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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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말 전용 제주도
00:30말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이란 남자
00:39이 작은 말들에게 인생을 모두 걸었답니다
00:44저는 어렸을 때 그렇게 행복한 기억이 많지 않습니다
00:50가정사 때문에 절에서 제가 좀 오래 살았어요
00:53한 10년 정도 이렇게 절에서 살았고
00:56작은 말들의 치명적인 매력에 푹 빠져있다는 말삼촌 대근씨와
01:02미니말들의 출산여행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01:06경기도 포천의 한 목장
01:12목장직이 대근씨가 매일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건초나르기
01:18얘들아 좀만 기다려
01:20잘 발효된 건초로 아침밥을 차리는 중이라는데
01:25누굴 위한 걸까
01:28종이 울리자마자 줄줄이 등장하는 밥상의 주인공들
01:37웰시코기 두 마리가 길잡이를 해 말들을 식당으로 안내하는데요
01:43참 신통방통하죠
01:45말머리견입니다
01:49여기를 지키는 아이들인데
01:51자기들 여기 뭐 대장인 줄 알아요
01:55말똥이와 개똥이 한 살 차이 모녀지간이랍니다
01:59덕분에 오늘도 칼같이 시작된 식사
02:05그런데 식당을 이탈한 문제아들이 있네요
02:09이럴 땐 눈치 빠른 해결사 모녀가 바로 출동합니다
02:13먼저 문제의 말들을 한쪽으로 유인하기 시작하더니
02:17협공 작전을 펼쳐 차례차례 마당 안쪽으로 몰아넣습니다
02:21가자 가자 가자
02:23깔끔하게 임무 완료
02:26목장의 군기반장이자 대근씨의 오른팔 왼팔입니다
02:34그런데 말들이 어째 좀 작아 보이죠?
02:40이게 애들이 아기말은 아니고요
02:42미녀철수라고 미니말입니다
02:44아 작은 원래 작은 말이요
02:46네네네네 애들이 작아 보이지만 나이도 많고요
02:49원래 종자가 그렇습니다
02:51크기가 보통 말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02:55앙증맞고 귀여운 매력의 소유자입니다
03:01말들이 아침을 먹는 사이
03:03대근씨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데요
03:05바닥에 흩어진 것들을 주워 담더니
03:09냄새를 맡기 시작합니다
03:11응 좋아 아주 좋아요
03:15아니 그거 말똥 아닌가요?
03:17대체 지금 뭘 하는 거죠?
03:19약간 습관 같은 건데
03:23그냥 말똥냄새가 나쁘지도 않고요
03:27그리고 이렇게 냄새를 맡으면 건강이나
03:29건강이나 이런 상태 같은 것도 체크할 수 있고요
03:32아 얘가 장이 건강하다 이런 걸 체크할 수도 있고
03:35너무 또 물른 친구들 이런 게 있다
03:39그러면 뭔가 살사가 났거나 풀이 안 좋다거나
03:41뭐지? 뭘 체크할 수 있는 어떤 가장 큰 그 뭐랄까
03:45사인인 거죠
03:47청소를 끝내자 마자 싱싱한 채소를 깨끗이 세척하는데요
03:53요리라도 하려는 걸까요?
03:55우리 말들이 좀 작아가지고요
04:05큰 거는 잘 못 먹어요
04:07그래서 조그맣게
04:09아마 말들은 이거 하나 줘도 큰 말들은 먹을 거예요
04:11근데 우리 애들은 작아서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04:15이것 역시 말들을 위한 특식입니다
04:19정성 들여 준비한 채소를 들고 간 곳은
04:23다만
04:25미리 깔아둔 톱밥과 건초들 위에 골고루 뿌려주는데요
04:30오늘 주말에 저희 친구들이
04:33특별한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 거라서요
04:35그거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04:38특별한 여행이 필요하다는 미니멀 등장
04:42자 호두 먼저 호두 올라가시고
04:45달링 올라가고
04:48말들을 위해 전용 차까지 마련했다는 백은 씨
04:52아이고 어떻게 입맛이 맞으세요?
04:54어? 삼촌이 준비했는데
04:56자 얘들아 가자
04:58으쩌쩌쩌쩌쩌쩌
05:00으쩌쩌쩌쩌쩌쩌
05:02자 편한 여행 되십시오
05:04드디어 출발
05:06그런데 말들과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05:10애들이 이제 임신을 했어요
05:12애들이 이제 임신을 했어요
05:14아무래도 말들이 좀 편히 쉴 수 있는 데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05:18지금 출산휴가 가는 겁니다
05:20저희가 이제 배를 타고 가거든요
05:22배를 타고 가는데 좀 멀어요
05:24그래서 일찍부터 나가서
05:26또 우리가 빨리 달릴 수도 없고
05:28또 아이들도 챙겨야 되고 그래서
05:30그래서 일찍 떠나는 겁니다
05:34말들의 출산 여정일 단계는
05:36포천에서 목포까지
05:41안전을 고려해 천천히 달리다 보니
05:44일곱 시간이 넘는 대장정입니다
05:46애들아 잘 있니?
05:48다 왔어 이제
05:50자고자
05:56도착한 곳은 목포항
05:58이제부터는 배를 타야 한다네요
06:02여객선을 타고 밤바다를 건너
06:04다섯 시간을 더 이동해야 한다는데요
06:08그나저나 긴 여정에 배가 무거운 말들은
06:12괜찮을까요?
06:14물 먹어 얘들아
06:18어때 불편한 건 없었고
06:20마실물을 갈아주고
06:22신선한 건초도 듬뿍 주는데
06:26조금만 가면 돼
06:28조금만 더 고생하자
06:32생각보다 긴 장거리 여행
06:34대체 출산 여행의 종착지는 어딜까?
