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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전주의 한 동네
00:09전주의 한 동네
00:10불황 속에서도 선임이 끊이질 않은 특별한 미용실이 있다던데요
00:14문을 열자마자 대기실은 만석
00:27그런데 갑자기 손님이 바닥 청소를 시작하더니
00:33파마 용품을 정리하는가 하면
00:35한쪽에서는 수건 계기까지 일을 찾아가기 바쁩니다
00:42그런가 하면
00:54점심시간이 되면 일사불란하게 대이동
01:01머리하다 말고 다같이 밥을 먹기 시작하는데요
01:05배꼽시계는 꼭 지킨다는 전주의 소문난 가위손 미선씨
01:12그녀의 영업비밀을 공개합니다
01:16이른 아침부터 하루를 시작한다는 전주의 가위손 미선씨
01:27세수하는 모습이 좀 특이하죠?
01:32세면대 위에 작은 바가지를 놓고 물을 담아서 사용하는데요
01:35사용한 물은 발 한 통으로 직행
01:38세수한 물은 모두 모아서 이렇게 재활용하는게 미선씨의 철칙이라는데요
01:52물 한 방울도 허투루 쓰지 않고 절약하는건 오래전부터 몸에 뵌 습관
02:06보유하고 있는 절약골 팁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데요
02:14온갖 화장품 대신 얼굴에 바르는 것도 이 연고 하나뿐이랍니다
02:20바세린은 1년에 만원지 사놓으면 1년 내발라
02:27아 진짜요?
02:28이게 얼마나 좋은데 바세린이
02:30내가 가발을 써요
02:34시간 아낄려고 가발 쓰는거야
02:38이거 단속하려고 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데
02:40이거 딱 쓰면 딱 2분이면 끝나
02:45그럼 시간도 절약되고 얼마나 좋은데 써요
02:49미용사가 본인 머리 할 시간 아끼려고 가발까지 쓴다니
02:53이런 짠순이는 또 처음입니다
02:56그렇다면 옷장은 어떨까요?
03:01외출복마저 빨간 수트 2벌뿐이라는데요
03:04집에서도 외출할 때도 오직 빨간색만 고집한다는 미선씨
03:26남편마저 빨간색만 고집한다는 미선씨
03:28남편마저 빨간 옷이네요
03:33나는 빨간색을 입게 된 이유가
03:36검정 옷 입으면 추리해 보이고
03:39또 뭐 흰색 좋아하는 흰 걸 입으면 다 튀어요
03:42빨간 거를 입으니까 염색이 묻어도
03:45이게 표가 안 나
03:47이것만 이거 멋쟁이네
03:49그러니까 다 내가 멋쟁이네 그러잖아
03:51그게 참 좋더라
03:53그래가 있게 됐어요
03:54부부가 서둘러 온 곳은 신선한 식재료가 가득한 새벽 도깨비시장
04:00아이고 안녕하세요
04:04세상에 왜 요새 왜 머리 하러 안 와
04:07바빠가지고 거기까지 갈 새가 없네
04:09어?
04:11아니 이거 도와줘봐
04:13사러 왔다가 도와주자
04:15아시는 분들이세요?
04:17손님 손님
04:18시장에서 단골 손님을 만났습니다
04:21지인 찬스가 좋은 점 바로 덤이 따라온다는 건데요
04:40파프리카는 저 여사님을 사주고
04:45내가 머리 한번 해줄게
04:47염색해줘게 염색
04:50신선한 채소와 염색 시술 일회권 교환
04:54빅딜이 오갑니다
04:56머리 염색해주시는데 깎아주시는 거예요?
04:59그렇죠
04:59이미 양손 가득한 식재료
05:05집에선 물 한 방울까지 아끼더니
05:08여기서는 큰 손이 따라올군요
05:10나는 계산 안 해 몰라
05:12얼마 썼지 몰라
05:13우리 왜 이렇게 사나
05:15그냥 무조건
05:15계산하면 스트레스 받잖아
05:17못 쓰잖아
05:18그러니까 이런 거는 잘 산다니까
05:21이건 내가 잘 사
05:22잘 사가지고
05:22시장이 오면 그렇게 몽땅 사요
05:25잠시 후
05:27집으로 돌아온 부부
05:31본격적으로 식사 준비를 하려나 본데요
05:34가정집 주방이라고 하기엔
05:38구조가 좀 특이하죠?
05:39게다가 재료는 기본 한소쿠리
05:43부부 두 사람이 먹기엔 양이 아주 많아 보이는데요
05:47우리는 식구가 많아요 식구가
05:50가족이 아무리 못해도
05:52하루에 2, 30명은 있지
05:55많을 때는 진짜 많아요
05:59몇 명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06:03대가족은 대체 누구길래
06:06매일 아침 2시간
06:07정성들여 밑반찬을 만들고
06:10따뜻한 국물을 준비하는 걸까
06:12잠시 후
06:16요리를 끝내고
06:18맞은편 건물로 발길을 옮기는 미선 씨
06:21이곳이 바로 그녀의 일터랍니다
06:25미용실
06:26이제 본업에 왔으니까
06:29이제 시작해야지
06:32어서 오세요
06:36뭐 하시게요
06:38앉으세요
06:3947년차 베테랑 미용사 미선 씨
06:44아침 8시 문을 열면
06:46첫 손님을 시작으로
06:48그녀의 손기술에 머리를 맡기려는 손님들이
06:52줄줄이 입성하기 시작합니다
06:54대기실에 들어오자마자
06:58알아서 척척 미용가운을 걸치는 손님들
07:02매우 익숙한 모습이네요
07:04대기실은 어느새 만석입니다
07:10먼 지역에서까지 손님들이 오는 인기 미용실이다 보니
07:26집원도 두 명이나 있다는데요
07:28강제 채용이 된 후
07:4510년 넘게 엄마를 도와 손발을 맞춰왔다는 두 딸
07:49그런데 아무리 자매라지만
07:54매우 닮아 보입니다
07:55쌍둥이요
07:57쌍둥이요?
