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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한국국토정보공사
00:30그가 범위라는 걸 증명하기까지 반년이 넘게 걸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01:00오전 11시, 마을 주민이 이웃집을 찾았다가
01:04노 부부가 숨진 것을 발견합니다.
01:17두 분이 같이 돌아가신 거예요?
01:20사망한 남편 공명훈 씨, 아내 김큼순 씨였습니다.
01:25처음 발견한 주민은 두 분 다 연세가 많으시니까
01:30노안으로 돌아가셨나 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답니다.
01:34부부가 한 날 한 시에 돌아가신 건 쉽지 않은 일인데요.
01:39공시 부부는 산밑 등산로 입구에 살고 있었습니다.
01:46현수막을 걸고 등산객의 동동주와 안주를 밟며 생활했습니다.
01:50여느 집과 달리 담장이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01:56그러면 드나드는 사람도 많았겠네요.
01:59최초에 출동한 파출소 직원이 살펴보니까
02:03기물이 파괴되어 있거나 몸싸움이 벌어진 흔적 등등이 없었다고 합니다.
02:17그럼 두 분 다 지병이 있었던 걸까요?
02:19노안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기에는 현장이 이상했습니다.
02:26어떤 점이 이상했죠?
02:29사망한 부부의 집은 기억자형 가옥이었습니다.
02:33출입문을 들어서면 평상마루가 보이고
02:36그 안쪽을 주방과 안방이 보이는 구조였는데요.
02:41부부는 열린 안방 문 앞에서 길게 누운 채 숨져 있었습니다.
02:45주무시다가 돌아가신 건가요?
02:49공시 시신은 방문 바로 앞에 있고
02:53특히 오른발이 문지방 위에 걸쳐 있었습니다.
02:57게다가 부부는 옷을 제대로 입고 있고
03:01양말도 신고 있고
03:05이부자리 중 한 채는 개에서 방 한쪽에 놓아둔 상태였고요.
03:13TV 역시 켜져 있었습니다.
03:16누가 봐도 주무시다가 사망한 건 아닌 거죠.
03:20그럼 깨어있다가 사망했다는 건데
03:22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03:24남편 공시는 천장을 향해 누운 자세로
03:28양다이를 안방 문을 향해 쭉 뻗은 상태였습니다.
03:32오른손은 배 위에 얹어놓은 모습이었고요.
03:36그리고 아내 김시는 남편을 향한 채
03:38옆으로 누운 모습으로 얼굴을 바닥에 묶고 있었습니다.
03:43위치는 남편보다 약간 위로
03:45머리맛 쪽에서 굽어보는 자세였는데요.
03:49왼손을 남편이 가슴에 얹고 있었습니다.
03:52왜 얹었을까요?
03:56남편이 먼저 쓰러졌기 때문일 겁니다.
03:59마루 아래에서
04:01암호 캔에 흐트러져 있는
04:02여성용 슬리퍼가 한 켤레
04:04치신 옆에 대접이 보일 겁니다.
04:09남편 공시가 문지방 근처나 마루에 앉아있다가
04:13그대로 뒤로 넘어가 쓰러진 다음에
04:19그걸 본 아내가 놀라
04:24옆에 있던 주방에서
04:26물을 떠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04:35허겁지겁 올라온 것 같아요.
04:38신발 보니까
04:38모로 누워 남편 가슴에 손을 얹은 걸 보면
04:41아내 역시 바로 쓰러져
04:49숨을 거둔 듯 보입니다.
04:57연세가 있으시니까
04:59고혈압 같은 지병이 있을 수는 있는데
05:02동시에 갑자기 아프고
05:04갑자기 돌아가실 수는 없잖아요.
05:10경찰은 바닥에 얼굴을 묻은 아내의 시신을
05:13바로 눕혀봤습니다.
05:20그랬더니 입가에 소량의 혈흔이 묻어있었는데요.
05:28숨질 당시 피를 토한 거죠.
05:31뭔가를 잘못 먹은 건가요?
05:39샅샅이 수색을 해봤는데
05:41독극물로 보이는 약이나 포장지는
05:43또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05:48뭔가를 실수로 먹었다고 해도
05:50갑자기 쓰러진 거니까
05:51그 현장을 정리하거나
05:53채우지는 못했을 거고
05:54일부러 먹은 거라면
05:56또 굳이 그 흔적을
05:57꼼꼼 감추려고 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거든요.
06:00마을 주민들은 노부부가 절대 스스로
06:03목숨을 끊을 사람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06:06등산객 손님이 많아
06:08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이 없었고
06:10부부금실도 좋았다고 했거든요.
06:18참 미스테리네요.
06:19들어봐도 영문을 모르겠어요.
06:21그런데 현장에 몰려온
06:24마을 주민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06:30아이고 이 작은 마을에
06:36하룻밤 사이에
06:36세 명이나 죽고
06:37이게 웬일이야.
06:41세 명이요?
06:42또 있어요?
06:43이 마을은 결국 13대
06:44총 16명이 사는
06:46작은 마을입니다.
06:48그런데 노부부의 집에서
06:50100m가량 떨어진
06:51아랫집에서도
06:53전날 밤
06:54또 한 명의
06:55사망자가 발생한 겁니다.
06:56박혜자 씨였습니다.
07:05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07:08쓰러진 박 씨를 발견한 건
07:10남편 천남수 씨였습니다.
07:11자장이 다 되어
07:17집에 돌아왔는데
07:18불이 환하게
07:20켜져 있었대요.
07:23들어갔더니
07:24아내가 내복만 입고
07:25화장실 앞에
07:26천장을 보며
07:27대자로
07:28누워 있었던 거랍니다.
07:31주무시다가
07:32사망한 건
07:33아닌 거죠?
07:35천 씨도 처음에는
07:37아내가 누워 자는 줄
07:39알았다고 합니다.