06:38도착한 곳은 바로 말들의 고향이라는 제주도
06:48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숲이 나올 때까지 한참을 달린 끝에
06:53드디어 휴가지 입성
06:56좁은 차 안에서 답답했을 말들을 풀어줄 차인데요
07:00얘들아 도착
07:04당분간 녀석들이 지낼 곳은 어떤 곳일까
07:08친구들 찾아서 가
07:12탁 트인 전망에 드넓게 펼쳐진 초지
07:16말들에겐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07:22아이들이 임신을 해가지고
07:24지금 출산휴가로 온 거거든요
07:26그래서 이 친구들이 이제 출산하기 전까지
07:28여기서 몇 달 쉬고
07:30출산휴에는 여기서 또 산후조리도 하고
07:32그리고 한 6개월 정도 있다가
07:34내 친구들이 나중에 올라갈 거예요
07:38상태가 좋으면
07:40애들아
07:42안녕
07:44새로운 친구가 왔어요
07:48대근 씨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순식간에 마중나온 말들
07:52껌딱지 마냥 꼭 붙어 다니는 어미말과 망아지 커플이
07:57유독 눈에 띕니다
08:00올해 벌써 7마리나 태어났다는데요
08:03알고보니 대근 씨 미니말 50여 마리의 가장이라네요
08:08저는 아파트도 없고요
08:10투자식도 없고
08:11오직 말과 말을 위한 땅
08:14이것밖에 없습니다
08:17제주에 마련한 방목지는 약 5만평
08:20요람에서 무덤까지
08:22미니말들의 탄생과 노후를 책임지는 곳이랍니다
08:28방목장에 올 때면 잊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는데요
08:31삼촌 만져도 돼?
08:34누나 삼촌 만져도 돼?
08:36응? 한쯤 괜찮아?
08:38너무 발굽이 새로 나와가지고
08:41하해
08:42이중 발굽이야
08:44애 처음에 태어났던데
08:45새로 난데
08:47두겹으로 나와있어요
08:48지금 두 달밖에 안 돼서
08:49아프다고 우는 거 봐
08:50이빨 나가지고
08:51두 달 됐는데 벌써 이빨 다 났어
08:54이빨
08:55이빨
08:56안 아파
08:57바로 망아지들의 발육 상태 체크
09:00이빨과 밝은 모양을 잘 살펴봐야 한답니다
09:03그런데
09:05그런데
09:06갑자기 뭔가를 찾는 대군씨
09:09신디야
09:11어딨니
09:13애들아
09:15출석 체크에 빠진 말들을 찾아 나선 겁니다
09:18어이구 여기 있겄구나
09:20리오 일로
09:22어이구 잘 있었어
09:25잘 있었어 우리
09:26어 신디
09:28잘 있었어 잘 있었어
09:30그런데 신디라는 말도 배가 불룩합니다
09:34응
09:35됐어
09:36응
09:37얘도 이제
09:38출산이 거의 임박해가지고요
09:40지금 안으로 좀 옮기려고요
09:42만약에 이 피반 말고도
09:43장소가 다른 데가 또 있어요?
09:45아 이제 저희가 산후조리원이 있거든요
09:47산후조리원
09:48케어센터인데
09:49이제 좀 임신에
09:50그러니까 출산이 임박한 아이들이랑
09:52그리고 출산하고 난 망아지리랑
09:55거기 다 있거든요
09:56말 전용 산후조리원이라니
09:59정말 제대로 된 출산 휴가지군요
10:04이곳이 바로 축사를 고쳐 만든 산후조리원
10:10출산이 임박한 말들과
10:11갓 태어난 망아지들을 돌보는 곳입니다
10:18산후조리원에 입소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있죠
10:24선생님
10:25바로 깨끗이 씻기
10:28출산을 앞둔 만큼 위생은 필수랍니다
10:31온몸을 구석구석 닦고
10:33특급 서비스로
10:34전신 마사지까지 들어갑니다
10:37어떠십니까 고객님
10:39고객님
10:40어떠세요
10:43되게 풀리세요
10:44어머
10:45찐득이
10:47왕찐디 봤죠
10:49이게 살 먹는 거 이거
10:51되게 작은 거에요
10:52진짜
10:54아이고
10:55그동안 말을 얼마나 괴롭혔을까요
10:57지금
10:58삼촌 찐득이 지금 다 잡았어요 지금
11:00린스 가시 쭉
11:02아유 시원해라
11:04아이고 삼촌이 다 시원하네 아주 그냥
11:05깨끗해졌어요
11:07한결 개운해진 모습으로 산후조리원 입실 준비 완료합니다
11:16좋습니다
11:18잠시 후 손에 뭔가를 들고 오는 대근씨
11:21마방 울타리에 매달아 드는데요
11:26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11:28무한 리필 가능합니다
11:30궁금하던 찰나
11:32신디가 바로 핥아먹기 시작합니다
11:34암염인데요
11:35히말라이산 핑크소금
11:37아이들이 이제 여기에는 좀
11:39뭐랄까 미네랄이라든가 좋은 그런 성분들이 많아서
11:42산물들한테는 특별하게
11:44자기들이 알아서 편하면 먹고 싶을 때 빨아서 먹고
11:47이렇게 자기를 조절해서 이렇게 합니다
11:49말두를 위한 영양제였군요
11:54친정엄마처럼 살뜰한 대근씨입니다
11:59그날 저녁
12:04말두를 돌보느라 엉덩이 붙일 시간도 없었던 대근씨
12:08겨우 휴식을 취하는데요
12:13곰곰이 생각에 잠겨있다가 어딘가로 전화를 겁니다
12:18여보세요?
12:19여보세요?
12:20네
12:21아버지 저 대근인데요
12:22아버지에게 연락을 한 겁니다
12:24아버지 그 통화 가능하세요?
12:27그래
12:29잘 지내시죠?
12:32나 잘 있지
12:33저도 잘 있어요
12:35저도 잘 있어요
12:37아 그래 잘 먹어
12:41그래 뭐 하는 일 잘 생각하자?
12:44아유 뭐 그냥 하나씩 하나씩 하는 거죠 뭐
12:47응 그래 알았다
12:48뭐 사업량이 없는데 안 한다는 것도 내가 또 했네
12:51하여튼 전화해서 그렇고 나도 한번 전화하면 알았다
12:54아유 그냥 벌써
12:56그렇지 뭐
12:58사는 게 그런 거니까
13:00내가 한번 전화할게
13:02알았다
13:03네 아버지
13:04건강하시고요
13:05네
13:06부자 간의 대화가 어쩐지 좀 서먹한데요
13:08아니 우리 저희가 전화통화 안 한 지 지금 꽤 오래됐거든요
13:12우리가 8개월 됐나
13:158개월 됐나
13:17아버지가 뭐 얼마를 더 살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13:19그래도 제가 잘해야 되는데
13:22음
13:24또 그게 또 맘대로 안 되네요
13:27작년 추석 무렵 말 다툼을 한 후
13:30처음으로 하는 부자 간의 대화를 하는데요
13:33말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대근씨
13:36왜 아버지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걸까요?