08:03아하 일란성 쌍둥이랍니다
08:06쌍둥이 딸들이 지원군으로 있는 미용실
08:21그런데 손님이 알아서 머리를 말리는가 하면
08:25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드라이까지 직접 합니다
08:30원장님 바쁘신데요
08:33손님 많은 거 우리 말도 못해
08:36아 진짜요?
08:37그러니까 습관이 돼가지고
08:39그냥 우리가 이런 식으로
08:41손님이 많아 바쁜 미용실에 알아서 적응해버렸다네요
08:46시술이 끝나면 뒷정리도 깔끔하게 셀프로 마무리합니다
08:52각자 옷도 자기네들 입어야 되고 각자 자기네들 해야 돼
08:57언제 옷 입히고 하는 우리가
09:00여기 나 셀프이요?
09:02응 셀프
09:03손님들의 셀프 서비스 이게 끝이 아닙니다
09:08직원이 바구니를 툭 내려놓자
09:11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가져가는 손님
09:15바구니에 담긴 파마에 사용하는 종이를 정리하기 시작하는데요
09:21알아서 작업 동료까지 생깁니다
09:24열 십자로 차곡차곡
09:31이거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데요
09:33이런 와시오
09:34이런 와시오
09:37이런 와시오
09:38이렇게 줘야 딱딱 집어서
09:42한꺼번에 모아두면 또 안끼기야
09:44이놈을 집어서 올려면 시간 걸리잖아
09:46이렇게 줘야 하나씩 딱딱 집지
09:49가만히 안는 소리 움직이면
09:52또 치매도 해방되고
09:55그런가 하면 한쪽에서는 삼삼오 모여 수건을 개고 있는데요
10:01이렇게 손님들이 솔선수범해서 일을 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요?
10:08기술은 짱이고 머리값은 싸고
10:12당신에서 다 하잖아요
10:13누가 시키세요
10:14머리값도 싸고 파마용도 싸고 카트도 싸고
10:18누가 염색하고 파마하는디
10:21저도 막 코는디가 어디가 있거든
10:2470세 이상 손님의 커트 비용이 단돈 3천원
10:31파마와 염색도 2만원이 되지 않습니다
10:36파격적인 가격에 손님들이 절로 일손을 돕는 거지요
10:40다른 미용실에선 보기 힘든 진 풍경들이 벌어집니다
10:56파마 손님들은 남녀노소 불구하고 무조건 바구니를 드려야 합니다
11:01그런 후 종이와 보무줄을 번갈아가며
11:03전담 미용사에게 전달하는데요
11:06효율과 스피드를 따지는 손님과 미용실의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입니다
11:253사람에서 하루에 100명도 해내
11:30코트는 남자 어르신 코트는 한 3분대로 잘라내야 되고
11:35파마는 5분내로 그렇게 해야 돼
11:39그러지 않으면 안 돼요
11:39손님이 많은가가 행사 밀려가잖아
11:43몇 시간씩 기다리고 그래
11:445분 내에 파마 머리 말기가 가능하다고요?
11:49파마 머리 잘 안 나고 시작할게요
11:50직접 관찰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11:55파마의 가장 중요한 머리 말기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
12:00과연
12:015분 26초네요
12:09정우가 다가오자
12:30갑자기 밥을 먹어야 한다며
12:43미용실에서 손님들을 내쫓는 미선 씨
12:45이건 또 무슨 경우인가요?
12:47밥 먹으러 가세요 밥
12:49그런데 미용실을 나서는 손님들
12:54줄줄이 차례로 맞은편 건물로 대이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12:58손님들이 도착한 곳은
13:02미선 씨 부부가 아침 내내 요리를 했던 바로 그 식당
13:06정성껏 만든 반찬을 먹을 만큼 담고
13:12준비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는데요
13:15미용실에서 식당까지 운영하는 걸까요?
13:19미용실에서 식당까지 운영하는 걸까요?
13:23말해서 한 번 냄새고
13:24잘 안 났을 수 있어요
13:25천성이 아직 들어가면
13:27두 큰 탕이 더 마실래요
13:29미용실에서 갑자기 호텔 빌리도 내려와 있어요
13:32저도 깜짝 놀랐어요
13:34머리하러 왔는데
13:35식사 시간대 되면
13:37여기 와서 밥 먹고
13:39머리도 예쁘게 하고
13:40염색도 싸게 하고
13:42쓰지 마죠
13:4330년이 넘게 미용실 손님들뿐만 아니라
13:50이웃들에게까지 공짜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는 미선 씨
13:54지금도 있는데 빚이
13:56지금도 대출이 있어요
13:58아직도 빚 덜 갚았냐고
14:01뭐라는 줄 알아요?
14:02엄마 그냥 빚 붙어갖고
14:06밥도 주지 말고 그러려는데
14:09형편이 넉넉해서
14:20이 일을 시작한 건 아니랍니다
14:22대출 빚을 갚아가면서
14:30무료 밥 봉사를 하고 있다는 건데요
14:33그렇다 보니 가족들의 도움은 필수
14:38뒷정리는 남편 박성곤 씨의 몫입니다
14:41불만은 없을까요?
14:44연관으로 따지면 미천만 원 되는 것 같아요
14:48연관으로 따지면
14:49처음에는 좀 배가 아프죠
14:54이렇게 힘들어가지고 벌었는데
14:57싸움도 했어요
14:59솔직한 얘기지
15:01우리 그건 이건 그만하자
15:03더 잘 사는 사람도 많은데
15:06왜 우리가 이렇게 해야 되는가
15:08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15:09알아서 한다 그래요
15:11알아서
15:11나한테 그런 얘기는 하지 말라 그래
15:14그건 내 소관이니까
15:15다치하지 말라 그래
15:17저렴한 가격에 공짜 점심까지
15:22남는 게 있기는 한 걸까?
