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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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한국국토정보공사
00:02한국국토정보공사
00:04한국국토정보공사
00:06한국국토정보공사
00:08한국국토정보공사
00:12사방이 아파트로 둘러싸인 도심 한가운데
00:14외딴 섬 같은 동네가 있습니다
00:19마치 이곳만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모습
00:26다 비웠던 게 하나도 안 산다는 게
00:29한 사람들이 이 동네여서 살렸어요?
00:31지금은 한 집 살아도 남자들 혼자
00:34안 명의대로 혼자서 돌아온 거예요
00:36누군가는 떠났고 누군가는 남았습니다
00:43그 사이에 빈집들이 놓여 있습니다
00:48너무 흉측스럽죠
00:52잠에 나오면 무섭대 여기가 빈집이 많아서
00:55겨울에 눈 많이 와서 지게 이게 다 무너졌어
00:58그래가지고 다 이렇게 되어버린 거예요
00:59정말 서류에는 엄청 위험해요
01:01심각하다니까 여기는
01:02누가 떠났고 왜 떠났는지
01:08이 골목은 알고 있을까요?
01:13이 텅 빈 골목을 지키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01:16도시는 멈추지 않습니다
01:29누군가는 앞서 걷고
01:33누군가는 따라잡지 못한 채
01:35뒤처지는 곳
01:36대도시 서울의 한복판
01:44한 전철역 바로 옆
01:47현저동입니다
01:50현저동의 시간은 20년 전에 그대로 멈춰 있습니다
02:00인기척 없는 골목
02:09오래된 슈퍼와 세탁소가 골목 가운데 있습니다
02:16약 60여 채의 빈집들 사이로
02:2730가구
02:285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02:31계단 끝집에 사는
02:36서부옥 씨를 만나봤습니다
02:38현저동에서 산 세월이
02:5568년
02:56이 동네 터줏대감입니다
02:59이 동네 터줏대감
03:01이 동네 터줏대감
03:03이렇게만 심어도 충분히 며칠 끈을 먹겠잖아
03:05올해 처음 심어봤는데
03:07재미있지?
03:09아이고
03:10너희들도 살겄자고
03:11아 그저까지 자라라는구나
03:13팔을 심어놨더니 시성은
03:16새끼 치고 또 치고
03:18새끼 나오는 거 봐
03:19카뿌리 하나씩 심었는데
03:21새끼 많이 났네
03:23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03:30서부옥 씨의 집
03:31하나 둘 사람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03:36빈집을 볼 때마다
03:37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03:39앞집 부부가 20여 년 전
04:03동네를 떠난 뒤
04:04새 주인이 오지 않은 빈집은
04:07무너져내렸습니다
04:09어머니랑 친했겠어요 가까이서
04:13아이고 유집이 니 친하게 살았지
04:15지금 어디 계세요?
04:16몰라 다 죽었대
04:17돌아가야
04:18근데 나도 나이 많은 양반이라
04:20다 돌아가셨대
04:21그 손질들 이름의 해로님
04:24뭐 좌생이 다
04:25사람들이 나부어
04:27아이고 거기서 지금도 살아
04:29이제는 익숙해진 혼자 차린 밥
04:42골목마다 시끌벅적했던 밥대가
04:46이제는 가물가물합니다
04:483남매 모두 출가하고
04:533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부터는
04:57집안은 더욱 조용해졌습니다
04:59전세집에 살던 서보욱씨는
05:041983년에 이 집을 샀습니다
05:07당시엔 세입자들까지 한 지붕에 세가족이 살았고
05:13그 무렵 서울도
05:15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죠
05:18아 좋지
05:19옛날에는 이런 아파트가
05:21아악 걷었고 삐뚱도 없었는데
05:23남산은 캐블카가
05:25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거 다 보여요
05:27근데 지금 남산은 꼭뒤만 남았잖아
05:29오랜 세월에 변해버린 건
05:33집 앞 풍경만이 아닙니다
05:35혼자 살다 보니