07:40그래서
07:41흉하게 거기서
07:43뭐 하는 거냐
07:44이렇게 했더니
07:44아무 대답이 없더라는 거예요.
07:53그래서
07:54119에 신고를
07:55하게 된 거고요.
08:01박 씨의 오른손엔
08:02칫솔이
08:03쥐어져 있었습니다.
08:04아마
08:05잠자리에 들기 전에
08:10양치질을 하기 위해서
08:12화장실을 가려다가
08:13갑자기 쓰러져
08:16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08:20원래 어디가
08:22아프셨던 건 아니고요?
08:23평소 고혈압 약을
08:25먹긴 했습니다.
08:30병원에서도
08:31고혈압 때문에
08:32사망한 거라고
08:33진단을 이미
08:34내린 상태였거든요.
08:35그럼 아까
08:41노부부 사망과는
08:42관계가 없는 거 아니에요?
08:44아무리 그래도
08:45한 마을에서
08:46하룻밤 사이에
08:47세 명이나 죽는다는 게
08:48흔한 일이
08:49절대 아니죠.
08:50그래서 경찰은
08:51장례식장에 있는
08:52남편
08:53천 씨를 찾아가가지고
08:55영안실에
08:57안치되어 있는
08:58아내의 시신을
08:59좀
08:59볼 수 있게 해달라고
09:01부탁을 합니다.
09:02장례식이 진행 중이라
09:04유가족이
09:05동의하기
09:05어렵지 않나요?
09:08남편 천 씨는
09:09아내의 시신을
09:11봐야 할 이유가
09:12뭐냐고 따졌습니다.
09:14그래서
09:14노부부가
09:15사망한 사실을
09:16말씀드렸어요.
09:17혹시 관련이 있을지
09:18모르니
09:19확인이 필요하다고요.
09:22그랬더니
09:22뭐라고 하던가요?
09:24깜짝 놀라시더라고요.
09:27두 사람 맨날
09:28한날 한시에
09:29죽고 싶다고
09:30그러더니
09:31진짜 그렇게
09:32죽었냐고요.
09:35설득 끝에
09:36아내의 시신을
09:37봐도 좋다는
09:38허락을 받았습니다.
09:41다행이네요.
09:43시신을 보니까
09:43상태가 어땠나요?
09:48확인해보니까
09:49외상 흔적은 없었습니다.
09:51피를 토하지는
09:52않았는지
09:53봤는데
09:54입가는
09:56깨끗했다고 합니다.
09:59정말 고혈압 때문에
10:00돌아가신 거예요?
10:02마지막으로
10:03마지막으로
10:04혹시나 해서
10:05입안을
10:06살펴봤습니다.
10:10그런데
10:11치아 사이에
10:14핏물이
10:15말라있더라고요.
10:16아, 그럼 이분도
10:27피를 토했다는 건가요?
10:29고혈압으로 사망할 경우에
10:31피를 토하는 경우가 있나요?
10:33없어요.
10:34다만 갑자기 쓰러지면서
10:35뭐 어디를 부딪히면서
10:37입 주변에
10:38출혈이 발생할 수는 있는데요.
10:40그런데 박 씨는
10:41천장을 보고
10:43바로 누워
10:44사망한 상태였잖아요.
10:46뒤로 넘어졌다면
10:47입에서 피가 나올 리가 없는 거죠.
10:49이분의 죽음도
10:50미심쩍은 상황인 거네요.
10:53그래서 경찰은
10:54공 씨 부부와 박 씨
10:57이 세 사람의 유족들을 설득을 해가지고
11:00국가수에 부검 의뢰를 하게 됩니다.
11:03부검 결과
11:06세 명 모두
11:07눈꺼풀 결막에서
11:09점출혈이 발견됩니다.
11:12작은 실핏줄이 터진 흔적인데요.
11:14또한 기도에는
11:15소량의 포말
11:17즉 작은 거품이
11:20약간 발견되었습니다.
11:21이건 다 모두
11:23질식의 대표적으로 관찰되는 징후입니다.
11:27셋 다 목을 졸려서
11:29사망했다는 건가요?
11:31아니, 그랬다면
11:31피부에 흔적이 남았겠죠.
11:34하지만 세 사람 모두
11:35외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11:37대신
11:37위장의 점막에
11:39출혈과
11:40밀안
11:41즉
11:42헐어서 문드러진 흔적이
11:44발견되는데요.
11:46세 분이 뭘 잘못 드신 걸까요?
11:48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11:50치사량 범위에
11:52시안화 이온이 검출되는데요.
11:55다른 말로
11:55청산 이온이라고 해요.
11:57아
11:58즉
11:59청산염 중독
12:01으로 판명됩니다.
12:04그게 청산가리 맞죠?
12:06청산가리 정식 명칭은
12:08시안화 포타슘인데요.
12:11예전에는 시안화 칼륨이라고 했어요.
12:14칼륨을 일본말로
12:15칼이라고 불러서
12:17청산가리는 이 시안화 칼륨의
12:19일본식 명칭입니다.
12:22청산가리를 먹고 사망한 거라면
12:24즉 식사의 징후가 있었던 건 왜죠?
12:27흔히 청산가리를 먹으면
12:28위출혈 등으로 사망하는 걸로 생각하는데요.
12:31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12:33시안화 칼륨이 위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12:36시안화 이온과 칼륨 이온으로 나뉘게 되는데
12:39이 시안화 이온이
12:40피부나 점막 호흡기 등으로
12:43빠르게 흡수돼요.
12:44호흡을 방해하게 됩니다.
12:46그래서 마치
12:47연탄 가스를 마시면
12:49질식한 것과 비슷한 작용으로
12:51질식사를 유발하게 됩니다.
12:53청산가리를 모르고 먹을 수가 있나요?
12:57냄새가 나서
12:58왠지 먹기 전에 알 것 같거든요.