15:26사실상 손님을 많이 받아야 운영이 가능한 구조인데요
15:29그렇다고 미용실이 분주해지면
15:32또 그건 그것대로 직원들에게 부담일 텐데요
15:37미용실 손님 받기도 힘들 텐데
15:56미선 씨는 어쩌다 공짜 밥까지 하게 된 걸까
16:0012시 딱 되면 누구든 배가 고파
16:05그러니까 내가 배가 고팠기 때문에
16:08얼마나 배가 고프겠나
16:09그래서 같이 이렇게 먹자고 먹자고 하다 보니까
16:12이렇게 참 커지고 그런 거지
16:16뭐 다른 뜻은 없어요
16:18그날 저녁
16:21퇴근한 미선 씨가 매일 하는 일이 있다는데요
16:26바로 작업복인 빨간 수트 세탁입니다
16:31매일 빨아야 입지
16:34담보 신사라고 했잖아요
16:36새벽부터 움직였으니 고될 만도 한데
16:40대체 왜 손빨래를 고집하는 걸까요?
16:45이게 손빨래를 하면 옷이 좋아요
16:50빨리 벤지지 안가
16:54그리기 있다
16:55오래 입으라고?
16:57오래 입지 안 떨어져
16:58여보
17:01네
17:02아이고
17:03힘들었는데 세탁기에 돌리지
17:07세탁기에 돌리면 이거 두 가지가 세탁기에 왜 돌려
17:11두 가지 가지고 세탁기에 돌리면
17:14물도 얼마나 소비되는데
17:16이리 이리 봐 이리 봐
17:17나도 팔 아픈데
17:19여기를 좀
17:20가로 얹은 줄 알았어요
17:21어디야?
17:22이럴 데 좀 잘
17:23알았어요
17:23알았어요
17:24염색이 묻어가지고
17:26네 알았어요
17:27이거 싹싹 비벼야 돼
17:29네 알았어요
17:30솔로 하면 안 돼 솔로
17:31솔로 하면 옷이 망가지지
17:34아 그래요?
17:35네 알았습니다
17:36미선 씨를 챙기는 건 남편 성권 씨
17:41한 번쯤은 방귀를 둘 법도 한데
17:44아내의 말이라면 무조건 오케이랍니다
17:46남편이 이렇게 미선 씨를 배려하는 데에는 사연이 있다는데요
17:53또 우리 남편 돈을 좀 벌었어
17:59그래가지고 그 돈 가지고 미용실을 또 잘했지
18:02피부 관리까지 하고 비만 관리까지 하고 미용실을 하고 그랬었어
18:07얼마 소리 안 해도 채하고 5만 원부터 들어가니까
18:10그때 돈으로 5만 원 하면 굉장히 큰 거예요
18:13그렇게 큰 부자는 아니었어도 이렇게 옛날에는 파출부 있었잖아
18:18파출부 두고 살았으니까
18:21한때는 수원에서 고급 미용실을 운영했다는 미선 씨
18:26하지만 IMF 직격탄에 남편의 사업이 한순간에 무너졌고
18:32월세빵을 얻기도 쉽지 않았다는데요
18:35쌀 살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지 않아
18:40그럴 때 그러면 어떻게 애들만 주고
18:42그냥 없으면 나는 배가 부르다
18:47그러고 그냥 안 먹고 그랬지
18:51그래서 교회를 찾아갔어요
18:53찾아갔어
18:54교회에다는 밥 주냐고 물으니까
18:57정신대 밥 준다고 그래요
18:59그렇게 알게 된 따뜻한 밥 한 끼의 위안
19:14미선 씨가 점심 나눔을 시작한 이유랍니다
19:18일을 줄이면 좋으련만
19:38아내에겐 통하지 않습니다
19:40고단했던 하루
19:43저녁이라도 좀 편하게 먹고픈 마음에
19:46아내를 설득해 외식에 나섰습니다
19:49일단 따라 나서기는 했는데
19:51사장님
19:54수제비도 꽃백이 되지요
19:57꽃백이 하나 하여간 갈라먹게
20:00에이
20:01두 개 줘요 두 개
20:03아 두 개?
20:04아니 하나만
20:04꽃백이 하면 두 개 갈라주면 되잖아
20:06아니 아니 아니
20:07두려워하는데
20:09모처럼 아는데
20:10두 개 주세요 그냥 꽃백이 말고
20:12알겠어요
20:12하나 가서 갈라먹으면 돈도 싸잖아
20:15자린 고기라니까 자린 고기
20:18사실 외식은 평소 식사량이 적은 미선 씨가
20:23가장 싫어하는 일 중에 하나랍니다
20:25외식비로 차라리 반찬거리를 더 사고 싶다는데
20:31미선 씨에게 나눔이란 대체 뭘까요
20:34내가 이렇게 받아 먹다가 내가 남을 주니까
20:39나도 너무 기쁘고 그 사람도 너무 좋아하고
20:42남이 잘 먹고 있으면 너무 기분이 좋아
20:46맛있어요 그러면 맛있다 그래
20:48나눔이 얼마나 행복한데
20:51며칠 후
20:54쌍둥이 딸들과 함께 외출을 한 미선 씨
21:00도착한 곳은 사진관입니다
21:04안녕하세요
21:05특별한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21:07아니 애들이 애들하고 커서 사진을 안 찍어봤잖아요
21:14그래서 애들이 원하니까 한번 와봐
21:17와보지는 안 해봤으니까
21:19쌍둥이 딸의 성화에 못 이겨
21:22가족 사진을 찍으러 왔다는데요
21:24그동안 아끼고 나누느라 가족과 여행 한번 다녀본 적이 없다는 미선 씨
21:30사진으로 오랜만에 소중한 추억 하나를 남깁니다
21:38오랜 시간 이웃과 나누며 살아온 삶
21:41미선 씨에게는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21:44행복해
21:45손님을 죽여서 음식을 하잖아
21:47그럼 나도 얻어먹는 거야
21:49남을 죽여서 국도 많이 끓이면 나도 한 걸 얻어먹고
21:53그래서 한다고
21:54내가 좋아서 하는 거야 내가 좋아서
21:57나도 얻어먹으려고
21:59입에 풀칠하기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22:02덕분에 더불어서 하는 삶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는 미선 씨
22:07오늘도 그녀의 밥 한 끼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돼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2:143년 전 각종 대회에서 실력을 뽐내며 데뷔한 신의 트로트 가수 장군
22:28엄마에 대한 노래로 효자 가수란 타이틀을 얻게 되었죠
22:34혼자서 저를 키워내셨는데 단 하루도 쉬시지 못했어요
22:44제가 얼른 좀 잘 돼서 제 타이틀곡처럼
22:48정말 큰 엄마의 자랑이 되고 싶어요
22:51하지만 그 어떤 무대보다 치열한 삶의 무대
22:56이제 제가 가수가 돼서
22:59제가 서야 될 무대도 많이 없고 수입도 없고
23:03이렇게 좀 무명 신인 시절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까