05:392층은 비워둔 지 오래
05:40구석구석 손봐야 할 곳이 많습니다
05:45여기가 주저앉아서 지금 여기가 안 열려
05:50뒤이 자꾸 망가져
05:53이 마을도 망해버렸지
05:54땅만 안 변했지
05:57땅도 다 잘라버리고
05:59이 가운데만 좀 남았지
06:01골목 한가운데에는 작은 슈퍼 하나가 있습니다
06:09인적듬은 이 골목을 오르는 사람
06:18현저 슈퍼 주인 김정욱 씨입니다
06:25가게 문이 열리자 골목의 분위기가 바뀝니다
06:32사람이 거의 없는 빈 골목을
06:41수십 년째 지켜온 가게
06:43현저동 주민들은 이 가게의 평상 앞에 모여서
06:50서로와 동네의 안부를 나눕니다
06:53인생의 절반을 현저동에서 보낸 김정욱 씨
07:00이 가게 문을 열고 닫은 지도 40년이 되어갑니다
07:05사람들이 점점 동네를 떠나면서
07:22슈퍼의 모습도 많이 변했습니다
07:25찾는 사람이 없으니 물건도 점점 줄이기 시작했고
07:32지금은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몇 가지만 가져다 두고 팔고 있죠
07:38없는 건 빼놓고 있을 건 있어
07:44안 팔리면 또 세제 같은 건 내가 집에 갖고 와서 쓰고 그래
07:49향사가 뭐가 되겠어요
07:51그래서 뭐 남자 양반들 소주나 두세 배에서 사가고
07:56담배 한두 밥에서 사가고
07:59사람이 뭐 많이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08:03봐봐요 애들 하나 나 지나다니는가
08:06젊은 사람들이 없으니까 애들도 있고
08:10그래도 김정욱 씨가 매일 가게 문을 여는 이유는
08:19하루도 빠짐없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08:27약속이나 한 듯 이곳에 모이는 주민들
08:31가게 문을 열자 텅 빈 골목에 그제서야 활기가 돕니다
08:42어머니 어디 갔다 오셨어요?
08:44나 복지관에 가서 밥 먹고 교통정리하고 왔어
08:48구마 초등학생들 조심히 잘 다니라고 교통정리에서
08:52노인 일자리 말하자면
08:54노인 일자리
08:56근데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더라고
08:59오고 가잖아
09:00재미로 해 그냥
09:01재밌겠지
09:02아이 손주 같은 애들이
09:04응 애들 보면 재밌어
09:06좋은 일 오는 거예요
09:07진애들이
09:08안녕이요 생애
09:09안녕하세요 하고
09:11하고 인사하면 얼마나 이쁜지 몰라
09:13아니 좋은 일 오는 거예요
09:15그 맛에 살아
09:17아이 근데 나는 둥거리가 되게 강아지겠네
09:20가서 못 가네
09:22긁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09:23아니면은 우건 찬 거 물 묻혀가지고
09:26내가 이렇게 문질러
09:28여기 가운데 복판
09:32아이고
09:33아이고 잘한다
09:35아이고 희원해라
09:38저런 거 다 찍은 다 찍은
09:40이런 정각이 있잖아
09:42응
09:43이런데나
09:44일부요
09:45본이요
09:46호박이요
09:47가지요
09:48상추랑
09:49지엄치랑
09:50까리꽃이랑
09:51똑같아요
09:52똑같아요
09:53똑같아요
09:54매일 같은 시간
09:56현조등엔 각종 식재료를 실은 트럭이 찾아옵니다
10:02전날 미리 주문받은 물건도
10:04다음 날이면 가져다주니
10:07이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10:10콩나물 달라고 하죠?
10:11응
10:11콩나물 달라고 하죠?
10:12응
10:13응
10:15계란 여기 있습니다
10:16네
10:17이거는 수미감자 맞아?
10:20네
10:21그거 드려요?
10:22응
10:23하나 담아
10:24이렇게 하면
10:24네
10:25이거
10:28아
10:29굿
10:30콩나물
10:31천 원
10:31네
10:31이거 하나
10:33그러면 이렇게 하면 4천 원
10:344천 원
10:35네
10:36계란 한판
10:37계란이야?
10:37응
10:38이렇게 하면 13,000 원
10:40이거 감자
10:41감자야?
10:42응
10:42그러면 6천 원이면 19,000 원
10:4419,000 원
10:45네
10:46너는 뭐 사 하나?
10:47나는 고등어 사는 데 있어
10:48고등어 하나 사 그러면
10:49여기 어머니는 여기 있어요
10:51여기요?
10:52여기요?
10:53그러면 다 얼마예요?
