:41그 남자의 성기를 그리라는 거였어요
31:45색깔, 털 등등 둘레는 밀리미터까지 자세히 그려오라고 했어요
31:56너무 황당하고 끔찍해서 이거는 믿어지지가 않네요
32:00진담으로 한 얘기예요 이게?
32:02괴롭히는 거죠
32:04경찰 아닌데도 수사해야 되니까 힘들잖아요
32:06고소를 포기하기 위한 그런 과정이 아니었나라고 생각될 정도로
32:11엄청 괴로우셨을 것 같아요
32:13그 상황에서
32:15
32:16딸은 울면서 그걸 그려서 제출했어요
32:19경찰이니까 참으면 참으면 도와주겠지
32:30수사를 위한 절차니까
32:33견뎌야 한다 견뎌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32:38그때 그렇게 참았던 것을 너무 우회하고 있습니다
32:41제가 너무 우회하고 있습니다
32:44소라씨가 대질조사를 준비하면서
32:47가입을 수사해야 한다
32:48경찰이니까 참으면 도와주겠지
32:50수사를 위한 절차니까
32:52견뎌야 한다 견뎌야 한다
32:54그렇게 생각했어요
32:56그때 그렇게 참았던 것을
32:58너무 우회하고 있습니다
33:00소라씨가 대질조사를 준비하면서
33:07가해자의 성기를 그리고 있는데
33:09라디오에서
33:11고깔모자를 그리고 있군요
33:13라는 멘트를 듣고
33:14그게 자기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33:16녹음을 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33:19전형적인 관계사고의 증상인데요
33:22주변 상황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33:25과장되게 연관짓는
33:26생각의 왜곡을 의미하는데
33:28지나가는 행인들이 자신을 험담한다고 느끼는 것이
33:31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3:33타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33:35경계심이 과도해지면
33:37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33:40어느 날은 거기 있던 경찰 중 한 사람이
33:48어이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33:5112명 상대한 얼굴 좀 보게
33:54모자를 좀 벗어봐
33:56이러더라고요
33:57그때 바로 딸 손을 붙잡고
34:03데리고 나왔는데
34:05갑자기 소라가 달려나가더니
34:12자동차 불빛이 번쩍이고
34:18사방에서 경적이 울렸어요
34:20사방에서 경적이 울렸어요
34:22어찌마 나기로 죽었어요
34:23유에이
34:28정말 무슨 일이 그러는 거예요
34:29
34:314차선 도로로 뛰어들었습니다
34:328차선 도로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때 운전자분들이 다 피해주고 경적 소리를 울려준 덕분에 딸이 살 수 있었습니다.
34:47그 운전자분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지금도 감사드립니다.
34:54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말하고 떠올리다 보면 그 기억은 점점 더 뇌에 깊게 새겨지고 신경망에 고착되어 결국 피해자의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될 수 있습니다.
35:09수사 과정에서 무리한 대질조사나 피해 사실을 의심받는 상황이 반복되면 그 외상은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겠죠.
35:24경찰 조사를 받던 당시 소라 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라고 하죠.
35:33이거를 겪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35:35삶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35:50큰 딸이 세상을 떠나고 6일 뒤 또 한 통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36:02경찰서입니다. 양서정 씨 어머니시죠?
36:06그때 저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어요.
36:14소정이가 죽었나요?
36:20어? 설마?
36:27둘째는 자기가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서 언니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거라고 계속 자책하고
36:45있었어요.
36:47언니가 세상을 떠난 뒤부터는 밥도 못 먹고 말도 거의 안 했고 계속 말라가더라고요.
36:51언니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며
37:13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2차 외상 스트레스를 겪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37:21적극적인 개입과 보호가 반드시 필요한데요.
37:25그 위험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고 너무 오랜 기간 혼자 견뎌왔던 것 같습니다.
37:31아버지는 큰 딸이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쓰러져 병상에 계셨는데요.
37:37자매가 세상을 떠나고 두 달 뒤에 뇌출혈로 돌아가셨습니다.
37:41돌아가셨습니다.
37:47아...어떻게...
37:51내 식구였는데요.
37:53이젠...