13:01겉보기에는
13:01설탕과 비슷해 보이고요.
13:04또 약간 쓴
13:05아몬드 냄새가 납니다.
13:07그런데 이 냄새는
13:08보통 사람의 절반 정도가 맡을 수 있어요.
13:11사실 저는 못 맡습니다.
13:13이게 유전적 요인 때문인데요.
13:15먹는지 모르고 사망할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13:17그러면 각자의 집에서
13:19청산가리가 든 무언가를
13:21먹었다는 얘기네요.
13:23그런데 피해자들의 집에
13:29청산가리 흔적이 없는 거예요.
13:33두 집에 있는 음식은 물론
13:35모든 그릇을 수거해
13:36감정해봤으나
13:38나오지 않았습니다.
13:43집이 아니다.
13:44그럼 이제 밖에서 먹은 걸로
13:45유치해 볼 수가 있잖아요.
13:46박 씨가 사망한 채 발견된 그날
13:49이 세 사람은
13:50마을 주민들과 함께
13:53꽃박람회에
13:54단체 관광을 다녀왔습니다.
13:59돌아오는 길에
14:01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14:02설렁탕을 드셨다고 합니다.
14:04그리고 저녁 7시 40분경에
14:10각자의 집으로
14:12돌아갔다고 합니다.
14:13식당에서 뭘 먹은 게
14:15잘못된 걸까요?
14:16관광 도중
14:17마을 주민들이
14:18나눠 먹은 것부터
14:19해당 식당까지
14:20당일 드셨던 음식을
14:22모두 조사했지만
14:23특이점은 없었습니다.
14:26무엇보다
14:26다른 주민들은
14:28전혀 이상이 없었어요.
14:29공시부부의 부검 결과
14:31위에는 액상의 내용물이
14:33소량 남아있는 상태였는데요.
14:35꽃놀이 당시 먹은 저녁은
14:37잠을 자면서
14:38거의 다 소화가 된 거예요.
14:40이른 아침에 공복 상태에서
14:41청산가리가 든 무언가를
14:44먹었다고 봐야 되는 거죠.
14:48세 분이 서로 다퉜거나
14:50이런 일들은 없었나요 혹시?
14:54사망한 세 분은
14:56예전부터 가족처럼
14:57서로 챙겨주던
14:59그런 징그러한 사이였다고 하고요.
15:02원한을 살 만한
15:03그런 일도 없었던 분들이라고 합니다.
15:06분명히 사인은
15:07청산가리라고 나왔는데
15:08답답한 노릇이네요.
15:10그런데 뜻밖의
15:11단서가 발견됩니다.
15:15그게 뭐죠?
15:18공시부부의 집 부엌
15:19아궁이 앞에
15:21구겨진
15:21식문지 조각에
15:23단기잎 두 개가
15:24함께 쌓인 채
15:25있었습니다.
15:27공시부부의 집 부엌
15:29공시부부의 집 부엌
15:31공시부부의 집 부엌
15:31공시부부의 집 부엌
15:32공시부부의 집 부엌
15:33공시부부의 집 부엌
15:34공시부부의 집 부엌
15:34펴보니
15:35누군가 검은 사인펜으로
15:37공시부부에게 남긴 메모였습니다.
15:45나물 캐러 와다가 들려더니
15:48안 계셔서 돌아가며
15:50피로회복제 두억에 놓고 가오
15:52다음에 들리게소
15:54맞출법이 엉망이어서 읽기는 힘든데
15:58누가 쓴 거죠?
15:59쓴 사람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16:05누군가 방문을 했다가 공시부부를 만나지 못했고
16:09메모지와 함께 피로회복제를 두고 간 거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16:18거기에 청산가리가 들었던 건가요?
16:20당시 마루에 빈 드링크병 두 개가 있었습니다.
16:26출처를 확인해보니
16:28공시부부가
16:29공시부부의 집 부엌
16:29공시부부의 집 부엌
16:29공시부부의 집 부엌
16:31남은 걸 가져온 거더라고요.
16:36빈 병 두 개를
16:37국가스에 맡겼는데
16:39청산염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16:47청산가리가 들었을 걸로 의심이 되는 피로회복제는
16:51현장에 없던 상황인데
16:53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16:55저 메모를 남긴 사람이
16:57굳이 본인의 필체를 남길 이유가 없고
16:59오히려 단서로 작용할 수도 있잖아요.
17:02만약에 메모를 남긴 사람이 범인이라면
17:06공시부부가 반드시
17:08그 피로회복제를 먹게 하려는
17:10그런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죠.
17:15자기가 쓴 메모를 보면
17:17공시부부가 별 의심 없이 먹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17:21이름을 적지 않아도 누군지 알 정도로
17:24공시부부와 친분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17:28같은 마을 주민이거나
17:33혹은 친한 중상객일 수도 있겠네요.
17:36근데 진짜 답답하네요.
17:42수거한 증거품들을 한참 보고 있었는데
17:46문득 단기잎이 보이더라고요.
17:52사망한 부부의 집 앞에서 뜯어온 것 같은데
17:55생각보다 싱싱한 거예요.
17:59싱싱하다는 게 뭔가 실마리가 될 수 있나요?
18:02놓고 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얘기잖아요.
18:05공시부부가 사망한 채 발견되기 전날
18:09호빵남에 간 사이에 누군가 다녀갔다는 겁니다.
18:17즉 호빵남에 가지 않은 사람 중
18:19범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18:21마을 주민이 16명밖에 안 되니까
18:33꽃방람회에 누가 갖고 안 갔는지를 금방 가려낼 수 있겠네요.
18:38경찰은 즉시 확인에 나섰습니다.
18:40그런데 의외의 인물이 하나 끼어 있었어요.
18:44누구죠?
18:44사망한 박 씨를 최초로 발견한 남편 천 씨였습니다.