23:09많이 힘들죠 제가
23:13밤낮으로 뛰어보지만 인생살이는 탁탁하기만 합니다
23:19액수도 뭐 작은 것도 아니고
23:22나도 답답하지
23:23나도 이 많은 덜 내가 어떻게 다 내냐
23:26내 아빠가 뭐해
23:28아빠라고 뭐 나한테 뭘 지금
23:30해준 것도 없으면서
23:32나 너무 진짜 숨이 막혀
23:34내가 미안하다 내가
23:36아니
23:37그만 얘기하자 나 오늘 머리 아파
23:41가족과의 갈등은 깊어져 가는데요
23:45해결 방안이 없으니까
23:54너무 답답해서 지금
23:57미칠 것 같아요
23:58내가 찾아가서라도 단판을 져야 되는 거지
24:03뭔 단판을 지냐고 네가 그러니까 거기 가서
24:05아니 그걸 책임을 져줘야지
24:08자기가 저질러놓고
24:08왜 내가
24:09엄마가
24:10가족들이 왜 다 고생해야 되고
24:12왜 스트레스 받아야 되고
24:13왜 맨날 이렇게 얼굴 불키면서 싸워야 되는 거야
24:15걔가 어쩔어
24:16니 아빠니까 어쩔어
24:17니 아빠니까 어디 있어
24:18아빠같이
24:19해 아빠인 거지
24:20나는 이렇게는 못 살아
24:23대체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 걸까
24:27원망스럽죠
24:29근데 답답하고 화도 나오고
24:32늦깎이 트로트 가수 장군의 사연을 만나봅니다
24:38모두가 잠든 새벽 1시
24:43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24:47시내 트로트 가수 장군 씨인데요
24:50주섬주섬 주머니 가득 무언가를 챙기더니
24:53차에서 내리자마자 냅다 뛰기 시작합니다
25:01한밤중에 대체 뭘 하는 걸까
25:06아침에 일찍 이렇게 녹즙 드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25:13제가 배송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5:14지금 이제 날이 조금 선선해지면
25:16100가구 정도 하는 거고
25:18이제 지금 너무 더운 여름이잖아요
25:21그래서 지금은 좀 많이 줄었어요
25:2270가구에서 80가구 정도
25:24집집마다 녹즙의 종류도
25:28개수도 천차만별
25:30모든 걸 기억하고 기계적으로 움직여야
25:33주어진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25:36보기만 해도 숨이 찰지겨
25:38아우 힘드시겠어요
25:43이게 그 3시간 반 정도로 계속 이렇게 뛰니까
25:47네
25:47땀이에요 다 이게
25:48아 이게 이게 다 땀이에요
25:51아 아
25:52보이시죠
25:52다 젖었네요
25:53네
25:53아
25:553개월 전 새 앨범을 냈다는
26:00가수가
26:00왜 녹즙 배달을 하고 있는 걸까요
26:03가수로 대비를 하긴 했지만
26:09그래도
26:10가수로서 얻는 수익이 없으니까 지금은
26:14수익을 좀 내서 저희 가족한테 보탬이 돼야 되는데
26:18아 그게 지금 잘 안 되니까
26:21새벽 5시
26:244시간 동안 녹즙 배달 일을 마치고
26:29동이틀 무렵에야 집으로 돌아온 장군 씨
26:32아버지
26:36어
26:37일어나셨어?
26:38어
26:38고생하고 오셨네
26:40어
26:40어
26:41아유
26:42아유
26:42힘들지 않았어?
26:43아유 뭘 힘들어요
26:44맨날 하는 거
26:45아
26:46아버님은 아버님인데
26:48장인어른이십니다
26:50장인어른이랑
26:51이렇게 같이 지금 살고 있어요
26:52제가 지금 처가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26:53처가살이요?
26:548년 전부터 처가살이를 하고 있다는데요
27:00밤새 일하고 피곤할 법도 한데
27:02씻기도 전에 밥을 차립니다
27:04아버지 식사하세요
27:06식사해야지 같이
27:08아 이제 저는 이따가 아침에
27:10아기 일어나면 같이 먹을게요
27:12야 이건 뭐 또 진실성 챙인다 아침부터
27:15이거 멸치랑 진미치도 맛있지
27:20녹즙 배달 일을 하며 새로 생긴 일과
27:23일찍 출근하는 장인어른
27:26아침상 차리기입니다
27:27하루 밖에 없어서
27:30부근하고
27:31가족도
27:33사랑해 주고
27:35진짜 저 집안이 대들보입니다
27:37대들보입니다
27:38고맙게 해주세요
27:40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아버지
27:43날씨 오늘 괜찮지?
27:45아유
27:45후덥지근해
27:46더위 조심하시고
27:48물 중간중간 많이 드시고
27:50아버지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27:52잠시 후
27:54여보
27:55여보
27:56여보 이제 일어나
28:01일어나
28:02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28:08또 한 번 상을 차리는 장군씨
28:10아내와 딸 장모님의 아침 밥상도 장군씨 담당입니다
28:25빨리 와 앉자
28:27네
28:28밥
28:29밥
28:29밥
28:30지난해부터 아내가 장모님과 분식집 일을 시작하면서 장군씨가 자연스럽게 아침을 맞게 됐다고 합니다
28:39우리 장군씨는 꼭 시간에 맞춰서 들어와서 꼭 챙겨주니까 좋죠 저는
28:46그러니까 아들 같죠
28:49사이가 이렇게 하겠어요
28:51그냥 마음은 아닌데 자꾸 되게 깜고니까 안겨요
28:55그럼 어느새 들어와서 자고 이렇게 하면 너무 미안하고
29:01또 시간 마치 일어나서 또 밥 챙겨주고
29:03짠해요 진짜 짠해요
29:06네
29:09조심히들 다녀오세요
29:11자
29:14식구들을 차례로 배웅하고 그제야 몸을 눕힙니다
29:19거의 뭐 못 자는데 제가 이렇게 뭐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게 어딥니까 그래도
29:29하루 평균 네 시간에 몸이 지는 수면시간
29:34몸은 피곤해도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다는데요
29:38그날 오후
29:42우리 엄마 이제는 걱정 마세요
29:48엄마의 자랑
29:51엄마의 사랑
29:52멋지게 차려입고 나온 장군씨
29:54어디를 가는 걸까요?