13:42가정사 때문에 절에서 제가 좀 오래 살았어요
13:45한 10년 정도 이렇게 절에서 살았고
13:47부모님이 이제 이혼하시고
13:50이제 그러면서 제가 거기에 잘 적응을 못하고
13:52새엄마하고 사이가 안 좋아서
13:54그래서 이제 집을 나갔죠
13:56집을 나간 게 절로 제가 가출을 했어요
13:59인천에서 걸어서
14:01이제 서울에 있는 정능
14:03성북구 정능에 있는 절까지 간 거예요
14:06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 후
14:09아버지와 살았던 대근씨
14:11아버지가 새 가정을 꾸리자 적응하지 못하고
14:13작은 외할아버지가 주지로 있는 절로 들어가
14:17무려 10년간을 그곳에서 지냈답니다
14:20사실 초중고 때는 절에 있을 때는
14:24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았죠
14:26안 좋고
14:28그냥 무슨 이유 없이 적대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고요
14:34그리고 이제 스무살이 돼서
14:36이제 제가 이제 우리 아버지하고 있는 곳을 내려갔는데
14:41완전 이질적으로 10년 동안 다른 곳에 살던 사람이 왔잖아요
14:45또 아버지는 또 아버지대로의 또 칠서가 있고 가족이 있고
14:48거기서는 엄청나게 많은 갈등과
14:51뭐 어떤 이런 것들이 있었죠
14:53불협화음이 있었죠
14:55며칠 후
14:56말끔하게 단장하고 누군가를 만나러 온 대근씨
15:07중요한 약속이 있다네요
15:11저한테는 좀 특별한 인연이 있죠
15:19막 엄마 같은 사람
15:21네
15:23대근씨에게는 매우 소중한 인연이라네요
15:26아이고 이모 왔어?
15:28어어
15:30아유 또 뭐 이걸 바리바리 사왔어
15:33전화라도 하고 오야지
15:35그냥 깍두기 하러
15:36밥이나 먹게
15:37이모님 주세요
15:38아아 우리 조카요
15:40깍두기하고 뭐하고 이모가 직접 농장으로
15:42이거 다 먹는 거잖아
15:44이거 버리지 말고 다 영양이야
15:46혼자 사는 조카 걱정에 직접 만든 반찬을 챙겨온 이모
15:51지치기 쉬운 여름엔 몸보신이 최고죠
15:56조카를 위해 이모가 고른 메뉴는 장어구이
16:00이모에겐 대근씨가 아픈 손가락이랍니다
16:03장어에는 깻잎
16:06깻잎 생강
16:08먹으려고 그런 게 아니라 너 얼굴 보려고 왔잖아
16:10입 벌려
16:12먹고 또 먹는 거부랑도
16:15그래 그래
16:19맛있네
16:21잘 먹는 거 보니까 좋다
16:23아들 같은 게 아니라 내 아들 분이랑도 더 가깝지요
16:26얘가 우리 언니
16:28얘 그냥 어린애 놔놓고
16:29신랑마리 돌아가셨어요
16:32그래 얘 혼자잖아
16:34그러다 보면 지가 가정이라도 잃고
16:37색시라도 잃고 이렇게 살고 이러면
16:40그것만 해도 걱정이 덜 들이는데
16:42무슨 짐승 덜
16:43무슨 말덜
16:45말하고
16:46인간이면 사랑을 하고 살아라
16:48나중에 나이 먹어 봐 동물이 더 보살펴주지 않아
16:51그래도 나이 먹고 뭐하고
16:53너 지금 오래하고
16:54이모 결혼만 행복이 아니야
16:56세상에 여러 가지 길이 있는 거야
16:57그거는
16:59본인들이 했다고 해가지고
17:00그렇게 다 얘기하는 게 아니야
17:02나는 다 비었는데
17:04아니야
17:06결혼은 뒷전
17:07말만 돌보는 조카가 늘 걱정이라는데요
17:10알고 보면 대근 씨
17:12전도유망한 유학파 엘리트였답니다
17:14제가 한 십 수년 전에 교통사고가 났고요
17:18진짜 죽다가 살아난 어떤 경험이었는데
17:21비가 엄청 많이 왔는데 거기 도로에 이렇게
17:24뭐라고 하지? 싱크홀?
17:26그게 있어가지고 거기에 타이어가 들어가면서
17:28타가 이제 거기 쪽에 틀어지면서
17:31막 가드레일 부딪히고 뭐 해가지고
17:33완전히 엄청 큰 사고였는데
17:36대기업에 입사해 의료관광부서에서 일했던 대근 씨
17:40하지만 생사를 넘나두는 교통사고 이후
17:44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세계여행을 떠났고
17:47운명처럼 미니마를 만났답니다
17:50이미 좀 쉬고 싶은 생각?
17:53좀 다르게 전환하고 싶은 생각
17:55이게 굉장히 컸었던 것 같아요
17:57탈출구가 필요했는데
17:59저는 다른 살만 살고 싶었고
18:01그런 차원에서 제가 제일 하고 싶었던
18:03세계여행을 갔었고
18:05세계여행에서 만났던 것들이 말이었고
18:08평생 보지도 못한 말을 만났는데
18:10너무 힐링이 되는 느낌?
18:12치유가는 느낌이 좋아서
18:14이걸로 평생을 한번 살아야겠다고 하죠
18:16제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을 했는데
18:20십몇 년이 후딱 가버렸어요
18:24경기도 이천의 한 공원
18:28오른쪽 귀를 갖다 딱 대주고
18:30그러고 나서
18:32꼬록꼬록하나?
18:34이렇게?
18:36꼬록꼬록하는지 여러분들이 한번 들어보는 거예요
18:38그래서 꼬록꼬록하면
18:40고쇼가 건강한 거예요
18:41그럼 여러분들이 고쇼한테 인사해줘
18:43고쇼야 건강해
18:44이렇게 하면서 응원해주고
18:46하면 돼요
18:47잘할 수 있겠어요?
18:48네!
18:49너무 좋아요
18:50자 그러면 누가 한번 시번만 보여줄까요?
18:52누가 먼저 해볼까요?
18:54네!
18:57미니마을과 함께 출동한 백은씨
19:00대체 여기서 아이들과 무엇을 하는 중일까요?