10:54둘러가야 안 되겠다
10:56오늘은 서보옥씨가 기분을 냅니다
11:00그러면 32,000원이네
11:05그러면 되고 이놈으로 18,000원 남은 소박 하나 살 수 있어?
11:092,000원이 뭐잖아
11:10그냥 하나 줘요
11:11알았어요
11:12봉다리 필요 없어?
11:13봉다리 하나 할게요
11:15네
11:15가게 앞에서 나는 시간이 벌써 수십 년
11:26이렇게 모이지 않으면 시간을 혼자 보내야 합니다
11:42이 골목의 모든 낡은 것들처럼
11:45이 가게에도 화려하고 북적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1:50오래전 가게는 맞은편에 있었습니다
12:07지금보다 훨씬 더 컸죠
12:09다 팔았어
12:13다 팔았어
12:14거기서는 진짜 숙하
12:15아일부터 그냥
12:16아일 수고 막 뭐 등부터 다 팔아왔고
12:19오락실도 있었고
12:20그것도 뽑기도 하고
12:21사람이 많으니 장사도 다 팔아왔습니다
12:22사람이 많으니 장사도 잘 됐습니다
12:26좋았지 그때도
12:28그때는 다 집이 있고 막
12:30사람들도 다 좋고
12:32마을버스도 다니고
12:33쌀집도 있고 약국도
12:35담백하게 뭐
12:36국수 가게
12:36국수 가게 뭐
12:37이거가 시장이었어 시장
12:40생선장사 아줌마하더니
12:41생선 떼서 다 팔았어
12:43과거 현자동은 산 꼭대기까지 빼곡하게 집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12:55사람도 기억도 넘쳐나던 좁은 골목
13:04하굣길은 소란스러웠고
13:06골목 사이사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죠
13:13처음에 오후에 나와서 노는 애들이 많았어요
13:16한집에 세네석 막 대니까
13:19그때는 말도 못했어
13:21애들도 이리 가고 저리 가고 치고 그냥 살았어
13:25골목마다 이것저것 가게도 참 많았습니다
13:32여기가 옛날에 쌀가게 있었어
13:36쌀집은 세 군데나 있었고
13:40어디지는 만화가게
13:42만화가게도 골목 안에 있었죠
13:45필요한 건 모두 동네 안에서 구할 수 있었고
14:00골목은 늘 활기가 넘쳤습니다
14:06가수 한순아도 살아
14:08빨간 차 끌고 다녔는데
14:10이봉훈이도 저쪽에서
14:12집은 나는 확실히 모르겠는데
14:14그쪽에서 살아
14:16그때는 그래도 괜찮았어요
14:18부자들 많았어요
14:20집집마다 사람이 넘치던 동네였지만
14:22이제는 빈집촌으로 불리는 현저동
14:28남아있는 아흔채의 집 중에서
14:30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14:32고작 서른 가구에 불과합니다
14:34다음날
14:46주말 아침
14:48현저동 골목이
14:50잠깐 동안 붐빕니다
14:52자체 모자이크
14:54반사를 돌아보고 싶어서
14:57이쪽 코스로 왔는데
14:59여기가 역사적으로도 좀 오래된 지역이라서
15:03한번 둘러보려고 하세요
15:05도심 속에 낯선 풍경
15:09언제부턴가 현저동에는
15:12외지인들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15:14오래된 빈집촌이 소비되는 방식입니다
15:20외지인의 호기심이
15:25골목 밖 세상과의
15:27유일한 접점입니다
15:29안녕하세요
15:32안녕하세요
15:33네
15:34가게에 왜 이렇게 하나 챙겨도 돼요?