29:56오늘 자그마한 행사가 하나 있는데 그 행사 지금 하러 가고 있습니다
30:03제가 아직 그렇게 막 유명하지 않아가지고
30:06그렇게 많지는 않고 이렇게 가끔가다 하나씩 이렇게 감사하게도 연락을 주셔가지고
30:14오늘 그가 설 무대는 지역협동조합에서 열리는 노래교실
30:21밤새 일에서 피곤한데다 오랜만에 무대라 살짝 긴장한 표정
30:29열심히 굳은 몸을 풀어봅니다
30:36앞으로 승승 참고할 그야말로 개선장군 가수 장군입니다
30:43박수 주세요
30:48어서 오세요
30:51자 술로 한번 찾아가보면
30:54하나 둘
30:56막상 무대에 오르니 물 만난 고기마냥 활기가 넘칩니다
31:01대학로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던 그가
31:13늦깎이 가수가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데요
31:17너무 안쓰러워요
31:22혼자서 저를 키워내셨는데
31:27진짜 단 하루도 쉬시지 못했어요
31:30일을
31:32제가 얼른 좀 잘 돼서
31:35제 타이틀곡처럼
31:37정말 큰 엄마의 자랑이 되고 싶어요
31:40고생하신 엄마에게 효도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갑니다
31:47각종 노래 대회에서 실력을 뽐낸 후
31:50엄마의 자랑이라는 곡으로 효자 가수 타이틀을 얻기도 했죠
31:54엄마의 자랑
31:57엄마의 사랑
31:59아들이 효도할게요
32:05그날 밤
32:06행사를 마치고 그의 발길이 향한 곳은
32:09한 라이브 카페입니다
32:11두 번째 공연이 있는 걸까요?
32:13두 번째 공연이 있는 걸까요?
32:26그런데 애잔한 표정으로 객석에 앉아 노래를 감상하고 있는 장군씨
32:30노래가 끝나자 바로 무대를 향하는데요
32:42우리 아들 어떻게 왔어요?
32:45공연 끝나고 엄마 보고 싶어서 왔지
32:48어머니세요?
32:49네
32:50우리 아들입니다
32:52저희 어머니가 무명가족 생활을 한 40년 넘게 하셨거든요
32:58그래서 못다한 꿈을 지금 가수만의 응어리 가져가지고
33:04이렇게 라이브 카페에서
33:06아들이 하고 있어요
33:07이렇게 가끔씩 노래하시고 건반도 치시고
33:1340년 넘게 무명가수 생활을 해온 장군씨의 엄마랍니다
33:1810년 전부터는 밴드마스터로 일하고 있는데요
33:25너무 안쓰러워요
33:27어렸을 때 제가 옆에서 본 엄마의 모습은
33:31그냥 고생만 하는 엄마예요
33:34밤에 일을 하시고 새벽까지 일을 하셨으니까
33:36주무시고
33:38그럼 제가 일어나면
33:40아이고 우리 아들하고 빨리
33:42또 무대를 하러 가셔야 돼요
33:45그냥 계속 고생만 하셨어요
33:47그래서 그 고생을 좀 덜어드리고 싶은데
33:51이제 엄마도 나이가 있고
33:53아들의 깜짝 방문에 기분 좋은 엄마
34:06퇴근길까지 든든하게 에스코트를 해줍니다
34:10엄마의 집에 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는데요
34:15엄마
34:19바로 냉장고 검사
34:21뭐야 이게
34:22뭐 아이고 야 그냥 냉장고 문을 왜 열어봐
34:26어머 이거 계란 언제 사는 거야
34:29한참 됐어 오래됐어
34:31하
34:33아니 아무리 그거 혼자 있어도 그렇지
34:35뭐라도 이렇게 냉장고에 챙겨놔야지
34:37어머
34:38나가면 바로바로 갈아야지
34:40왜 이렇게
34:41엄마 편해 이게 편해
34:44그 길로 다시 밖으로 나가는데요
34:51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34:53스스로를 챙기는 데 서툰 엄마
34:56그 빈틈을 채우는 건 하나뿐인 아들
34:59장군씨입니다
35:00신상란 이건가 신상란 15개
35:0715개짜리면 괜찮겠네
35:10사장님 혹시 거실에 있는 형광등 혹시 팔아요?
35:18형광등이요?
35:19형광등이요?
35:21형광등이요?
35:23형광등이요?
35:24아
35:26어
35:27이거 맞는 것 같아요
35:28짧은 거
35:2936W라서
35:31기계하세요
35:32네 사장님 고맙습니다
35:34급한대로 편의점에서 장을 봤는데요
35:38제가 제안까지 드렸어요
35:40우리 가까운데
35:41집을 얻어서 이제 우리 같이 이렇게 모여 살자
35:45그것보다 그냥
35:47혼자 이렇게 사는 게 더 좋겠다고
35:51이렇게 말씀을 하셔가지고
35:53그래서 더 이제 마음이 쓰이고
35:55더 이제 자주 찾아뵈려고 하는 거죠
35:58시간이 날 때마다 어떻게든 찾아뵈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36:03자 이거 먼저 받아주시고
36:05아이고 형광등을 팔아요 이거 형광등을
36:07아 그럼 팔지
36:09아
36:12우유랑 수박 수박도 사왔고
36:16계란도 사왔어
36:17괜찮다곤 했지만
36:20이것저것 챙겨주는 아들이 엄마도 내심 흐뭇한 모양
36:24떨어지지 말고
36:26예
36:28번거로워 미루던 일도 아들이 오면은 단번에 해결
36:32이게
36:34아우 화나네
36:36어이구 화나다
36:38됐지?