19:04잘했어요
19:06아이들한테 분명히 어떤 정서적으로, 지적으로, 신체적으로
19:10말이 갖고 있는 효능력이 굉장히 크거든요
19:13사실 저희 말들이 테라피올수들이에요
19:16치료 목적의 말들이에요
19:18그래서 어린이집 유치원에 전국에 있는 데를 방문해가지고
19:21아이들한테 말들과 이렇게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19:24말들을 만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했다는 대근씨
19:31이제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19:36며칠 후
19:41제주도의 산후조리원
19:44대근씨가 출산을 앞둔 어미 말들을 찾아왔습니다
19:49아픈 곳은 없는지 지극정성으로 살피는데요
19:54아예 바닥에 드러눕기까지 뭘 하는 건가요?
19:57이렇게 출산 예정인을 추측해 볼 수 있다네요
20:15대근씨의 진심을 아는 걸까
20:18말도 애정공세를 퍼붓습니다
20:21진짜 편해요
20:23축사에서 이렇게 마방에서 나고 살라고 하면 내가 살 거다 진짜
20:29말들과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대근씨
20:35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대근씨가 급히 산후조리원으로 또 달려갑니다
20:44반가운 소식이 있다는데요
20:46저 잘 먹어요
20:48저 잘 먹고 있어요
20:50밤사이 망아지가 태어난 겁니다
20:55바로 요 녀석
20:57가느다란 다리로 겨우 버티고 서 있는데요
21:00비틀비틀 괜찮은 걸까요?
21:03걱정된 대근씨
21:05저울을 들고 옵니다
21:09분무게가 얼마큼 나오는지 한번
21:11짜
21:13미숙아로 태어난 건 아닌지 확인해 보려는 참인데
21:16어미 말도 안절부절입니다
21:18어미 말도 안절부절입니다
21:20자
21:269키로
21:27아우
21:29아우 괜찮아
21:31애기 괜찮아
21:32라거나
21:33어디 안 가
21:35산모가 불안한가 봐요
21:37이상한 걸 하니까
21:39괜찮아 애기는 가만히 있네
21:41참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21:42아이고 미안해 라거나 불안하게 해서
21:45애기 건강 체크하려고 그런 거야
21:46작고 소중한 생명의 탄생이 그저 경이롭고 감사하다는 대근씨
21:57저는 어렸을 때 그렇게 행복한 기억이 많지 않습니다
22:00오히려 지금이 저는 좀 행복해요 지금 믿은 것 같아요
22:03저를 건강하게 만들고 한 사람 인간도 성지응해주는 어떤 그런 존재들인 것 같아요 동물들이요
22:10상처는 빛이 들어오는 자리라고 하죠
22:14운명처럼 만난 작은 말들에게 위로받고 인생을 건 남자 말삼촌 대근씨
22:20앞으로도 말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2:23전 국민이 사랑했던 여섯시의 남자 아나운서 박용호
22:33박용호의 인생 곧 여섯시 내 고향
22:37지금도 어디 나가면 여섯시 남자 박용호 아니에요 그러지
22:41그러니까 힘들다는 대통령 상도 두 번이나 받고
22:48귀양한 지 15년째
22:50지금은 시골 생활이 익숙한 농부라는데요
22:56밭이 지금 현재 한 500평
23:02규모는 작지만 없는 게 없이 다예요
23:05혼자서 이걸 한다는 게 상당히 외롭고 쓸쓸하고 막
23:08아내가 있지만 떨어져 지낸답니다
23:19아 이게 모처럼 왔는데 뭐 그렇게 바빠
23:23아 내가 하는 일이 좀 많아요
23:25오시면서 어떻게 생각했어요
23:28아 우리 마누라가 참 먼 데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구나
23:34보통 힘든 게 아니에요 두 집 살림이라는 게
23:38서울도 살림을 오고 여기도 살림을 오니까 뭐
23:41근데 지금 당장 해답이 없어 답이 없어
23:45언제까지 이렇게 될 건가를 나도 몰라
23:47탈순을 바라보는 나이
23:51그는 왜 가족과 떨어져서 홀로 지내는 걸까요
23:55이른 새벽
24:05박용호 씨가 하루를 시작합니다
24:08단정한 옷차림에 피부까지 꼼꼼히 챙기는 모습이
24:13전직 아나운서답네요
24:14흐려도 아침이라도 선크림을 발라야 되는데
24:20흐리면 안 바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래
24:23해가 안 나도 발라야 되는데
24:25조상 대대로 살던 초갓집을 헐고
24:29직접 집을 지어서 살고 있다는 박용호 씨
24:32집안 곳곳엔 아나운서 시절에 흔적이 가득합니다
24:37그런데 단정한 옷차림에 어울리지 않게 흙투성이 장화해
24:41밀짚모자까지 챙겨 쓰는데요
24:46이런 모습으로 어디를 가려는 걸까 했더니
24:53도착한 곳은 고구마밭
24:56밭 사이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25:01뭔가를 야무지게 뽑아냅니다
25:03이건 매일 뽑아야 돼 매일
25:10하여튼 매일 뽑아도 매일 나와
25:13참
25:15만물이 성장하는 초여름
25:17용호 씨는 매일 잡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답니다
25:21아주 전문가는 못되지만 거의 많이 알지 나도
25:30어깨 너머로 배운 게 15년 됐는데
25:35귀농한 지 벌써 15년
25:39천평 넘는 땅에 이것저것 키우고 있다는 박용호 씨
25:42이제는 베테랑 농사꾼입니다
25:45상추를 너무 많이 심어가지고
25:48계속 먹어도 계속 자라
25:52시든 상추를 솎아내려는 건가 했더니
25:56야
26:01이거 먹고 알이나 좀 많이 나라
26:05요즘 영 기운이 없는 닭들을 위한 특식이랍니다
26:09달걀
26:19달걀 안 낳더라고
26:21달걀 얼마 전까지도 낳더니 요즘 안 나
26:23하도 수탉이 괴롭게 해서 알을 못 낳나봐
26:27내친 김에 오늘 아침은 상추쌈으로 해결을 하려나 봅니다
26:38짠지에다가 청양고추를 좀 쓸어넣어야 매콤한 게 맛있고
26:44이게 짠지인데 요즘 여름철에 먹으면 입맛을 돋구고 아주 좋아요
26:50여름 반찬으로 제격인 무짠지에
26:54미리 끓여든 콩나물 김칫국까지 야무지게 차려냅니다
26:58소박하지만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밥상
27:11홀로 적적하게 식사를 시작하는데요
27:16그러고 보니까 이 큰 집에 다른 가족은 보이질 않습니다
27:23나 혼자 생활하는 거지 거의 혼자 생활하는 거지 뭐
27:27집사람이 나고 약속하기에는
27:32주중 수요일에 한번 오고 주말에 오고
27:36이렇게 했는데 이번 주일을 건너뛰네
27:39그러니까 한 일주일째를 혼자
27:42용호씨는 왜 아내와 떨어져 지내는 걸까요
27:47식사 후 다시 밭으로 향한 용호씨
27:50혼자 농사를 짓다 보니 부지런히 몸을 놀려야 합니다
28:01관리가 힘들어 최근에 규모를 줄였는데도
28:04농사 일이란 게 끝이 없죠
28:07비 오면 이게 안 되거든
28:09비를 맞으면 썩기 때문에
28:11비를 안 올 때 해야 되기 때문에
28:13상당히 어려워요
28:14요즘은 비가 뭐 하루걸러 하루씩 오니
28:18어떻게 하냐고
28:22밭에서 일하다 보니 반나절은 뚝딱이죠
28:31그날 오후 외출에 나선 용호씨
28:34지금 서울 아들네 집 갑니다
28:41서울 우리 집
28:43서울도 우리 집이 있으니까
28:45서울에 집이 있으세요?