19:04천 씨는 아내와 결혼을 줄고 서울에 떨어져 살다가
19:09고향으로 돌아온 지 1년밖에 안 된 상황이었습니다.
19:17그래서 마을 주민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해요.
19:22서울 안 친하면 안 가고 빠질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19:25꽃방람회를 안 가고 뭘 했나요?
19:30낮에는 혼자 밭일을 했고
19:34저녁 7시부터 밤 11시 넘어서까지는
19:38지인의 부탁으로 인근 모텔에서 키우는 개와 금붕어의 사료를 주로 갔었다고 합니다.
19:47아내가 이 꽃놀이를 갔다가 돌아왔을 때 남편분은 없었던 거고
19:51뒤늦게서야 귀가를 해서 쓰러져 있는 아내를 발견했던 거네요.
20:04탐험수사 중 남편을 목격했던 주민이 나타났습니다.
20:08모텔에 있었다고 밝힌 저녁 8시경에
20:12마을을 들어서는 천 씨의 차를 봤다는 거예요.
20:21거짓말을 한 건가요?
20:25경찰은 우선 남편 천 씨에 대한 탐문수사를 벌입니다.
20:35그런데 이렇게 아주 규모가 적은 마을에서는요.
20:38수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20:41서로 상호 간에 워낙 가깝고 얽이고 설킨 그런 관계라
20:45얘기 잘못하면 또 큰일 나잖아요.
20:47그래서 쉽사리 이런 말을 잘 안 합니다.
20:50누가 그런 말을 했다더라라는 얘기가 떠들면
20:53감당이 어려울 것 같아요.
20:55한밤중에 마을 주민 한 분을 은밀히 찾아갔습니다.
21:00세 사람에게 얽힌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봤어요.
21:05한참을 주저하시다가
21:07결국 입을 열었습니다.
21:13얘기가 있구나.
21:14사실 천 씨 할아버지와 돌아가신 세훈의 사이가 아주 나빴어요.
21:25세 사람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거예요?
21:2840여 년 전에 천 씨는 지금 사망한 공 씨와 동업관계에 있었어요.
21:34도장이나 문패 같은 거를 파는 행상을 하면서
21:39함께 지방을 이렇게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21:43그러던 중에 타지에서 아내 박 씨를 처음 만나게 된 거죠.
21:48바로 결혼을 했고 아이도 셋이나 낳았던 겁니다.
21:53금슬이 좋았나 본데요?
21:54천 씨는 이후 돈을 벌겠다며 혼자 서울에 갔다가
21:58거기서 다른 여자와 동거하면서 가정을 파탄냈습니다.
22:07조강지처에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 그렇게 몹쓸 남자네요.
22:11천 씨는 그 후로도 외지를 떠돌며 수없이 여자를 만났습니다.
22:1840여 년 세월 동안 아내 박 씨 혼자 고생하며
22:22아이 셋을 키워야 했죠.
22:24시장에서 생선을 팔면서 온갖 고생 끝에
22:27삼남매를 잘 키워서 결혼까지 시켰습니다.
22:32속은 문드러졌을 텐데
22:33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았을지 짐작이 되네요.
22:36대단한 어머니신 거예요.
22:38그런데 이 사건이 발생하기 1년 전인 2008년
22:43아내 박 씨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됩니다.
22:51이 소식을 남편 천 씨가 듣고요.
22:53갑자기 자기 아내를 간호하겠다고 하면서
22:57고향으로 돌아온 겁니다.
23:00늙음하게 속죄라도 하려고 그런 건가요?
23:03당시 천 씨는 돈도 별로 없고 갈 곳 없는 처지였습니다.
23:07아마 아내에게 기대 볼 요량이었던 것 같아요.
23:12처음엔 노발다발 했지만
23:14아내 박 씨는 결국 남편에게 방 한 칸을 내주게 됩니다.
23:22아내분이 품이 넓으시네요.
23:28그런데
23:29제 버릇 개모 준다는 말 있죠?
23:31맞아요. 맞아요.
23:32또?
23:33집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가지고
23:35천 씨는 또다시
23:37인근 다방을 드나들기 시작합니다.
23:40그러다가 여주인 한 씨와 눈이 맞은 거예요.
23:50바람 피우는 재주가 좀 남다른가 봐요.
23:53잘생겼나요?
23:54그거는 생긴 거하고 관계없는데요.
23:56키도 작으신 분이었습니다.
23:59작은 마을에서 그 다방 주인도 이 아내랑 다 아는 사이일 텐데
24:03바람 피우는 사람들은 그 아내 신경 안 쓰죠.
24:07당시 천 씨는 71살이었고
24:10내연녀는 20살 연아였습니다.
24:16천 씨는 내연녀 한 씨를 고향 마을로 데리고 들어옵니다.
24:19그리고 등산로 입구에 술집 차리는 걸 도와줍니다.
24:30진짜 뻔뻔하다.
24:32분위기 또 상처를 준 건데 이건 배흥망덕인데요.
24:36숨진 공시 노부부도 등산로 입구에서
24:39동동주를 팔았다고 하지 않았나요?
24:42바로 그 옆집이었습니다.
24:43장사가 잘 되는 걸 아니까
24:50일부러 거기다가 차리라고 알려준 거예요.
24:54또 아내가 버젓이 있는데
24:55자기 이송만 챙긴 거네요?
24:58아내 박 씨의 심정은 어땠겠어요?
25:01남편에게 밥도 안 해주고
25:03남편 방에다가 남방도 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25:08남편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도 않네요.
25:10내쫓아야죠.
25:11차마 그렇게 쫓아내지는 못하셨던 것 같아요.
25:18천 씨와 아내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습니다.
25:24공시 부부는 천 씨에게 내연녀를 정리하라고
25:27잔소리를 했습니다.