36:39어
36:40두개 다 갈 거에요
36:41그러니까
36:42아들의 특급 서비스가 이어집니다
36:48우와 우리 엄마 이거 어깨 많이 훔쳤네
36:52장군씨가 결혼을 하기 전까진
36:55엄마와 아들 단 둘이 유일한 가족이었다고 하네요
36:58제가 어렸을 때
37:04아버지가 무슨 사업체를 운영하셨는데
37:07그 부도가 났어요
37:09그래서 그 빚을 다 어머니께 떠안게 돼가지고
37:13이제 서로 이제 갈라서게 되신 거죠
37:17일곱살 난 아들을 두고 빚만 남긴 채 떠난 아버지
37:22원망할 새도 없이 엄마 희주씨는 생계에 뛰어들었습니다
37:26그 후 모자의 삶은 늘 고단했습니다
37:30그러니까 저보다는 아들이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37:34어떻게 보면 너무 미안해요 아들한테
37:37저는 또 어차피 뭐 그러다 치더라도
37:40아들은 또 그게 아니잖아요
37:42그래서 아들한테 항상 미안해요
37:45마음은
37:47마음하고 저거
37:49내가 지금
37:52보여줄게 있는데
37:53뭐
37:55그런데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는 장군씨
37:58아
38:00아니 엊그저께
38:02모르는 이름으로 이제 카톡이 왔는데
38:06아빠더라고
38:08아빠더라고
38:10모르는 번호인데 아빠인지 어떻게 알아요
38:12아니 이렇게 내용이 이렇게 왔어
38:14뭔데
38:16그러면서 나중에 물어보더라고
38:19엄마 번호 아냐고
38:21다 그냥 화딱이 나서 나도 답장 하나도 안 했어
38:24나는 이거 보고 갑자기 닭살 돋더라고
38:29오랜만에 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왔다는 겁니다
38:33아
38:34아
38:37아
38:39그런데 어째 걱정이 가득한 표정
38:43대체 이유가 뭘까요
38:44그날 오후
38:48중요한 약속이 있다며 조용한 카페를 찾은 장군씨
38:55누구를 만나러 온 걸까
38:57아
39:00저한테는 엄마 같은 분이고
39:02그리고 또
39:04가요계 선배님이시기도 하고
39:06저를 너무 잘 챙겨주시고
39:08또 굉장히 사랑스러우신
39:10그
39:12한 분이 지금 오시기로 했습니다
39:15잠시 후
39:17반가운 얼굴이죠
39:19우리 장군
39:20우리 장군
39:22아이고
39:23아이고 더 이뻐졌네
39:25마지막 선물
39:28가수 임지리씨입니다
39:30장군씨를 아들처럼 챙기는 선배라고 하네요
39:37제가 아직
39:39무명이잖아요
39:41아직 이렇게
39:42이 가요계의 자리를
39:44잡지도 못했고 아직
39:45모든 사람은 다 무명
39:46나도 무명이었어
39:48이 길을 계속 가야 되는
39:50이유를 좀 찾고 싶어요
39:52그래야 저한테 원동력이 생기고
39:54좀 그럴 것 같아서
39:55그러면 장군이가 제일 잘하는 게 뭐지?
39:57저는 이제
39:58가장 잘하는 건 노래라고 생각하죠
40:00노래를 하면 되는 거지 그러니까
40:02자기가 제일 잘하는 거
40:04그리고 춤도 잘 추잖아
40:06주로 이제 신인들이
40:08무대 장악력 때문에 문제거든
40:10내가 얘기하고 싶은 거는
40:12무대를 가잖아
40:13우리를 무대를 지배를 해야 돼
40:16그 3분이라는 시간 동안에
40:18모든 걸 보여주면
40:20그게 사람이 열정으로 다가오는 거야
40:22그러니까 열정적으로 혼신을 다해서
40:24뭔가 그 창조적인 걸 보여주는
40:26남하고 다른 거
40:28충분히 할 수 있어
40:30노래 내가 들었잖아 많이 그치?
40:32무조건 자신 있게 하면 돼
40:34잘될 수 있어
40:35아낌없이 조언을 주는 대선배인데요
40:38진심 어린 얘기에 힘이 난 장군씨
40:41또 다른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40:43아니 근데 선생님
40:45이제 다른 게 아니라
40:47저희 아버지가
40:49나쁜 행동들을 많이 하셨잖아요
40:51저희한테
40:53돌보지도 않고 그거 잠깐 들었어
40:55근데 뭐 나타나가지고 뭐 얘기를 하고 막 그래?
40:57맞아요 지금 얼마 전인데
40:59연락이 오셨어요
41:01방송 보시고
41:03어 방송 잘 보고 있다
41:05그러면서 말미에
41:07너희 어머니 전화번호 좀 알려줘라
41:09뭐 때문에?
41:10그러니까요
41:11어차피 지금
41:13이렇게 저한테 상처를 주고
41:15어머니한테 상처를 주고
41:16이렇게 살아오신 분인데
41:18갑자기 또 어머니 번호를 알려달라고
41:20연락이 오니까
41:22진짜 미치겠더라고요
41:24그래서 선생님은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41:27그렇게 하는 거는
41:29그 사람 자체가
41:31아빠가 자기 역할도 못하면서
41:33난 기본적인 양심이 안 되는 거야
41:35엄마한테 전화해서 뭐 하려고 그러니까
41:37그러니까요
41:38뭐 싸우게니 뭐 하겠니 부모인데
41:40그러니까 이제
41:42타일러 그냥 이렇게 해서
41:44아빠가 사실
41:46얘기 안 해도 알지 않냐
41:48얼마나 잘못하고 엄마도 지금 몸도 안 좋고
41:50나도 이제 도약을 하는 시점인데
41:53아빠가 응원을 못 틀리려고 말해서
41:55뭐 엄마 전화번호나
41:57어떻게 그렇게 하는 게 굉장히 신경이 거슬린다
41:59설득을 해봐 설득이 안 되면 그냥 무시해버려 진짜
42:03난 그렇게 하고 싶어 진짜
42:04아무 도움이 안 되잖아
42:06그렇지?