15:36그거 나 한 장 찍어
15:40얼굴이 잘 안 나오는데 할게요
15:41그래
15:42나도 아니야
15:44오늘 처음 와봤어요
15:45좀 어렸어요
15:46이렇게 역세권 서대문 안에
15:48재개발 되는 마을 있다는 거
15:50오늘 처음 알았어요
15:51마을이
15:52이게 상당히 살기가
15:54예전에 이제
15:55열악했을 것 같아요
15:57이게 온도도
15:58너무 고바이가 많고
16:00그리고 건물 안에 보면
16:02거의 붙어 있어가지고
16:04한번 보려면
16:05그대로 탁 탁월이겠더라고요
16:07상당히
16:10지은 지 50년이 훨씬 넘은 집들
16:15노후 건축물 비율 100%
16:19동네 어디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16:23골목 끝 작은 공터
16:33이병옥 씨는 25년 전 이곳 주민이 됐습니다
16:39재개발 업자로 이 동네에 들어왔다가
16:41이런저런 사연으로 동네에 눌러 앉았다고 하네요
16:45이병옥 씨가 사는 이 공터에는 현조동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있었다네요
16:55이병옥 씨가 사는 이 공터에는 현조동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있었다네요
17:08여기가 옛날에 변을 바가지로 펴가지고
17:18차에다 실어가지고 차가 들어와서 여기다가 붓는 거야
17:20이게 다 탱크예요
17:21이 지하가 다
17:22그래서 여기가 똥굴이에요
17:23바로 이 자리 때문에 똥굴인 거예요
17:25그때 당시에는 여기가 전체가 이 사리
17:28이 동네가 무화 건축물이었어
17:30무화 건축물
17:311960년대 서울은 도시계획에 따라 산업단지가 조성되던 시기였습니다
17:40이 무렵 인구도 급증하기 시작했죠
17:47서울 외곽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이 산비탈의 무허가로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17:58현조동 일대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었죠
18:03아니 사람 무지는 적이 살았어 없는 사람들
18:07쉽게 말하면 저기 위에 봉수대 그 밑에까지
18:11전부 다 조그맣게 이렇게 눕병집이라 그러나
18:15그런 집들이 그 산 밑에까지 있었어 봉수대 밑에까지
18:19지난날 문란한 시정의 틈을 타서 도심지에 난립했던 무허가 건축물은
18:31당국의 철거령과 주민들의 자진 겹조로서
18:34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대부분 철거되고 있습니다
18:39서울시의 계획에 따라
18:4160년대 후반 현조동도 대대적인 판자집 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18:4569년도서부터 양성화를 하라 그래가지고
18:50다 각자 자기네 집을 지은 거야
18:53그래서 69년도에 지은 집들이 지금 현재 이래요
18:57하지만 판자집을 철거했을 뿐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19:03당시 땅의 대부분이 국공위지였고
19:07형편이 어려웠던 사람들은
19:09무허가 땅에 다시 무허가 주택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19:13집에 형태만 갖추었을 뿐
19:15정작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것입니다
19:19양성화하고 나서 또 여기 땅이 시 땅, 법무부 땅, 서대문 구청 땅
19:31이렇게 해가지고 그 돈을 내고 살았어
19:33땅값을 이렇게 내고
19:35이후 서울은 더욱더 급격하게 성장해 나갑니다
19:40도심 곳곳에 새로운 주택단지가 조성되고
19:45눈부신 성장을 이루는 사이에도
19:48현조동의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19:512000년대 초반
20:03현조동에 있는 서대문구 일대도
20:05개발이 시작됐습니다
20:10현조동에도 이런저런 재개발 소식이
20:12끊임없이 생겼다 사라졌습니다
20:17참으로 어수선한 시절이었습니다
20:25그대로 20년이 되다보니까 이렇게 집이 다 망가져버린 거예요
20:28그때 나도 집 가졌으니까 개발한다고 해서 한다고 했는데
20:327층짜리 집을 짓네 어찌네 그래
20:34정부에서 뭐 하수도 전기 다 놓아준다고
20:38집만 지라줬는데
20:40사람들만 많이 왔다 갔다 그냥 개발을 안 돼
20:45현조동이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선정되자
20:48외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20:53호재를 노린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동네를 찾았습니다
20:58개발된다 하니까 부동산들이 쫙 몰려오더만
21:02몰려와가지고 집집마다 다니더라고
21:05집 파느라고
21:06강남 복부인들이 막 오고
21:08여자들이
21:09여자들이 얼마나 들어온지 알아요?