37:55저 혼자 남았습니다.
37:59그런데 그놈들은 다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멀쩡하게 잘 살고 있더라고요.
38:13정신이 번쩍 들었는데 딸들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4년이 지나 했었어요.
38:20딸들을 위해서라도 꼭 진실을 꼭 밝혀야겠다.
38:26그렇게 마음먹었습니다.
38:31그런데 제 수사는 안 된다 하더라고요.
38:36왜 안 된다는 거죠?
38:38형사사건에서 고소를 취하했을 경우에 같은 사건으로 다시 똑같이 고소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38:45그래서 어머니는 딸이 가해자로 지목한 이 12명을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38:52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38:55성폭행을 당한 내용에 대하여 일기장 메모를 작성하였고
39:01정신과 치료경과 유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39:05단순히 과대망상으로 위 일기장 등을 작성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39:11재판부는 이렇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39:17그런데
39:19그런데요? 무슨 일이 있나요?
39:23이게 무슨 말이에요?
39:33우리 민법은요.
39:35손해와 가해자를 안날로부터 3년 안에 일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는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39:43소멸시효 제도에 어머니의 어떤 법적 권리 행사가 막힌 건데요.
39:48취약한 위치에 있는 피해자들에게는 3년의 소멸시효가 정말 생각보다 짧아요.
39:53두 달 사이에 가족이 모두 한꺼번에 떠났습니다.
39:59다리에 힘이 풀려서 한동안 휠체어 지팡이를 짚고 다녔고
40:08술로 버틴 날이 더 많았고요.
40:13고소할 정신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40:23그땐 뭘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나요.
40:32그냥 숨만 쉬고 있었어요.
40:36두 달을 연거포 잃었던 사실은 트라우마로 작용했을 것이며
40:42이로 인한 회피 증상은 현실이 비현실처럼 느껴지고
40:46감각이 둔해지거나 왜곡되기도 합니다.
40:49결국 판단과 행동 외의 주도권을 잃고 멈춰버리게 되는데요.
40:54당장의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본능적인 방어 기재이기도 합니다.
41:00그 이후에 2018년 미투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41:05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사담당 경찰과 가해자로 지목된
41:1112명을 재조사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41:14무려 22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41:18그 당시 피해자를 도와줬던 변호인 그리고 그 당시에 또 민사소송도 좀 있었습니다.
41:27그래서 민사소송 기록 그다음에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수사관들
41:32아무튼 최대한 모든 수단을 동원을 해서 당시 수사 과정에 부적절한 일이 있었는지 등
41:38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좀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41:41사건 발생 14년 만에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재조사를 시작했는데요.
41:48국민들이 동참을 해줘서 다행히 다시 들여다보게 됐는데 결국 진실이 밝혀지나요?
41:55아무 결론 없이 흐지부지 끝나버렸습니다.
41:59그런데 왜요?
42:0112명의 피의자 신문 조사를 포함한 사건 기록 일부가 보관 기한이 끝나서 폐기됐기 때문에
42:08법적인 조치나 어떤 조사를 제대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42:122차 가해를 한 이 수사관들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됐어요?
42:192차 가해를 한 이 수사관들에 대한 조사관들
42:24그거는 전혀 말도 안 되는 거거든요.
42:27왜냐면 고속으로 있는 아직 조사가 안 된 거 같아요.
42:31동참 사실이나 구속력 보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예요.
42:35그걸 보고 사건이 안 된다고 판단을 주는 거 같습니다.
42:38큰 위험한 피의자를 아무것도 그 잠깐 밖에 안 봤나 봅니다.
42:44제가 좀 더 조사를 잘했거나 깔끔하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42:50제가 다 수사를 마무리 못한 게 더 아쉽기도 하고요.
42:54미안한 마음이 있는데 2차 가해를 피해자에게 한 적은 없다.
42:58지금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43:00수사에 관여한 경찰은 총 4명이었는데요.
43:03그 중 가장 긴 시간 조사한 경찰은 퇴직해서 현재 해외에 거주 중이라고 합니다.
43:09그래서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하고요.