28:47서울 강남
28:4940년 이상 산 집이 서울에 있으니까
28:5430여 년간 아나운서로 일하며
28:57상만한 보금자리죠
28:58요 며칠 소식이 없는 아내를 직접 만나러 온 용호씨
29:05어? 오셨어요?
29:09우리 오는 집에 연락도 없이?
29:11아 우리 집인데 뭐
29:14아유 그냥
29:16여기는
29:18나하고 같이
29:20요즘 동토로 살지만
29:22집사람이고
29:24여기는 둘째 아들이고
29:25아주 근실하고
29:27성실한 청년
29:3148년 전 결혼해 아들 삼형제를 두고
29:34행복한 가정을 꾸려온 박형호씨
29:40세 사람 다 가정이
29:42꾸리질 못했잖아
29:44등에 붙은 호기지 나한테는
29:47좋은 배피를 만나서
29:50아주 안락한 그런 가정을 이루는 게
29:52부모들의
29:55바람인데
29:58하나도 그걸 따라주는 애들이 없으니
30:01아
30:03뭐
30:05한숨만 나와 그냥
30:07황혼에 이런 고민이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
30:12뭐 좋은 소식이 없냐
30:15저 그동안
30:17노력은 하고 있는데요 또
30:20그게 쉽지 않네요
30:24오늘도 소득없는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30:27용호씨의 시선은 아들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해 있습니다
30:31모처럼 남편이 왔는데도 살가운 말 한마디 없이
30:34집안일만 하고 있는 아내죠
30:37아
30:42너무 힘들어
30:44그래도 힘들어도 이루와요
30:46자꾸 얘기라도 하고 그래야지
30:48그러면은 할 일이 제대로 다 안되가지고
30:50강걸로 불보듯하면 어떻게 해
30:52할 일이 제대로 안되잖아요
30:55지금 할 일은 태산인데
30:57아내의 반응이 섭섭한 용호씨
31:01하지만 아내는 아랑곳 없이 아들방 청소에 연염이 없습니다
31:07어머니
31:09어
31:11아니
31:13아니
31:15아니
31:17아니 아니 아니 이렇게 좀 개기만 할게
31:20아니 뭐 제가 뭐
31:22알았어 네 눈에는 깨끗하게 보이지
31:25아이고 참말로
31:27사실 부부에겐 애틋한 아들이 둘째입니다
31:32그 다음에 여섯시내 고향을 한참 진행하고 있는데
31:37AD가 쪽지를 하나 이렇게
31:39뒤밀더라고 이렇게
31:41이렇게
31:43이렇게 봤더니
31:44둘째 아들 혼수상태
31:46그 쪽지야
31:48한 중간쯤 진행했는데
31:50야 이거 여기까지 쪽지가 올 정도
31:56혼수상태만 이거 죽은 거구나
31:57다 끝마치고
32:00그때 부랴부랴부랴
32:02강남에 있는
32:04저 시일 병원에 거기
32:06응급실에 갔다고 그래서 가봤지
32:09가봤더니 완전히 정말
32:11의식불명이더라고 그냥 뭐
32:13당시 고3 수험생이던 아들은
32:16친구와 다투다 머리를 다쳐
32:19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32:213개월 후 무사히 깨어나긴 했지만
32:24오른쪽에 장애가 생겼죠
32:25이때부터가 문제가 큰 거야
32:30자꾸 죽겠다 그러더라고
32:32난 살 의미가 없어요
32:34아버지
32:36어머 어머
32:37죽겠습니다
32:39그걸 말린이라고
32:41나를 왜 태어나겠어
32:43난 죽어야 됐어
32:45이럴 때
32:47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지
32:48지금도
32:49그 부모의 심정이요
32:51그건
32:53이거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거야
32:55한동안
32:58방황했지만
32:59아들은 잘 이겨내
33:01반듯한 공무원이 됐습니다
33:03하지만 엄마에게는
33:05여전히 제일 아픈 손가락이죠
33:07장가 안 가는 아들이
33:10특히 둘째가 몸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33:13내가 안 하면 하나도 못해요
33:15밥을 먹을 수 있나 뭐가 있나
33:17그래서 걔 때문에도 더 신경이 쓰이고
33:20또 안 그래도 내 마음은 갈게 갈게 찢어지게 아픈데
33:24저러지 않았던 애인데
33:29그래서 난 항상 보면
33:31쟤만 보면
33:32아직도 가슴이 아파요
33:38직장 다니랴
33:40집안 살림하랴
33:41둘째 아들 챙기랴
33:43늘 바쁜 아내이기에
33:45사실 대화할 기회 한번 잡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33:47아 이게 뭐처럼 왔는데 뭐 이렇게 바빠 좀 만져서 얘기도 하고
33:53아 내가 하는 일이 좀 많아요
33:56아 그래도
33:58우리 가족 인간들이 많아서
34:00빨래해서 개어야지
34:03밥해서 줘야지
34:05반찬해야지
34:07그건 알아도
34:09강화 가야지
34:11오늘 오시면서 어떻게 생각했어요
34:13아 우리 마누라가 참 먼 데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구나
34:17그거 느끼셨을 걸
34:19아주 어쩌다 못 오는 거 아니야 이제는
34:22건너뛰는 건 이번 주만 건너뛰었지
34:24안 그래요?
