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복숭아…'천공병'에 직격탄

  • 4년 전
◀ 앵커 ▶

요즘 제철을 맞은 복숭아가 천공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냉해와 최근 내린 국지성 호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데요.

복숭아 농가 농민들은 울상입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남 순천시 월등면의 한 복숭아 농가.

열매마다 시커먼 구멍이 송송 뚫려 있습니다.

세균성 구멍병, 이른바 천공병 때문입니다.

천공병은 과실에 발생한 상처에 세균이 침입해 발생하는 병으로, 올해 잇따른 냉해와 우박, 호우가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143개의 과실이 있다고 조사됐던 나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나무에 달려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세균에 감염돼 상품성이 없는 과실이 대부분입니다.

지난해 5천 상자를 수확했던 이 복숭아 농가는 올해 수확량이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장봉식/복숭아 재배 농민]
"(상품용 복숭아가) 조생종은 40%, 중생종은 60%, 만생종은 아마 포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런 거로 팔아야 할 것 같아요."

천공병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인체에 유해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보기 싫게 흠집이 난 탓에 헐값에도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 광고 ##[박미자/복숭아 재배 농민]
"없어요. 이거라도 팔았으면 좋겠어요. 오늘 이거 안 나가면 갖다가 또 버려야 해."

사정이 막막한 건 다른 복숭아 농가들도 마찬가지.

올해 전남에서만 절반에 가까운 농가가 천공병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영/전라남도청 식량원예과]
"전남에서는 복숭아 재배 면적이 총 710헥타르입니다. (그 중에) 저희가 지금 316헥타르 피해를 본 것으로 나와 있어요."

길게는 3년 동안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천공병.

올해를 넘긴다 해도 내년 작황을 장담할 수 없기에 농가들은 제철에도 좀처럼 웃음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