42:07네 맞아요
42:11가족에게 무거운 짐만 남기고 떠났던 아버지
42:14긴 세월
42:16아픔을 삼키며
42:18아버지라는 존재를 잊고 살아왔는데
42:20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연락이
42:23장군신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42:24다음날 아침
42:27등산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장군씨
42:30천천히 올라가면서 이 마음을 다스리는 게
42:34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42:36머릿속이 복잡한 날엔 일부러 힘든 코스를 선택하곤 한다는데요
42:52우와
42:53우와
42:54이야
42:55어우 시원해
42:57하늘에 다 보이네
42:59그런데 생각이 많아 보입니다
43:02많이 힘들죠
43:03제가 처가살이 하는 것도 그렇고
43:04저희 아버지 때문에도 그렇고
43:05평상시에는 되게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43:08막 여기도 복잡하고 여기도 답답하고
43:09막 이런 것들이 막 응어리가 져가지고
43:10하
43:13그런데 생각이 많아 보입니다
43:17많이 힘들죠
43:19제가 처가살이 하는 것도 그렇고
43:22저희 아버지 때문에도 그렇고
43:25평상시에는 되게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43:29막 여기도 복잡하고 여기도 답답하고
43:35막 이런 것들이 막 응어리가 져가지고
43:37많이 답답하죠
43:42내 지친 영혼이 그대의 곁에 설 수 없다 하여도
43:58내 맘의 심지가 흔들리진 않아요
44:04장군씨의 노래가 유난히 애절하게 울려파집니다
44:10오늘은 모처럼 쉬는 날
44:14함께 시장에 온 부부
44:18신경 써서 식재료를 고르는데요
44:24시장에 올 때마다 장군씨가 따라 나서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44:39와
44:40와
44:41시장에 올 때마다 장군씨가 따라 나서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44:43와
44:45이렇게 오셨으니까
44:48멋있게
44:49어머니랑 노래 한 곡만 부탁드립니다
44:52그럼 DC 해주나?
44:54우리 어머니
44:57우리 엄마
44:59이제는 걱정 마세요
45:02엄마의 자랑
45:04넉살좋게 한 곡 좀 뽑아놨는데요
45:07아무리 효도할게요
45:10고맙습니다
45:14그럼 이제 반값 DC에요?
45:17네
45:19고맙습니다
45:20또 오세요
45:21네 또 올게요
45:22아
45:23덕분에 참여 하나 더움으로 얻고 갑니다
45:32집에 돌아와 우편물을 정리하는 현주씨
45:35그런데
45:39아이고
45:41언제까지 나오는 거야
45:42표정이 심각해 보입니다
45:46미치
45:48여보
45:50아
45:51잠깐만 나와봐봐
45:55잠깐만 얘기 좀 해
45:57왜?
45:58해야 될 것 같아
45:59왜? 뭔 일 있어?
46:01일단 여보 여기 들어가 봐봐
46:03과태료 이런 거 범칙금 이런 거 볼 수 있는데 있잖아요
46:07아 이거?
46:08인터넷에
46:09장 볼 때의 화기애애함은 온데간데 없고
46:13잔뜩 가라앉은 분위기입니다
46:15아 이거 진짜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46:18언제까지 이거를
46:20과속이네
46:22초과가속 17km
46:24이게 지금 60에서 77까지 달린 거 아니야
46:2760도로에서 그치?
46:29이것만 35만 원이라는 거지?
46:31지금 과속만
46:33아
46:34아
46:36하
46:37그 차 때문에 올랐던 건강보험료 이런 것도 다 미납 상태잖아
46:41그거 다 하면 지금 뭐 천 단위가 넘어갈 수 있는 거를
46:45자기가 어떻게 낸다는 얘기야
46:47솔직히
46:49과태료와 범칙금만 천만 원이 넘는다니
46:52이게 대체 다 무슨 이야기일까
46:54제 이제 친아버지께서
46:57제 차를
46:59이제 과속
47:01과태료
47:02뭐 주정차 과태료
47:04그리고 이제 보험미납
47:07과태료 뭐 이런 것들이
47:09주구장창 쏟아져 나왔죠
47:12대출까지 받으셨어요
47:14그래서 그 고스란히 그 대출의 빚은
47:18저희 어머니께서 다 떠안게 된 거죠
47:21진짜
47:22나 더 이상 어떻게
47:24못하겠어 이거
47:26해결을 좀
47:28아 나도 지금 진짜 망 같아서 당장이라도 가갖고 막 다
47:32어?
47:34하고 싶다니까 그렇게
47:36잔뜩 예민해진 두 사람
47:38욕이라도 한 사발 하고 오고 싶다 나도
47:41나한테 너무 뻔뻔한 것 같아
47:46내가 미안하다 내가
47:47내가
47:49아니
47:51아
47:52그만 얘기하자
47:53나 오늘 머리 아파
47:55잊을만 하면 터지는 문제
47:58얼굴 한 번 뵙지 못한 시아버지 때문에
48:02이런 일이 생길 줄 짐작이나 했을까
48:07현주씨
48:09답답한 마음에 눈물이 터져나오고 맙니다
48:11장군씨도 마음이 편치 않은데요
48:20저를 만나기 전 일이고
48:22그거를 제가 이제 많이 갚고 있으니
48:26원망을 안 할 수는 없었겠죠
48:30많이 원망하고 미워하고 그랬었어요
48:33이제는 같이 사는
48:36살
48:37부비고 사는
48:38부부고
48:40이러니까
48:42너무 짜증나고 막
48:44원망스러운데
48:46어쩔 수 없는
48:48막
48:50저로서는 좀 안타깝고
48:53왜 그렇게
48:57까지
48:59저희한테
49:01이렇게
49:03무거운 짐을 주셨나
49:05이런 것들이 좀
49:07답답하고 화도 나고
49:09하아
49:11하아
49:13그래요
49:19아들
49:21엄마 혼자 계신지
49:23그날 오후
49:24엄마의 집을 찾아온 장군씨
49:28날씨 더운데 어쩐 일이야
49:30아니
49:32뭐 다른 게 아니고
49:34그
49:36아빠가 그 차
49:38한 거 있잖아
49:39거기 과태료가 지금 계속 집으로 날라와
49:42과태료가
49:44어느 정도 정리를 했는데도
49:45아직 남은 게 있어서 그래
49:47이게
49:49너무 스트레스야 엄마 사실
49:51그렇지
49:52이게 이제 어느 정도 해결을 한다 해도라도
49:54내가 이제
49:56지금 책임을 지고 있긴 하지만
49:57나도 힘들지
50:00힘들지
50:03그래서 나는
50:05이거를 어떻게 좀
50:06해결을 하고 싶어
50:08사실
50:10지금 현주랑도
50:12싸웠어 오늘
50:14그것 때문에
50:16근데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어
50:18능력이 있는 사람 같으면 얼마든지 가서
50:20엄마가 달라고 하겠지
50:22능력이 없는데
50:23나는 이거를 어떻게든 해결을 보고 싶은 게 뭐냐면
50:29엄마
50:31아빠를 찾아가서라도
50:33단판을 짓고 싶어
50:35나한테 연락 온 거 봐
50:37단판이 안 돼
50:39단판이 될 수가 없고
50:41가서 뭔 단판 싸우는 일밖에 더 있어?