34:26잠깐 잠깐 왔다 가는 거 아니야 또
34:28잠깐 왔다 가도 아까 오시는 거 봤죠
34:31얼마나 길이 막히고 멀어요
34:33근데도 매일 제가 왔다 갔다 하니까
34:36멀다고 생각 안 하고 가는 거예요
34:38남편이 있으니까
34:40사실 부부에게는 서로 다른 입장이 있죠
34:43혼자 사신다는 거 죄송은 하죠
34:49근데 여기서도 내가 할 일이 있고
34:53뭐 하는 일이 너무 많으니까
34:55아직은 혼자 잘 견디시고
34:58어떤 때는 제가 못 해드리면
35:01그런 거는 본인이 스스로 해서 드시더라고요
35:04이제 노후를 생각할 때다
35:07얼마 남지 않은 이 노후를
35:10우리가 그래도 편안하게
35:12안정적으로
35:14행복하게
35:16그러다가 짧은 그 기간을 그렇게 살다가
35:19저 세상으로 가야 된다
35:21그건 공감하지
35:23근데 지금 당장 해답이 없어
35:25답이 없어
35:26다음날 저녁 오늘도 혼자인 용호 씨
35:36습하고 더운데다 밥 차리기도 귀찮고
35:40간단히 저녁을 때우기로 했습니다
35:45이 카스테라가 참 맛있어
35:47이거 먹으면 또 밥이 되는 거지 뭐
35:50꼭 밥을 먹어야만 되는 거 아니야
35:51지금은 평범한 농사꾼이지만
35:57사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던
36:01스타 아나운서였습니다
36:03대통령상도 두 번이나 받고
36:06생방송으로 오면
36:08이렇게 그냥 하는 게 아니라
36:10그 동네는 완전히
36:12그 잔칫날이야
36:14예를 들어서 목포다 그러면
36:16목포 시민들이 인산이네요
36:18이제 방송 끝나고 나면
36:21사인해달라고 줄을 깨끗게 서는 거야
36:24박용호의 인생 곧
36:276시 내 고향
36:29잊을 수 없는
36:31내 인생이 잊을 수 없는 거지
36:33영원히
36:35학창 시절부터 꿈이었던 아나운서가 된 후
36:3730년간 KBS에 몸 담았던 박용호 아나운서
36:416시 내 고향을 맡은 후
36:43휴가 한 번 가본 적 없을 정도로
36:45아나운서가 천직이었습니다
36:46하지만 2000년
36:49정치계의 부름을 받고 방송계를 떠났죠
36:52정치를 좀 했는데
36:55나하고는 맞지를 않아
36:57정서상
36:59이게 맞지 않은 걸 가면 그렇게 실패를 한다니까
37:02실패한 정치인이지
37:04그래서 이제 스톱
37:06정치를 완전히 끊고
37:09그럼 뭐해야 될 것이냐
37:11어릴 때 태어나고 자란 곳이 강화
37:13내 고향이다
37:15내가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가자
37:19방송계 복귀도 시도해봤지만 쉽지 않았고
37:22정치와 사기로 잃은 재산도 꽤 됐죠
37:26지친 마음은 귀향으로 치유됐지만
37:29외로움이 따라왔습니다
37:31사람이 없으니까
37:34참 정막한 산이야 정말
37:37절에 들어간 것 같아요
37:38어떤 때는
37:40참 외로울 때가 많아요
37:42집사람이 오면
37:44우연이 돼
37:46둘이 앉아서 알콩달콩 뭐 그런 것도 아니지만
37:48옆에 있으면
37:49마음이 놓여
37:50안정돼
37:51우리 집사람은 저기 있지
37:53이런 생각이 들어
37:56인생의 황홍기
37:58남은 인생이 길지 않단 생각 때문에
38:01아내와의 시간이 더 절실합니다
38:06다음날
38:10아침 작업을 끝낸 용호씨
38:13닭들에게 볼일이 있는지
38:16닭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는데요
38:21뭔가 결심한 듯 장비까지 꺼내드는 용호씨
38:25대체 뭘 하려는 걸까요
38:32닭장 문을 연 용호씨가
38:35갈고리로 안을 휘졌습니다
38:37덕분에 아수라장이 된 닭장
38:40그런데 그 모습이 영 어설프 보입니다
38:45닭 잡으시려고요
38:47아휴 안 돼
38:49이게
38:51닭이 잘 잡히지를 않아
38:52아휴 안 돼
38:54이게
38:56닭이 잘 잡히지 않아
38:59하
39:22국내 전쟁에서 패배한 후 휘적휘적 집을 나서는 용호씨. 어딜 가나 했더니 마트입니다.
39:32생닭을 집어드는데요.
39:44농사는 제법 손에 익었지만 닭 잡는 것까지는 아직 무리인가 봅니다.
39:52우리 아들 애인 하나 소개해 준다는 거 생각해 봤어? 안 생각했어?
39:58동생 몇 살이야? 동생이 되면서?
40:00동생 30.
40:0330살?
40:06너무 어려서 미안한데 우리 아이는 47이나 됐는데.
40:15허치민 고향 가면 옆에 누구 친구들 있지?
40:18친구들은 별로 없어요. 합니다. 이거 많아니까.
40:21좀 많아도 괜찮으니까 우리 아들 하나 소개해 줘.
40:27좀 알아봐요.
40:35친한 마트 직원한테 아들의 선자리를 부탁한 지 좀 됐답니다.
40:40그래서 요즘은 국제결혼도 많이 하고 또 그런 여기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40:47그래서 그건 어떻겠냐.
40:51본인은 뭐 괜찮다.
40:52좋다고 얘기를 해요.
40:54그런데 우리 집사람이 극구 말려서 그걸 못했는데
40:57될까 몰라.
40:59그런 적도 있어.
41:00재료도 준비됐으니 이제 불을 피울 차례.
41:07장작 폐기는 잘할 수 있을까요?
41:15예상과 달리 단번에 쪼개지는 장작.
41:19닭은 못 잡아도 장작 폐기는 수준 꿈이네요.
41:22장마철이 그러니까 이제 닭간일은 하기가 어렵고
41:26이런 날은 이제 몸보시면은 그런 특식을 좀 만들어서
41:31쉬어가는 그런 날이지.
41:33그래서 장작을 뽀개서 불을 떼야 되니까.