25:31천 씨가 내연녀 가게에게 나타나면
25:34아내 박 씨한테 알려주고요.
25:49박 씨는 내연녀 가게에 찾아가
25:52머리채를 잡기 일수였던 거죠.
25:56돌아오지를 말지
26:05웬 야단법적인가요?
26:07이 사건이 발생하기 3일 전에도
26:09아내 박 씨가 내연녀를 찾아가서
26:11다툼을 벌였다는
26:12마을 주민들도 진술이
26:14확고가 되기도 해요.
26:15천 씨는 그냥 내연녀랑
26:18다른 데 가서 편하게 살면 되잖아요.
26:20굳이 고양이에 물러앉았던 이유가 있었을까요?
26:23수환이 좋았던 천 씨는
26:24지역 개발과 관련해서
26:26여러 실권을 쥐고 있었다고 합니다.
26:29마을에만 붙어있으면
26:30먹고 살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거예요.
26:33이기적이네요.
26:35용의자가 남긴 메모를
26:39다시 들여다봤습니다.
26:41단사가 될 만한 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26:45병에 담긴 드링크가 아닌
26:47아니었을까.
26:51진짜요?
26:52무섭다.
26:53진짜 무섭다.
26:56수환이 좋았던 천 씨는
26:57지역 개발과 관련해서
26:59여러 실권을 쥐고 있었다고 합니다.
27:01마을에만 붙어있으면
27:03먹고 살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거예요.
27:07이기적이네요.
27:08내연녀하고 남은 인생을
27:10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27:12아내 박 씨가 사라지는 게
27:16이득이 되는 일이라고
27:18생각을 했을 겁니다.
27:22아내가 왜 사라져야 돼?
27:23옆에서 잔소리하는 공시부부
27:25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27:28그들이 사라지면
27:29그 마을 동동주는
27:30내연녀가 혼자 팔 수가 있잖아요.
27:33내연녀가 벌어들인 수익은
27:34곧 자신의 수익이 될 것이고
27:36그럼 천 씨 바로 잡아서
27:41조사해야 되는 거죠?
27:42제가 디지털 포렌식으로
27:44천 씨 휴대전화를 보곤 했어요.
27:49두 사람이 어느 모텔에서 만났는지
27:51그들이 은밀한 대연회원까지
27:54눈앞에 들이밀었는데도
27:57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8:04지금까지 뻔뻔한 행적을 보면
28:06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라
28:08예상을 했는데
28:09그럼 어떻게 해야 되죠?
28:10사건 당일에
28:17아내가 쓰러진 걸 발견하고
28:19천 씨가 119에 신고했었잖아요.
28:25119 상황실입니다.
28:27누구시죠?
28:28나
28:28천자 남자 숫자 쓰는 사람이요.
28:32네. 무슨 일이신가요?
28:34그 사람이 쓰러졌어.
28:35사람이 쓰러져요?
28:37누가 쓰러졌나요?
28:38할머니
28:39왜 이렇게 차분해?
28:42아내의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
28:44저렇게 119에 전화해서
28:45자기 이름을
28:46천자 숫자
28:47이렇게 또박또박 말하는 것 자체가
28:50좀 비상식적인 것 같아요.
28:51신고를
28:52남편인 본인이 직접 했다는 걸
28:56일부러
28:57알리는 그런 의도죠.
29:00용의선상에서 벗어나려는
29:01나름대로의 지능적인 행동으로 보입니다.
29:04당시 119 대원이 출동하면서
29:07공중보건위와 연결을 해줍니다.
29:13위급 상황이니까
29:14구강 대 구강 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을
29:17전화상으로 알려준 거죠.
29:19도착하기 전까지
29:20일단은 응급조치를 하고 있으라고 알려준 거죠.
29:25그런데 천 씨는 당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29:28아내의 몸이 얼음장 같아서
29:32하지 않았다고 변명을 했어요.
29:35그런데 사망한 아내 입에서
29:37핏물이 나왔잖아요.
29:39구강 대 구강 인공업 과정에서
29:42청산가리 성분이
29:43묻을까 봐
29:44실시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29:46의심이 드는 거죠.
29:48도둑이 재발절인다는 말이 딱 맞네요.
29:54아직은 그래도 그냥 정황일 뿐이잖아요.
29:57경찰은 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의뢰합니다.
30:03아까 발견된 메모와 천 씨의 글씨를 비교해보자는 거죠.
30:07결과 어떻게 나왔어요?
30:10메모를 보면 특이한 점이 몇 개 있어요.
30:16와다가 들려더니 등
30:19받침을 잘 쓰지 않았거든요.
30:23천 씨 역시 평소 받침을 생략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30:27심지어 메모를 썼던 펜 역시
30:29천 씨가 평소 집에서 사용하던 펜과
30:34동일한 잉크 성분임이 밝혀졌습니다.
30:37스모킹 건이네요.
30:41이제 빠져나갈 수 없겠죠.
30:46그런데 천 씨가
30:48완강하게 범행을
30:50부인을 했습니다.
30:51범행 동기와
30:52거짓 알리바이
30:53내연녀 한 씨와의 관계 등
30:55다각도로 경찰에서 압박을 했지만
30:58끝까지 관련이 없다고
31:03주장을 했습니다.
31:04국과 수가 감정한 결과까지 나왔는데도요.
31:13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부인하더라고요.
31:16자기 표체는 원래 여러 가지인데
31:17우연히 그 중 하나와 비슷할 뿐이지
31:20절대 본인이 쓴 게 아니라고
31:22주장을 했습니다.
31:25심지어 당시 KBS 뉴스와 당당히
31:28인터뷰도 했습니다.
31:30나는 경찰과 용의상상의 1호요.
31:33내가 청산가리를 갖다 놨지 않았냐.
31:36너무 뻔뻔하네요.
31:40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31:42이렇게까지 범행을 부인할 수 있었던 건
31:45살인했다는 직접 증거가
31:47없었기 때문입니다.