21:11투기 세력이 유입되면서 집값도 배로 올랐습니다
21:20현조동 전체가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였죠
21:26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집을 팔고 현조동을 떠났습니다
21:32그때까지만 해도 주민들은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습니다
21:47이미 동네 곳곳에서 개발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21:54우선 시행청에서는 도로가 개설되는 부지에 있던 집을 철거하기 시작했습니다
22:02이거 다 집터 집터
22:17집들 뜯어가지고
22:18전 밑에도 다 집이었어요
22:21철거 후 시간이 지나 지금은 풀이 무성하게 자란 곳
22:25바로 이곳에 동네를 관통하는 큰 도로가 들어설 예정이었죠
22:32철거가 진행될수록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습니다
22:40이거 다 간디로 철거하고 나무를 심었다고요
22:47길도 내고
22:48동네에서 곧장 뒷산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도 조성했습니다
22:54하지만 그 후 더 이상의 개발은 진행되지 않았고
23:01현조동은 20년 전 모습 그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습니다
23:07개발한다고 이렇게 해놓고는 20년 전 됐거든요
23:16금방 될 줄 알았는데 그 세월이 흘렸어요 지금
23:21당시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하기 위해선 주민동의 100%가 필요했습니다
23:28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이 조건이 충족되기는 어려웠습니다
23:34그때 막 설찬이 시끄럽고 그랬어요 안 한다고 한 사람도 있고 한다고 한 사람도 있고
23:41생편이 괜찮은 사람들은 한다고 하고 좀 저기 하는 양반들은 못 한다고 하고 집주인들도
23:47주민들이 그게 다 흩어진 거지 여기 한 폐 여기 한 폐 여기 한 폐 이렇게
23:52몇십 명씩 몇십 명씩
23:54내가 동의 안 하면 이 사업 못한다
23:57너들 어떻게 할래 이렇게 나오는 거지
23:59한 사람만 빠져도 안 돼 여기는 주거 환경 개선법은
24:02그렇기 때문에 사업이 될 수가 없어
24:04여러 업체들이 들어와 동네에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24:10그리고 개발 주도권을 갖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죠
24:17더 좋은 조건 더 많은 보상을 내세우며 주민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습니다
24:25좁은 골목은 각자의 욕망으로 끌어올랐습니다
24:32여기 사무실이 발전위원회 주민추진위원회 세 군데가 있었어요
24:39여기가 맨날 아웅다웅하고 싸우고 그냥 하다 보니까
24:43비지부진해진 거지
24:45업자들도 뭐 수십 명 들어왔다 갔어요 수십 명
24:49급기야 주민들도 서로 갈라서기 시작하면서
24:53동네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24:59그리고 2008년 해당 구청에서는
25:02국공유지였던 땅을 주민들에게 불화해 줍니다
25:07더 많은 주민을 사업의 주체로 참여시키기 위해서였죠
25:14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25:17외지인들이 땅을 사들였습니다
25:22내가 땅 중에 아무리 동네가 뭐냐고 고기 지분자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25:26난 어떻게 해 줄 건데 이렇게 나오면 못하는 거야 여기
25:30이것도 지금 고기 지분으로 달려있어 고기 지분이야
25:33여기가 이거 7, 8명 될걸
25:35그래서 참 어렵지 않나
25:38결국 개발은 멈추었고 동네는 그 모습 그대로 20년을 보냈습니다
25:50이제 현조동에는 10명 남짓한 집주인과
25:5420명 정도의 세입자들만이 남아있습니다
25:5820명 남짓한 집주인의 집주인의 집주인
26:02아니 재개발도 솔직히 말해서 하면은
26:0410년 있다 하네
26:065년 있다 다 그러면은 고쳐서 사는 사람도 있어
26:10그런지 내년이네
26:12내맥년이네
26:13왜 빼도 그다 세월이 가버린 거야
26:15근데 나 개인적인 생각은 뭐 별 기대가 없어
26:18여러 번 속다 보니까
26:20이제 진짜 그야말로 컨테이너 들어와야지
26:24아마 되는가 보다 이제 그래 생각하지
26:30반복되는 기대와 좌절 속에 주민들은 지쳐갔습니다
26:45기억 없는 개발을 기다리는 동안
26:47동네도 사람도 늙어버렸죠
26:55어머니 설거지 금방 끝났네요
26:57아 설거지 밖은 없겠냐
26:59뭐 설거지 뭐가 있어?
27:01숟가락 숟가락 더 넣어가지고 뭐
27:03한잔 한 가지 내서 먹고
27:07우리 저희들 사는 게 다 그래
27:09우리 저희들 사는 게 다 돼
27:19덕자들하는 거
27:21왜
27:22무술치기 썩 마음에 차진 안 해
27:26지켜보면 하시겠지만
27:28장점이 많은 사람이야
27:30다음 날 아침
27:38오늘도 어김없이 주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27:54매일 아침 나누어 마시는 커피 한잔 소중한 일상입니다
28:24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특별한 기억
28:39사람에게 다른 사람이 필요한 이유죠
28:44허리가 안 좋아 한동안 못 나와봤다는 김순아 씨
28:59김순아 씨는 이 동네에서
29:29나이가 제일 많습니다
29:31어머님은 여기 현조동 들어오신지 몇 년 되셨어요?