41:44수월하게 불 피우기 완료.
41:46이번엔 사온 닭을 깨끗이 씻어줍니다.
41:56커다란 냄비에서 푹 고아내면 여름철 이만한 보양식이 없죠.
42:01웬일로 제대로 식사를 챙기려는 모양인데요.
42:09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42:14그런데 용우 씨가 갑자기 마당에 탐스럽게 핀 능소알을 꺾습니다.
42:20뭘 하려는 걸까요?
42:25좋다.
42:27그치?
42:30꽃병까지 준비했네요.
42:32정성을 들이는 걸 보니 손님이 오는 모양이에요.
42:36됐어.
42:36아주 조화가 잘 이루어졌어.
42:40대체 누굴 위해 준비한 걸까요?
42:47왔네 왔네 왔네.
42:52왔어요.
42:55어서 와요 어서 와요.
42:57얼마나 기다렸는지 눈이 빠질 것 같아.
42:58우리 태훈 엄마 온 꽃 이거를 만들어놨어요.
43:12축하.
43:14넘치는 환대의 얼떨떨한 아내.
43:18이거 누가 이렇게 꽂았어요?
43:20내가 했지.
43:22이런 거 잘 못하셨지?
43:23잘 못하는데 그래도 최선을 다한 거지.
43:26이리 와.
43:28직접 끓인 백숙 자랑을 빼놓을 수가 없죠.
43:32이거 봐요.
43:33닭은 어디서 이렇게 사오셨을까?
43:35이거 마트에서.
43:37하나는 마트에서.
43:38오늘은 가만히 계셔.
43:39서투른 솜씨지만 내가 할 테니.
43:42이런 대접도 받아보네.
43:47신기하기만 한 아내인데요.
43:48요리에 서빙까지.
43:55오늘만큼은 아내 한 사람만을 위한 셰프가 된 용호씨입니다.
44:01진짜 진하게 다 잘 됐다.
44:04이 닭다리를 드셔.
44:06자 이거 이거 뜯어.
44:08이거 이거 이거.
44:10남편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그 맛은 과연 어떨까요?
44:14음 맛있다.
44:19잘 봐줬네.
44:20진짜.
44:21이거.
44:24오랜만에 오붓한 둘만의 시간.
44:27꿀.
44:29꿀.
44:30꿀.
44:33그러지 마요.
44:37왜 그래.
44:38반가워서.
44:41만나워서.
44:43울어.
44:43눈물이 나.
44:47배기 싫다.
44:48나도.
44:53메이퀸 출신의 아리따운 아내를 만나서 결혼한 지 반백 년이 다 돼갑니다.
44:59긴 시간.
45:01우여곡절을 함께 헤쳐온 동반자이기에 떨어져 있다 보니 빈자리가 컸죠.
45:06그래서 이렇게 늙음하게 같이 이렇게 살아야지 그게 정상적인데 모든 여건이 그렇지 않으니까 참 안타까운데
45:17사실 이렇게 우리가 얼마나 산다고.
45:22살 날이 이렇게 많지 않아요.
45:24짧은 기간이라도 정을 나누면서 그냥 알콩달콩 살다가 죽어야 되는데
45:29그래서 그렇거든지 어떻게든지 노력을 많이 합시다.
45:34그거 현실이 잘 안 맞은 게 어렵지.
45:39그래서 아니 요즘 들어서 부쩍 그런 어떤 그게 하나의 주위에 우리 또래들이 막 가버리니까
45:46좀 많이 생각이 변했어.
45:51좀 초조해지는 것 같은 그런 생각도 들고
45:54그래도 정을 나누면서 행복하게 살다가 헤어져야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46:02마음 먹고 오늘은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용호 씨.
46:09그런데 어쩐지 아내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46:20부딪힐 게 뻔하니 대화의 주제를 바꾸고 싶은데
46:24용호 씨는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입니다.
46:31여기에 같이 있는 게 참 좋긴 좋은데
46:33점점점점 나이가 먹을수록 그것이 심해지죠.
46:39마음은 알겠는데 나도 주위에서도 왜 같이 지내시지 왜 따로 지내세요 하고 그러는데
46:45알다시피 서울도 만만치 않잖아요.
46:49가족들도 있고 내게 손이 필요한 데가 많기 때문에
46:52그래서 이참에 서울에서 사시는 건 어때요? 이거 정리하고
46:56지금 또 특히 서울에 딱히 내가 잡이 있다든가 할 일이 이렇게 정상적으로 있으면야 괜찮은데
47:05서울도 가면 뭐 괜히 거리를 돌아다닐 수도 없고
47:10그러니까 반대야. 내가 시골에 와서 같이 산다고 그러면
47:14글쎄 좀 대화의 상대라든지 뭐 이런 게 아직은 없어서
47:18남편과 함께하곤 쉽지만 시골 생활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아내
47:25두 사람의 생각이 평행선을 달립니다.
47:31누구나가 어느 가정이든 그런 게 없겠어요.
47:34근데 같이 이제 공유하면서 여행도 다니고 골프도 같이 치고
47:40지인들하고도 얘기 담서도 나누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은 그런 마음이고
47:45농사는 솔직히 너무 버거울 거예요. 앞으로 나이도 있고 그래서
47:50좀 그래서 앞으로는 좀 도회적으로 더 있어야 되지 않을까
47:57그것도 여기 이걸 다 처분해야 되는데
48:00여기도 대대로 뭐 수백 년 살아온 이 고장이 이걸 털을
48:06그것도 그렇게 쉽지 않아요. 그렇게 판단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아요.
48:13다음날
48:14열심히 캔 핵감자를 들고 용호 씨가 누군가를 찾아왔습니다.
48:21반가운 얼굴은 전원일기의 종기아버지
48:35안녕하세요. 아유 오랜만에. 아니 더 멋져지셨네. 아유 이거는 우리 핵감자
48:43조금 더 잡으시라고 좀 가져와봤어요. 감자농사진 거 조금 조금이요. 조금이요 조금이요.
48:49이거 뭐. 들어와 들어와. 어디. 여기 여기. 여기 여기.
48:53신충식 배우는 낙향한 후 친해진 유사춘이랍니다.
48:59그 어떻게 어떻게 지내는 거예요. 생활이 어때 혼자 있으면은.
49:03아유 점점점점 외로워지더라고요. 저는 그거 잘 몰랐는데 요즘은 저녁에 저녁 되면은 공허해.