31:48청산가리를 어떻게 먹였는지
31:52어떻게 구했는지
31:53그에 대한 증거는 나온 게 없었거든요.
31:58앞으로도 이 증거는 절대 안 나올 것이다
32:01라는 자신이 있었나 봐요.
32:03경찰에서는 밤을 세우면서
32:04폐유와 압박을 거듭하고
32:07프로파일러까지 동원했지만
32:10천 씨는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32:15결국 긴급체포 유효기간이
32:1748시간이 지나버렸고
32:18천 씨는 재발로 경찰서를
32:22걸어나가게 됐습니다.
32:313명이 살해된 사건에 용의자가 풀려놓은
32:35형사님 심정이 어떠셨어요?
32:40너무 화가 나서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32:44이렇게 해서는 범인을 잡을 수 없겠구나
32:46싶었습니다.
32:51다시 한번 해보자
32:53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32:55사실 이 독극물 사건은
32:56목격자가 없을 가능성이 항상 있고요.
33:00단서도 제대로 남기지 않는 형태를 띄거든요.
33:03형사님들 고생 엄청 하셨을 거예요.
33:07풀려나 다음 날 형사들이
33:09수배 전단을 인쇄해서
33:10천 씨의 집 앞을
33:13도배해버렸다고 합니다.
33:15왜요?
33:16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33:21비록 풀려났지만
33:22우리가 당신 지켜보고 있다고
33:23알려주려고 그랬습니다.
33:26이거네요 이거.
33:28네 효과가 있었나요?
33:29신경도 안 쓰더라고요.
33:36일부러 그 앞에서 큰 소리로 전화통화를 하는 거예요.
33:40경찰이 지금 나 압박하려고 이거 붙인 거다.
33:45국가대표급 완전 이게 철면피 같아요.
33:49결국 수사본부는 해체되고요.
33:51전 형사님이 있던 팀만 사건을 전담하게 됩니다.
33:54다시 원점인데요.
33:55용의자가 남긴 메모를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34:00문구 어딘가에 단서가 될 만한 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34:06나물캐로 왔다가 들렸더니 안 계셔서 돌아가며
34:10피로회복제 두억에 놓고 가요.
34:13다음에 들리겠소.
34:15모르겠는데요. 어떤 단서가 있죠?
34:19피로회복제 두억에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34:22현장에서 발견된 드링크제 빈병에서는
34:31청산거리가 검출되지 않았어요.
34:37병에 담긴 드링크가 아닌 다른 형태의 피로회복제가 아닐까.
34:45혹시 캡슐 형태의 알약은 아니었을까 추정해봤습니다.
34:49아, 두 개로 분리되는 알약.
34:53그거 말씀하신 거죠? 말랑말랑하게 목록의 껍질 같은 거.
34:57저희가 직접 캡슐 형태의 비타민제를 가져다가
35:00내용물을 빼고
35:02그 안을 청산가리와 비슷한 가루로 채워왔습니다.
35:07실제로 청산가리 치사량이 넘는 양이 들어가더라고요.
35:16청산가리를 캡슐에다가 이렇게 가루로 넣은 거를 삼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건가요?
35:21캡슐은 위액과 닿으면 코팅이 녹으면서 안에 있는 약이 나오게 돼 있습니다.
35:26어떤 종류냐에 따라 좀 다르긴 하겠지만
35:28만약 피해자들이 드링크제와 함께 캡슐을 삼켰다면
35:32수십 분 내에 사망이 의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35:38아, 청산가리를 캡슐 채 삼켜버렸으니까
35:41아, 청산가리를 캡슐 채 삼켜버렸으니까
35:58현장에서는 그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거네요.
36:02교묘하네요.
36:03와, 이제 청산가리를 어디서 구했는지만 알아내면 되겠네요?
36:08수사팀은 열심히 탐문을 하던 도중에
36:10천 씨가 사건 1년 전부터 사람들한테
36:14꽁약을 구하러 다녔다는 정보를 획득하게 됩니다.
36:21웬 꽁약인가요?
36:22옛날에는 시골에서 꽁을 잡을 때 청산가리를 썼어요.
36:26콩의 옷으로 이렇게 구멍을 낸 다음에
36:29거기에다가 청산가리를 넣습니다.
36:32그리고 이제 촌농으로 이렇게 구멍을 막아요.
36:35그걸 산에다 쭉 뿌려두면 꽁이 먹고 죽는 거거든요.
36:40천 씨가 청산가리를 구하려고 다녔다는 게 밝혀진 거네요.
36:47유동물 관리법에 따라 청산가리는 지정된 사업자만 사고 팔 수 있어요.
36:52그런데 당시엔 아는 사람끼리 암암리에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36:57어디에서 청산가리를 구했는지 이걸 어떻게 알 수가 있죠?
37:01천 씨가 갈 만한 곳은 모두 뒤졌습니다.
37:05과거 거주했던 서울까지 가서 수사를 진행했어요.
37:09금음방에서 오래된 금위대를 벗겨냈는데 청산가리를 이용하거든요.
37:14그래서 종로의 금음방까지 싹 다 뒤졌습니다.
37:21모래사장에서 반을 찾는 격이거든요.
37:23한 4개월 동안 정말 안 해본 게 없었어요.
37:27통화자들을 일일이 만나보고 천 씨 지인을 모두 알아내 일일이 탐문도 했습니다.
37:35심지어 마을 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상대로 탐문 수사도 시도했어요.
37:43그런데 청산가리 입수 경로가 도무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37:49먹인 건 확실한데.
37:50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팀이 매일같이 그 집에 드나들었습니다.
37:57가끔 천 씨가 커피를 한 장씩 타주곤 했어요.
38:01그런데 저희들이 그거를 마셔야 되나 말아야 되나.
38:06아 무섭지?