50:44네가 아빠하고 얼굴 붉히는 일밖에?
50:46그럼 이거를 계속
50:48답답하게 계속 안고 가야 되는 거야?
50:49그건 어쩔 수 없지
50:51너하고 나하고 감내를
50:52아니 그게 뭐 어쩔 수가 왜 없어
50:54내가 찾아가서라도 단판을 져야 되는 거지
50:56뭔 단판을 지냐고 네가 그러니까 거기 가서
50:58아니 그걸 책임을 져줘야지
51:00자기가 저질러놓고 왜 내가
51:02엄마가 우리 가족들이 왜 다 고생해야 되고
51:04왜 스트레스 받아야 되고
51:06왜 맨날 이렇게 얼굴 붉히며 싸워야 되는 거야
51:08네 아빠니까 어쩔 수 없어
51:10네 아빠니까 어딨어
51:11아빠같이 해 아빠인 거지
51:12결국 가시도친 말들을 쏟아내고 맙니다
51:18일을 더 크게 해봤자 너한테 손해고
51:25앞길이 아직 창창한데
51:28그것 때문에
51:30또 너 네가 또 옷 좀 낳는 것도 엄마 싫고
51:35그냥 뭐 썩어 문드러줘도 너하고 나하고 해결할 수밖에 없다니까
51:39나 일단 알았고
51:42일단 내가 알아서 할게
51:44가지마 제발 엄마가 엄마 봐서라도 그렇게 하지마
51:48나 일단 알았어
51:50나 전화할게
51:51운전 조심하고
51:53갈게
51:57엄마 부탁한 거 잊지마
51:59들어가 얼른
52:01운전 조심하고 가 얼른 가
52:02들어가 들어가
52:04엄마는 왜 아버지를 찾아가겠다는 아들을 극구 말리는 걸까
52:09주변에서는 속사정을 모르니까
52:11여태까지 겪은 거를 모르잖아요 주변에서는
52:14그러니까
52:16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52:18자식이 아빠한테 와서 왜 저래 이렇게
52:21그리고 쟤한테 나쁘게 얘기를 할까봐
52:23그게 더 걱정입니다
52:26아버지와 단판을 짓겠다고 큰 맘 먹고 나왔는데
52:30생각이 많아지는 장군씨
52:32어머니 말씀에 따르려고요
52:38그게 맞는 것 같아요
52:41사실 어머니가 말씀하신 거를 별개로 제가 혼자 스스로 좀 뭔가를 하려고 했는데
52:49그러면 그럴수록 어머니한테도 상처가 되겠더라고요
52:54어머니가 저한테 해주신 말씀이 있으신데요
53:04상처 안 받게
53:09한참 동안 마음을 정리한 후에야
53:13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53:18다음날
53:20뭘까
53:21슬러시
53:23슬러시 하나
53:24슬퍼파라요
53:26슬러시 하나
53:28팝콘 하나 있어요
53:30네
53:32오늘은 바쁜 아내를 돕기 위해 분식집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53:36동해번쩍 사해번쩍 두세 몫을 하면서도
53:41두개에요
53:42네
53:44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는 게
53:46영 마음에 걸리는 장군씨입니다
53:50저 때문에 지금 이제
53:53다 연루하신 분들이 일도 하시고
53:56그리고 저희 아내도
53:58지금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고 애쓰고 있는데
54:02많이 미안해요
54:05제가 이제 이 길을 갈 수 있도록
54:08전혀 눈치 보지 않게
54:10불편하지 않게
54:11그 상황을 만들어 주시거든요
54:14그래서 그 미안함과 고마움이 지금
54:17정말 많은데
54:19이것들을 제가 평생 사랑하면서
54:22잘 갚아 나가야죠
54:24며칠 후
54:27대학로의 한 극장
54:29엄마 희주씨가 공연을 보러 왔는데요
54:33아들과 만나기로 한 자리인데
54:36텅 빈 객석
54:38어리둥절하던 찰나
54:40아들입니다
54:42이렇게 40년동안 혼자서 저 키워내시느라
54:46진짜 고생 많으셨습니다
54:49제 소원이 우리 엄마
54:52힘들게 일하시는 거 말고
54:55편하게 여행 보내드리는 게
54:58제 소원인데
55:00제가 열심히 해서 어머니 은혜에 꼭
55:03효도하는 그런 아들이 되겠습니다
55:05어머니 사랑합니다
55:11장군씨가 뮤지컬 배우로 활약할 때도
55:14바빠서 공연 한 번을 못아 봤다는데요
55:17그런 엄마를 위해서 깜짝 선물을 준비한 겁니다
55:19아버지 가시고 나서 어머니 혼자
55:25화장 한 번 못하셨지요
55:32언제나 아들의 전부이자 자랑이었던 엄마
55:35어머니 사랑합니다
55:43이제는 아들이 엄마를 지켜주겠다고
55:47깊이 읽고 엄마의 자랑이 되겠다고
55:50다시며 봅니다
55:51now
56:03이 시각 세계에 장군기
56:07러블를 보면서
56:09러블를 보면서
56:10오늘의 시작은
56:14저도 누굴
56:15다음 영상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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