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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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트랜스크립트
00:01안녕하세요. 궤도입니다.
00:03보통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일들을
00:06동의롭게 바라보는 사람들
00:07그들이 바로 과학자고
00:09그렇게 발전한 것이 바로 과학입니다.
00:13세계 최고의 과학자들과 함께하는 시즌2
00:15두 번째 시간
00:16지금 출발합니다.
00:301955년 4월 19일
00:34영국 프린스턴의 한 교실에서
00:37선생님이 질문을 합니다.
00:40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혹시 아는 학생 있나요?
00:43그러자 똑똑한 친구가 대답을 합니다.
00:45어제 아인슈타인이 죽었어요.
00:48인류 최고의 과학자로 손꼽히는
00:49아인슈타인이 죽은 다음 날이었던 거죠.
00:53그리고 그때 교실 뒤편에 앉아있던
00:55조용한 한 남학생이 충격적인 말을 합니다.
00:58저희 아빠가 아인슈타인 뇌를 가지고 있어요.
01:04이 아이는 프린스턴 병원의 병리학자였던
01:06토머스 하비의 아들이었는데요.
01:09토머스 하비는 아인슈타인이 사망한 후
01:12부검을 담당한 의사입니다.
01:15그런데 이 토머스 하비라는 부검이가
01:18아인슈타인과 유족의 허락도 없이
01:20사망한 아인슈타인의 뇌를 훔친 겁니다.
01:24하비는 이 뇌가 과학적으로 가치가 엄청나기 때문에
01:29뇌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01:32자기 마음에 드는 과학자들한테
01:34뇌를 조각조각 떼서
01:36연구용으로 나눠줍니다.
01:39그리고 40년 넘게 아인슈타인의 뇌를 갖고 다닙니다.
01:43너무 그로테스크하죠?
01:47제가 이 이야기를 왜 드리냐 하면
01:49사후에 뇌를 도둑맞을 정도로
01:51아인슈타인의 천재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엄청났다는 겁니다.
01:57사실 아인슈타인의 뇌가 설명해준 것은 많지 않습니다.
02:01뭐 우리가 컴퓨터의 외형만 보고
02:04이 컴퓨터의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기 어렵잖아요.
02:08오히려 생전에 그가 남긴 말이 더 많은 걸 설명해주는데요.
02:16나는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나지 않다.
02:19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
02:24나는 적절한 답을 찾기 전에는 문제를 포기하지 않는다.
02:27물론 아인슈타인은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질 않았습니다.
02:33우리가 아인슈타인이랑 다르다는 걸 몰라요.
02:37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보기보다 노력형이었습니다.
02:40정말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살았죠.
02:44노력하는 천재 아인슈타인이 오늘의 첫 번째 과학자입니다.
02:48아인슈타인은 1879년에 독일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03:02그러다 군대 문제로 독일 국적을 포기하고
03:05나중에 스위스 시민권을 얻습니다.
03:08아인슈타인은 스위스를 너무 좋아해서
03:10나중에 미국 시민권을 얻은 후에도
03:13스위스 국적은 포기하지 않았죠.
03:15그리고 스위스에서 공대를 다니는데
03:18워낙 마이웨이어서 교수님들한테 찍힙니다.
03:22그래서 학계에 남기가 어려웠어요.
03:25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아인슈타인은
03:2823세 특허국 직원이 되는데요.
03:31주로 시계에 대한 특허를 심사하는 일을 했습니다.
03:36아인슈타인은 여기서 일하면서
03:38틈틈이 개인적인 연구를 많이 했는데요.
03:413년 후인 1905년
03:43한 해 동안 논문을 무려 7편이나 발표했을 정도였죠.
03:49그런데 그 중에 4편이
03:50아인슈타인을 싫어했던 사람들까지도
03:53인정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논문이었습니다.
03:57바로 특수상승 이론
03:58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광양자 가설
04:02분자와 원자의 존재를 강력하게 지지한 브라운 운동
04:06그리고 진량과 에너지, 등가성에 대한 논문이었는데요.
04:12현대 물리학의 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는 논문들이라
04:15과학사에서 1905년을 기적의 해라고 부릅니다.
04:20이때가 아인슈타인의 나이 26살이었습니다.
04:26무명의 특허곡 직원에서
04:27세계 최고의 과학자가 되는 순간인 거죠.