29:35우리 큰 딸이 여기서 타인한 건데
29:3868이거든요
29:41이거 한 68년 됐어
29:43아니 더 됐어요
29:44더 됐어요?
29:45산 증인이 여기 계시네
29:48그 전에 옛날에 산에 가서 페인트 치고 살았어요
29:52아 저 오후에서?
29:54네
29:55와서 또 뜯는 사람들이 있어
29:57그러니까 그 전에 말 들으면 그러더만
29:59저녁에 지어놓으면 아침에 뜯어버리고 또 짓고
30:02그러면 또 와서 또 지어뜯은 나지
30:04겨울에는 어떤 게 있어요?
30:05겨울에는
30:06그렇게 사는 건 줄 알았어
30:07그때 나이도 좋은 거였으니까
30:09그러지 내 집 없고 그러니까
30:11거기에다가 얼마 안 있다가 내려와서
30:14판자집 지었지
30:16그 판자 짐 자리가 그 집이요?
30:18네
30:19그때 양송을 지으니까 어떻게 좋은지
30:22그랬더니
30:23지금은 너무 화상실 만도 못해요
30:26김순아 씨는 황해도에서 피난을 왔습니다
30:33판자집에서 살다 공장 인부들 밥해 주며 모은 돈으로
30:38지금의 집을 지었죠
30:43처음 내 집이 생겼던 그날이
30:45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30:50직후 나니까 얼마나 좋은지 몰라
30:52이런 집이 우리 집이 제일 좋은 줄 알았어
30:55놈들 지금 아파트 당선되어서도 그렇게 좋진 않아요
31:00그때 인지는 이렇게 생겨지는 거였고
31:05다섯 식구의 시어머니, 시동생까지 함께 사느라
31:09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던 집
31:15집을 짓고 나서야 황해도 억척 세댁은
31:18물동이를 지지 않게 됐다고 합니다
31:20그 전에는 물 한 번 갖다 먹으려면
31:25저 홍대도 고개 넘어가야 되고
31:28영천시장 그거
31:30그 전에는 개천이 있어서 거기 가서 저기 오고
31:32그렇잖아요
31:33저 무학동 가서 지고 오고 그랬어요
31:35그때 물 맑으면 되게 곤란했어요
31:39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던 내 집
31:42김순아 씨는 그 집의 세입자입니다
31:47암투병으로 고생하던 딸
31:52집을 팔았지만 결국 먼저 보내야 했습니다
31:54집을 팔았지만 결국 먼저 보내야 했습니다
31:58집을 팔은 지 오래됐어요
32:00막내딸이 암이 저기 돼서
32:04무슨 애들인데 암이 생겼던가 몰라
32:08처음에는 장암이 걸렸거든요
32:10그 뒤 난중에 또 자궁암이 생겼다고
32:12또 수술했어요 돈 때문에
32:15그러니까 집을 팔고 그래도 거기다가
32:19그렇게 되면 결국은 못 걸쳤어요
32:22퍼지는 거 자꾸 여기저기
32:25보고 싶죠
32:27그냥 때때로 그냥
32:29세입자가 되면서부터는
32:39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32:41집주인과 연락이 되지 않아
32:46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32:55지금은 어디로 가고 싶어도
32:58가고 싶지도 않지만
33:00돈 받는 게 문제예요
33:02전화를 딱 끊어버렸어요
33:03거의 건물 산 사람이
33:05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33:06다른 사람들도 다 그래
33:07재건축 된다고만 이제
33:09다 나오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33:12그때는 진들이 다 오지 말라고
33:15다 나타나니까
33:16그때까지 가만히 있지라고 해서
33:18웃었다니까
33:22집주인이 자주 바뀌는 바람에
33:24이곳엔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고
33:26사는 세입자도 많습니다
33:28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33:40이종래씨가 허둥댑니다
33:43우산도 못 챙겼지만 서둘러야 합니다
33:49공터에 널었던 빨래를 거두어야 합니다
33:53안 오는 걸로 알았는데
34:02장마를 앞둔 여름이 다가오면
34:07걱정이 더 많아집니다
34:0835년째 살고 있는 집안 곳곳엔
34:18빗물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34:20주방 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비가 새
34:30성한 곳이 없고
34:32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34:35머리맡에도 물이 샵니다
34:37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34:38머리맡에도 물이 샵니다
34:41이게 뭐 들으면은 내가 걱정이야
34:437월달에는 날마다 비 온대
34:45아픈 거야
34:47나이가 먹었으니까 아프겠지
34:49피나 안 세면은 그냥 그룩저룩 살다가
35:04그만두고
35:05저기 했으면 좋았는데
35:08집이 오래된 것도 문제지만
35:13이종래씨 혼자 사는 해결하기 힘든 일이 많습니다
35:20여기 불은 안 켜지죠, 어머니
35:22형광등 있는데
35:24형광등 닫을 줄 알아?