38:07그거 드시면 안 될 것 같은데?
38:11식은 땀을 흘렸지만 마시지 않으면 왠지 우리가 진 것 같아서
38:16눈 딱 넘고 에라 모르겠다 마셨습니다.
38:23저라면 못 마셨을 것 같아요.
38:25그런데 진짜 아찔해요. 생각만 해도
38:27오 막 무섭네요.
38:28타고도 남을 사람 같거든요.
38:30그런데 직원을 먼저 먹어보라고 하고 드신 건 아니죠?
38:35동시에 여러분이 갔던 건 아니고요.
38:38매일매일 한 번씩 접촉을 했기 때문에
38:40돌아가면서 한 잔씩 다 먹었더라고요.
38:43아 무섭다. 진짜 무섭다.
38:45탐문을 지속해서 거듭하던 어느 날
38:48천 씨가 활동하던 침묵해의 한 남성이
38:54본인이 천 씨에게 청산가리를 주었다고 하면서
38:58경찰에 제보를 해요.
39:00집요한 수사에 부담을 느낀 거죠.
39:02진짜 스모킹건인가요?
39:04자신이 한때 운영하던 기계공업소가 있었대요.
39:08싸남은 청산가리가 있었는데
39:10사건 넉 달 전
39:12그걸 천 씨에게 줬다는 겁니다.
39:17밤알 크기만 한 정도의 청산가리를
39:20검은 비닐봉지에 담아서
39:23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에서
39:25건네줬다고 진술했습니다.
39:27휴대전화 통화내역 기지구 위치 확인을 통해서
39:34진술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했습니다.
39:39게다가 천 씨 사건 일주일 뒤
39:42이 남상에게 전화해
39:44입막음까지 시도했더라고요.
39:47경찰이 묻거든
39:48무조건 모른다고 말하라고요.
39:52뭔들 안 했겠어요.
39:53천 씨를 찾아가서
39:55이미동행을 요구합니다.
39:57그러니까 무슨 주사를 또 받느냐
40:00이러면서 거들먹거렸다는 거예요.
40:05입원이 마지막이라고 하면서
40:07살살 달래가지고
40:08경찰서로 데리고 온 거죠.
40:12그렇지만 천 씨는 여전히 당당했습니다.
40:16자신은 청산가리를 본 적도 없다는 거예요.
40:20그럼 청산가리를 할아버지한테 준 사람이 있다고 하면
40:24어떻게 되는 거냐
40:26그러니까 태연에게
40:29흥
40:31그럼 내가 범인이겠지 뭐
40:34그러더라고요.
40:41빨리 제보한 사람이 있다라고 얘기를 해야죠.
40:43이번에야말로 수색이를 박아야 하잖아요.
40:46제보자를 천 씨와 대면시킵니다.
40:48그리고 둘만 조사실에 남겨두고
41:00잠시 자리를 비우게 됩니다.
41:07둘이서 또 입을 맞춰버리면 어떡해요?
41:11아 이봐
41:14내가 다 준비해놨어.
41:16뭐 뭘요?
41:18내가
41:19니 먹고 살 거 다 준비해놨다고.
41:23꼭 우리 아들 내밀
41:25마사라도 말이야.
41:26이 부분만 도와줘.
41:28내가 좋은 변호사 붙여주면
41:30얼마 살지도 않을 거야.
41:32어?
41:32그리고 청산가리
41:34이거
41:35월요일이라고 하면 돼.
41:38알았지?
41:39끝까지 참 비열하네요.
41:42제보자가 천 씨가 시키는 대로
41:44저 아무것도 몰라요 이렇게 말하면
41:46또 그냥 풀려나는 거 아니에요?
41:48결국 상황 종료였습니다.
41:52에?
41:55조사실에는 녹음기가 돌아가고 있었으니까요.
41:59아니 어쩐지 딱 이때 녹음기 돌려야 되는데
42:01저도 그 생각을 했거든요.
42:03포인트가 뭐냐면
42:04계속 같이 앉아있다가
42:06어쩔 수 없는 상황이 갑자기 벌어져서
42:08형사가 잠시 비우는 그런 상황을 연출해야 돼.
42:11네네네.
42:12막 전화와가지고 급한데요.
42:13막 찾는데요.
42:14그러면 어 하고 잠깐 일어나는 사이에
42:16그거 이제 뒤에서 보는 거예요.
42:18이야 잘하셨다.
42:20음 완벽한 스모킹원이네요.
42:22그럼에도 불구하고
42:23끝까지 자백하지 않았습니다.
42:26하지만 천 씨의 집을
42:27압수수색한 결과
42:29여러 개의 빈 캡슐이
42:32발견됩니다.
42:35형사님이 예상하신 대로
42:37이 청산가리를
42:38캡슐 안에다가
42:39넣었던 거네요.
42:41재판 결과 어떻게 나왔나요?
42:44이 심에서 무기징역
42:45이 심에서는
42:46사형이 선고됩니다.
42:48천 씨가 범죄 사실
42:49일체를 부인하고 있었지만
42:50반년간 경찰이 확보한 증거가
42:53모두 인정이 된 겁니다.
42:54어떻게 잡은 증거들인데요.
42:56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43:00그런데
43:00이게
43:013심에서는
43:02뒤집힙니다.
43:04네?
43:07원심을 취소하고
43:08다시 심판을 하라고 하면서
43:11파기환송을 합니다.
43:13누가 봐도 이거 무조건 사형인데
43:14왜죠?
43:16천 씨 지인이
43:17자신이 공장에
43:18남아있던
43:19청산가리를
43:20준 거잖아요.
43:21네.
43:21그게 20년이 지난
43:25청산가리였던 거예요.
43:27네.
43:28근데 왜요?
43:29청산가리는
43:30시간이 지나면
43:31도컹이 사라진다는
43:32판례가 있었습니다.