49:12그럼 저녁도 잘 안 먹어요. 저녁 대신 막걸리에 한 한 병 먹고는 그냥 자는 거야.
49:19요즘 점점점점 외로움이. 나이 때문에 이렇게 이렇게 살아서 뭐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49:26다 집집마다 나이 들어서 오는 고민이고 병이야 그게. 어떤 사람이라도 다 온다.
49:33야 이 내가 죽으면 어떡하지. 뭐 이거 이걸 다 놔두고 어떻게 죽냐 이런 생각도 하고.
49:40더 시간 가기 전에 저 만화님이 모시고 여기 와서. 우리 이웃의 이 이 할매하고 같이 쳐다보면서 같이 살면 안 좋겠나 그런 생각도 해.
49:54그 애 그 저기 아 장가 안 갔다는 놈 있지. 그 어떻게 빨리 장가 보내는 연구는.
50:00아니 아들 셋이 다 안 갔으니까 그게 문제지.
50:03여자들은 아이들을 많이 이렇게 사준다고 그러더니 그것만 했지.
50:09가정을 이루어야지 새기기만 하면 뭐 하냐고.
50:12그 그걸 빨리 연구를 해야 되겠구만. 그게 이제 그것 사실 그게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50:20그것도 빨리 해서 어쨌든 그걸 장가 보내야지.
50:25그래서 나이 붙잡아 매놔.
50:26아내와 함께 살려면 아들 장가부터 보내라는 조언. 듣다 보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50:32그건 뭐 어디 좋은 그런 아이 있으면 하나 소개 좀 하나 해보쇼.
50:41그런데 그것도 구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 구해야지. 이 영감이 돌아댕기면서 그걸 구해내나?
50:48사회적 활동도 많이 하고.
50:51사회적으로 활동하고 내가 장가 가나?
50:53유명 탤런트인데.
50:55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게 어려운 일일 줄 몰랐는데 생각이 많아집니다.
51:15며칠 후.
51:16저희들 왔어요. 너무 늦어서.
51:25왔습니다.
51:28삐지셨나? 너무 늦어서.
51:31뭐 하고 계셔?
51:33왔어?
51:34네.
51:35용케 왔구나. 용케 왔어.
51:37잘 지내셨어?
51:38잘 지내긴 뭘 잘 지내.
51:40자주 오겠다는 말과 달리 오랜만에 찾아온 아내와 아들에게 섭섭한 용어실.
51:48오래 살다 보니까.
51:49거둬야 되거든요.
51:52아이고.
51:53이게 무거워.
51:56이렇게.
51:58아니, 아니, 아니.
51:59이거 햇볕 나면 가서 널어야 돼.
52:02우선은 이 밑에 좀 닦고.
52:04미안한 마음에 남편 혼자 하지 못했을 집안일부터 척척 해결하기 시작합니다.
52:15덕분에 집안이 금세 여름 분위기로 바뀌었네요.
52:22내친김에 함께 농사일도 해치우기로 했습니다.
52:25심을 시기가 됐는데 혼자 작업하기 힘들어 미뤄뒀던 들깨 모종을 함께 내기를 한 건데요.
52:39같이 오니까 일이 쉽잖아요.
52:42혼자 해봐요.
52:43이거 해야지, 이거 넣어야지.
52:44이거 쉽잖아. 협동으로 하니까.
52:47아버지가 땅을 파면 아들이 심고, 엄마가 지원하는 환상의 호흡.
52:56이렇게 함께하니 금세 작업이 끝났습니다.
53:01땀 흘리고 난 후에 달콤한 휴식 시간.
53:06오늘 수고 드렸어. 수고했어요.
53:09물 한 잔.
53:10수고했어요.
53:10이렇게 농사일은 도와주는 건 고마운데
53:19너도 어떻게 이제 가정을 꾸려야지, 어떡하냐.
53:24우리 나이는 점점점점 들고 가는데
53:27어떨 거야?
53:30아니 그 옛날부터 결혼 생각은 많았는데요.
53:33그게 뭐 쉽지 않아가지고
53:35뜻대로 안 되네요.
53:37제가 노력해야지.
53:39오늘은 결혼 안 한 아들이 타겟.
53:44근데 그걸 생각해야 돼.
53:47항상 이렇게 나이가 고정돼 있고
53:50부모님도 이렇게 있고 그게 아니잖아.
53:53한 해가 달라요.
53:54한 해 달라고 한 해 달라고.
53:55그러면 너를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나이가 얼마 안 남았는데
54:00네가 자리 버는 게 곧 우리가 해방되는 거고
54:04너도 또 그늘에서 벗어나야 되고
54:07저 뭐 노력은 하겠습니다.
54:10그래 노력한다잖아요.
54:11고맙다.
54:13고마워.
54:14결정사라도 가갖고.
54:19그럼 연내로 좋은 소식을 우리가 갖도록 하자.
54:24네.
54:24어?
54:25승헌아.
54:25저도 노력은 많이 결혼 종보 회사도 다니고 그렇게 했는데
54:33그게 쉽게 안 되더라고요.
54:36그냥 어머니 아버지가 평생 그렇게 돌보아 줄 수가 없다고 생각을 하니까
54:41독립을 해야 되는데 일단 그리고 결혼도 해야 되고
54:45너무 죄송스럽죠.
54:50내가 가끔씩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고 주말이면 거기 있다 오고
54:54우리 아이들도 늦었지만 좋은 짝 만나서 자기의 각자 가정을 가져가지고
55:01아이들도 또 정착하고 그러게 되면 자연스럽게 합쳐지지 않을까요?
55:06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55:10용호 씨가 아내를 위해서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55:14사실 용호 씨가 아내와 함께 하고픈 건 오랜 세월 가족을 위해 헌신해온 아내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55:43이제는 자식들 뒷바라지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55:51우리도 부부가 아니면 가족끼리 좋은 곳에 여행도 좀 가고
55:56맛있는 음식도 좀 먹으러 다니고
55:59좀 이런 삶이어야 되지 않을까
56:02그렇게 노력하려고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56:04그렇게 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56:06거친 인생의 풍랑에도 포기하지 않고 노저올 수 있었던 건
56:19사랑하는 반짝 덕분
56:21부부의 아름다운 황혼을 응원합니다.
56:24다!
56:27고마워요!
56:27아니면
56:28멍면에서
56:29한번
56:33고마워요!
56:34저녁
56:41대뜬 exp
추천
1: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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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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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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