35:26사놓은 형광등을 달 수가 없어
35:31몇 달째 그대로 지내셨다네요
35:34집어드릴까요?
35:38아니요, 아니요, 괜찮아요
35:40엄마 필요해요
35:41그리고 잠시 후
35:42여기 또 있어
35:44어머니, 보세요
35:46이 첫 단일은 두 번 찐 거야
35:48아이고, 이거는 못 키웠구나 그랬는데
35:54갑자기 이거 생각이 나잖아
35:56그래서 미안해도 말을 했어
35:59잘하셨어요
36:04비가 오고 날이 굳어지면
36:06터지지 않는 전화 신호에
36:08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36:14우리 집이는 이놈의 것이
36:16집에서 전화도 안 되니까
36:18그거 더 죽어서
36:19내가 몸이 안 아플 때는
36:21이리 나가서 전화를 하지만
36:22아플 때가 참 그거 죽었어
36:25전화도 못 오지
36:26전화통이 있어도 못 오지
36:32이종래실을 비롯해
36:33내 가구가 살고 있는 골목
36:35매일 지나다니는 이 길도
36:37안전하지 않습니다
36:39마주 보던 건물이 기울어지면서
36:54위태로운 상태로 맞닿아 있습니다
36:56위태로운 상태로 맞닿아 있습니다
36:59위에도 위에도 이렇게 공간이 넓어야 되는데
37:02집이 너무 와가지고
37:04그렇게 된 거라니까
37:05사람들이 다닌거든 그냥
37:07돌이 떨어지고 세면이 떨어지고
37:09다니다가 이거 큰일 난다니까
37:11여기 진짜
37:12지은 지 50년이 넘은 집들
37:2020년 전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된 후부터는
37:25대부분 수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두다 보니
37:29건물의 상태는 더욱더 심각해졌습니다
37:32주민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골목길
37:42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38:02얼마 전 세탁소가 있는 건물에서도
38:10위험천만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38:13현조동의 유일한 세탁소
38:34가끔 수선을 맡기는 주민들 말고는
38:38일감이 거의 없지만
38:40그렇다고 해서 당장 이사를 갈 형편은 되지 않습니다
38:45그런데 손님이 없는 날이 더 많다는 세탁소에
39:06어쩐 일인지 옷이 빼곡하게 걸려 있습니다
39:08일을 하면서도 난감한 적이 많은데요
39:32급한대로 고쳐서 살고는 있지만
39:34건물이 워낙 오래되다 보니
39:37수리를 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고 합니다
39:40열악한 환경이지만
40:03집주인에게 선뜻 수리를 해달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40:06그걸 수리해서 놀려면 돈이 꼽으러 더 들어가니까
40:17누가 집주인들이 수리해서 내놓으려고 해요
40:20차라리 나가라 이거지
40:22아 나가래요?
40:23그럼 집주인들 찾으면 자기네들 저기 안 하려고
40:27수리 안 하려고?
40:28응 나가라고
40:29어차피 이제 그냥 자기네들 집 사는 거니까
40:32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40:41가게도 문을 닫습니다
40:43골목에 하루도 저물 무려
40:50골목 입구에서 한 신혼부부를 만났습니다
41:04현조동의 최연소 주민
41:20아빠와 딸 손자까지 3대가 함께 현조동에 살고 있습니다
41:25이 동네 아기는 예쁜일걸?