43:34와
43:36이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43:38어떤 심정이셨어요?
43:41진짜 잡았다 생각했는데
43:43그렇지
43:44이렇게 되니까
43:45정말
43:45아찔하더라고요.
43:48당시 둘째가
43:49갓 태어났을 때였는데
43:50아이를 거의 못 봤습니다.
43:52제가
43:53아내한테
43:54곧 끝난다고
43:55조금만
43:56기다려달라고 했는데
43:57이렇게 되니까
43:59할 말이 없더라고요.
44:01형사님도
44:01너무 힘드셨을 것 같은데
44:03아내분도
44:04정말 고생하셨어요.
44:05둘째 아이 낳고
44:06남편이 항상
44:08같이 있어줘야 되는
44:09시간이잖아요.
44:10같이 못
44:11계셔준 거에 대해서
44:12지금 좀
44:12압박이 좀 있진 않아요?
44:14잘해주셨겠죠.
44:15그 다음에
44:15끝난 다음에
44:16지금 저
44:16저쪽에 지금
44:18아이가
44:18그 갓난아이가
44:19저렇게 컸어요.
44:20벌써 저렇게 컸구나.
44:22아내분은
44:23그때 기억나세요?
44:25네.
44:27남편이 계속
44:28얼마나 안 들어오셨어요?
44:29되게 지날 때까지
44:31아
44:31아
44:32아
44:33100일을?
44:33사건 끝날 때까지 못 가지니
44:35세상에 진짜
44:35둘 다 되게 엉망 드셨겠다.
44:4520년이 넘게 지난
44:47청산가리를 썼잖아요.
44:49그러면 독성이 사라지나요?
44:51청산은 대기 중에 있는
44:52이산화탄소와
44:53수분이랑 만나면
44:54날라갑니다.
44:56날라갑니다.
44:58그러니까 조건에 따라서
44:59사라질 수도 있고
45:01안 사라질 수도 있었던 거죠.
45:03그런데 재판부는
45:04과거의 판례를 들어서
45:05무조건 사라지는 걸로
45:07판단을 했던 것 같습니다.
45:10범죄에 쓰인 청산염은
45:11미폐된 유리병 안에
45:13보관되어 있었잖아요.
45:15유리병 안에 있는
45:16이산화탄소와 수분은
45:18제한이 되어 있고
45:18그 반응이 끝나고 나면
45:20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45:22유리병이 깨지기 전까지는
45:24거의 영구적으로
45:25독성이 유지될 수 있는 거죠.
45:27실제로 독성이 남아 있었나요?
45:29독성이 검출되었고
45:30공합론으로 판단했습니다.
45:33제보자가 천 씨한테
45:34청산가리를 건넸을 때는
45:36검은색 비닐봉지에
45:38넣어서 줬다고 했잖아요.
45:40유리병처럼 완전 밀폐가 어려운데
45:42검정 봉지의 경우는
45:44어떻게 돼요?
45:44그거는 이제
45:45입자도랑 큰 관련이 있습니다.
45:47입자가 작으면
45:48표면적이 커지기 때문에
45:50빨리 날라가지만
45:51비닐봉지에 들어있던 청산염은
45:53500원짜리보다
45:54큰 크기예요.
45:56게다가 표면에서
45:56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45:58일정 수준의 이상의 반응이 일어나면
46:00막이 형성됩니다.
46:01그러고 나면
46:02내부로는
46:03이산화탄소와 수분이
46:04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46:05내부에서는
46:06독성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거죠.
46:08이 결론을 토대로
46:09감정서를 작성해서
46:10법원에 보고했습니다.
46:12재판부는 청산가리의
46:15독성 유지 가능성을
46:16인정을 했고요.
46:17결국 피의자에게
46:19무기징역을 확정했습니다.
46:21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46:23정말
46:23사망하신 분들이 워낙 고령이셔서
46:28자칫하면 죽음의 원인을
46:30영영 밝히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46:32형사님들의 끈질긴 수사 덕분에
46:36정말 올바른 결과를
46:37맞이한 것 같습니다.
46:39피해자가 부인을 하니까
46:41어느 면으로는
46:42더
46:43옥이 생기고
46:45그러면서 증거 확보가
46:47더 많이 되도록
46:48뭐든지 해야 됐다는 생각도
46:50여러 가지 다 합쳐
46:51투사하다 보면
46:53너무 아니라고 하면
46:54진짜 아닌가
46:55이럴 수 있잖아요.
46:56중간에
46:56피해자분들의 사연을 듣고 나니까
46:59더 포기 못하겠더라고요.
47:02정말 선하게 살아오신 분들이었거든요.
47:06원안을 빨리
47:07풀어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47:10인간의 탐욕 앞에서 진실은 때론 짓밟히지만
47:13반드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47:16정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47:19오늘 스모킹건 여기서 마칩니다.
47:21그날 들어간
47:26오백고실은
47:27어둡고 축축했습니다.
47:32호흡도 없고
47:33심장도 뛰지 않았습니다.
47:36그런데
47:37그 다음날
47:38화장실에 갔는데
47:40한 남자가
47:41화장실 안에서
47:42기다리고 있었어요.
47:44오백고실에서
47:45누가 죽었죠.
47:46기자분들이 몰려들어오니까
47:51완전 아수라장이었습니다.
47:55검은 차량이
47:57어디론가
47:58데리고 갑니다.
48:00납치하는 거예요?
48:03어떻게
48:04있길래
48:05사람이 죽는 거야?
48:06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48:13말할 수 없었던 진실은
48:15라고 하십시오.
48:19또한
48:28그날
48:29상황
48:31도착
48:31공식
48:32900
48:33900
48:3412
48:34신
48:35100
48:36800
48:36800
48:37800
48:39800
48:40800
48:40900
48:40900
48:41800
48:42800
48: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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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4800
48:45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