43:12나머지 경찰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43:15수사에 깊이 관여하지 않아도 모른다.
43:17다 회피하는 거 같아요.
43:19결국에는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는 거잖아요.
43:21설상가상으로 어머님 앞으로 고소장이 날아왔습니다.
43:25네?
43:271분만 투자하세요. 감사합니다.
43:331인 시위를 하셨구나.
43:35이렇게라도 하셔야 어머니가 사실 수 있었을 것 같아요.
43:42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어머니를 상대로 형사 고소하기도 했고요.
43:47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43:50허위 사실이 적힌 이 팻말을 들고 다녀서
43:54자기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주장인 거죠.
44:00소송 결과 어떻게 나왔죠?
44:03공권력이 부위에게 가해졌을지 모를 폭력과
44:08악행에 대한 실효적 예방책을 마련하지도
44:11진상을 밝혀내고 가해자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음으로써
44:16피고인 측에 치유받을 기회를 주지도 못한 사실만큼은 분명한 바
44:22이는 국가 공권력의 총체적 실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4:28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사과와 강독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44:35부디 이 판결이 참척의 아픔 속에서 살아가는
44:39피고인의 여생에 잠시나마 위안이 되고
44:43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버린 두 자매의 안식에
44:47작은 아마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44:51어머니 혼자 이렇게 맞서 싸워 오셨는데
44:54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들어요.
44:57나도 눈물이 있구나.
44:59세상에는 이런 정의로운 판사님도 계시는구나.
45:04이 판결문이 있어서 제가 지금까지 싸울 수 있었습니다.
45:1112명의 가해자 중에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은 사람은 없는 건가요?
45:16아무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45:19그때 조사했던 경찰도 사과하지 않았어요.
45:25직접 찾아간 적도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요.
45:30결국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네요.
45:34그놈들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했습니다.
45:40성범죄는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합니다.
45:50그 고통은 종종 피해자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습니다.
45:55가족 전체를 무너뜨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45:59가해자의 사과와 정당한 처벌은 피해자 회복의 기초가 됩니다.
46:05그런데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었죠.
46:07경찰 조사에서 소라 씨가 제대로 보호만 받았더라면 고소를 취하지 않았을 수도 있잖아요.
46:14가해자들이 죄값을 제대로 치렀다면 자매가 세상을 떠나는 데도 없었을 거고요.
46:20그런 의미에서 이 두 자매의 죽음은 결국 사회적 타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46:2621년이 흘렀습니다.
46:28그래도 여전히 유가족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되고 반성해야 될 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46:38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46:43성폭력 생존자들에 대한 편견이 생각보다 너무나 강합니다.
46:48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합니다.
46:51그러려면 피해자가 많이 목소리를 내야 하고 우리는 또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46:57피해자 가족들의 심리치료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47:01당사자가 직접 요청하지 않더라도 지자체나 관련 기관이 먼저 모니터링을 해서 적극적으로 챙길 수 있는 돌폼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47:10어머니께서는 치료를 받으셨을까요?
47:13둘째가 세상 떠나기 전에 엄마 치료 꼭 받으라고 해서 3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았어요.
47:25제일 힘들었던 건 내가 그때 고소하자는 말만 안 했어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였습니다.
47:40어머니께서 무엇인가를 잘못해서 따님이 떠난 것이 아닙니다.
47:45이미 충분히 고통 받으셨고 자책하셨습니다.
47:49이제 그 무게를 조금은 덜어내고 보다 단단히 살아주시기를 바라고 꼭 치료도 이어가시기를 당부드립니다.
47:59우리 딸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48:11엄마는 강하니까 억울함을 꼭 풀어달라는 거였습니다.
48:18그 유언을 어떤 방식으로든 지키려고요.
48:23죽은 자식도 자식이잖아요.
48:27그러니까 저는 엄마 노릇해야죠.
48:32계속 싸워야 하니까 체력 단련하고 있습니다.
48:38오늘 아침에도 운동하고 왔어요.
48:41싸울 수 있는 날까지 계속 싸울 거예요.
48:51감사합니다.
48:53고맙습니다.
48:55고맙습니다.
48:57고맙습니다.
48:59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