41:31제일 최연소
41:33저는 아예 여기에 태어날 때부터
41:37저 윗동네에 있다가
41:38이제 초등학생 돼서 이쪽으로 내려온 거였거든요
41:42저 오르막길 이런데도 다 집이었으니까
41:45또래 친구들 아니면 언니 오빠들 이렇게 내받고
41:48진짜 많이 뛰어놀고 그랬었거든요
41:50이제 막 100일을 넘긴 아기
41:55엄마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41:58아이를 이곳에서 안전하게 키울 수 있을지
42:04걱정이 됩니다
42:05애기가 있다 보니까
42:10여기에 좀 애기 왔다 갔다 하고 다니면
42:13조금 위험하잖아요
42:14땅이 움푸 파였는데
42:16제가 아기띠를 하고 갔다가
42:17그걸 못 보고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42:20여러 가지 요소들이 좀 보이니까
42:23이사를 가고 싶죠
42:28엄마가 되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
42:35지원 씨는 이제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42:39조용하던 동네가 술렁입니다
42:5420년 만에 다시 불어온 바람
42:59최근 현조동에는 다시 개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43:04여기는 삼성이나 파퀴부는 안쪽에 있어서
43:08높게 보이죠
43:09가게 앞에 모여 앉은 세입자들
43:19가게 앞에 모여 앉은 세입자들
43:21여기는 완전히 떠나야 돼요
43:27집도 팔고 했으니까
43:29가라고만 가야 될 것이고
43:31있으라고만 있어야 될 것이고
43:34젊어서만 모르지만 나이 몬고
43:37있어야 가두 걱정이고
43:38인대 아파트라도 해주려나
43:40아주같이 철저 집 대키는 사람은
43:44인대 아파트 보내줘
43:45인대를 들어간다고 해도 돈이 있어야 또 들어가
43:48그냥 막 들어간 거 아니에요
43:51얼마나 있어야 그렇게
43:52오랜만에 개발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조심스럽습니다
44:07결국 언젠가는 큰 돈이 필요하다는 걸
44:22주민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44:25돈이 없잖아
44:30돈이 얼마라도 있어야 임대 아파트 나가지
44:34그래도 이제 교통정리하러 가려고
44:36저걸 때는 길을 쓰고 가대
44:39방학 동안에 한 달 쉬잖아
44:42그러면 그 돈을 못 받으니까 죽겠는데
44:4530만 원 돈이면 누가 그게 작은 돈이야
44:50나한테는 큰 돈이지
44:52남아있는 주민들 대부분은 고령의 노인들입니다
45:03그 중에서도 90살 김순아 씨가 가장 두려운 것은
45:07낯선 곳으로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45:10불안감입니다
45:12나이 먹어갖고 몸도 잃었는데
45:14어디로 간다고 그냥 그러게요
45:16그냥 여기가 편해 그냥
45:18놈들은 집 이런 데서 살고 있지 말고
45:21깨끗한 데 가서 살고 있지 말고
45:23깨끗하고 안 깨끗하고
45:25나도 여기 편해 그냥
45:26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떠나던 뒷모습을 지켜보며
45:36마지막까지 이곳에 남아있는 현조동 사람들
45:40현조동의 마지막 남은 가게도 문을 닫을 것입니다
45:55좀 시원섭섭하지
45:59아 이제 개발되면 여기 못 오겠구나
46:02그런 생각도 들고
46:04이렇게 오래될지는 몰랐지
46:06오래될지는 몰랐어 진짜
46:08근데 빨리 이해하여 이제
46:10사람도 없고
46:11집들은 다 세고
46:13반도는 얼마나 빌려서
46:15사는 사람들이 몇십 년 동안 얼마나 짓는 거지
46:17욕망하는 대도시는 이 골목의 속도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46:27그 질서에서 벗어나 존재했던 20년
46:33현조동 골목에는 대도시 서울의 고민이 여전히 쌓여 있습니다
46:41그래서 하는 얘기가 그거였어
46:43어디로 한 군데로 같이 가서 이사 가서 살다가
46:45다시 여기 이렇게 되면은 와서 살자고
47:03이제 마지막 남은 가게도
47:17문을 유지하며
47:19이렇게 보면
47:21어디서
47:22이렇게 goof
47:23이렇게 해야 하는
47:25이제
47:27여러분들도
47:29이렇게
47:31한글자막 by 한효정
추천
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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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
57:25
44:34
28:48
1:07: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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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18
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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