04:32그 후로 교수로 취임도 하고
04:341915년엔 일반상대성 이론까지 발표하면서
04:38거의 동시대에 따라올 사람이 없는 과학자가 되는데요.
04:42하지만 이런 아인슈타인에게도 숙적이 있었습니다.
04:47영화 오페나이머를 보신 분들은 아실 이름인데요.
04:51그 사람은 바로 닐스 보어입니다.
05:02아인슈타인은 1879년생, 닐스 보어는 1885년생입니다.
05:096살 차이인데요.
05:10아인슈타인보다는 우리가 잘 모르지만
05:13이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입니다.
05:17덴마크 대표 과학자고요.
05:20옛날 덴마크 500크론의 지폐에도 그려져 있었습니다.
05:25보어는 양자역학의 토대를 닦은 사람입니다.
05:28양자역학은 간단하게만 설명하면요.
05:31눈에 보이는 세계의 물리법칙과 다르게
05:34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나 입자 단위의 세계는
05:38다른 법칙으로 작동한다는 겁니다.
05:40닐스 보어는 양자역학을 밀던 학파의 수장이었는데요.
05:45덴마크 코펜하겐의 학파다에서 코펜하겐 학파라고 불렀습니다.
05:49양자역학을 옹호했던 닐스 보어와
05:52양자역학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했던 아인슈타인은
05:55아인슈타인은 필연적으로 배틀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06:00그럼에도 둘 다 서로를 인정하는 선의의 라이벌 관계였는데요.
06:05그럼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순간으로 한번 돌아가 보겠습니다.
06:121920년 4월, 베를린에 강연을 하러 갔던 닐스 보어는
06:16막스 플랑크라는 과학자의 집에서 묵었는데요.
06:20이때 플랑크의 소개로 아인슈타인과 처음 만나게 됩니다.
06:25이때는 굉장히 사이가 좋았습니다.
06:28아인슈타인은 보어와 헤어지고 이런 편지를 보냈습니다.
06:32살아오면서 당신처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주는
06:38사람을 만난 적이 거의 없습니다.
06:42여기에 보어는 이렇게 답장합니다.
06:44당신 집까지 걸으며 나눈 대화는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06:50야, 이거 뭐 러브레터 아닙니까?
06:53둘의 인연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는데요.
06:56처음 만나고 2년 뒤인 1922년 12월 10일
06:59같은 날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07:03상을 받기 전에 둘은 또 한 번 애틋한 편지를 주고받았는데요.
07:08먼저 보호의 편지입니다.
07:10선생님의 엄청난 업적에 비하면 제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07:19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답장했습니다.
07:21당신의 편지는 노벨상을 받은 것만큼이나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07:26혹시라도 당신이 저보다 먼저 상을 받을까 두려웠다는 부분이 특히나 사랑스럽습니다.
07:32이렇게 훈훈한 관계였던 두 사람은 그로부터 5년 뒤 과학사의 길이 남을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07:40지금부터 그 대결을 소개해드릴 건데요.
07:43그 전에 먼저 하나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07:46바로 양자역학입니다.
07:49양자역학.
07:51단어만 들어도 머리 아프신 거 알고 있습니다.
07:53그래서 단어부터 하나하나 뜯어볼게요.
07:57먼저 양자가 뭘까요?
07:58양자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입니다.
08:04즉 어떤 양이 정해진 알갱이 같은 녀석이고요.
08:08엘리베이터를 예로 들면 1층과 2층 사이, 2층과 3층 사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겁니다.
08:14야 너 몇 층 사니?
08:15저 7.5층 사는데요?
08:17이런 사람 없잖아요.
08:17그러니까 이렇게 띄엄띄엄 불연속적으로 에너지가 있는 게 바로 양자역학의 특징입니다.
08:25그럼 역학은 뭘까요? 역학.
08:27역학은 물체 운동에 대한 학문입니다.
08:31그럼 이 두 단어를 합친 양자역학은 무슨 뜻일까요?
08:35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세계, 즉 미시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08:43양자역학이 그럼 왜 필요하냐?
08:45눈에 보이는 거시 세계에서 통용되던 물리법칙이 거기선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우리가 실험을 통해서 알게 됐기 때문이에요.
08:55양자역학에서 정말 중요한 게 불확정성 원리라는 건데요.
09:00독일의 하이젠 베르크가 주장한 겁니다.
09:04한마디로 미시 세계는 거시 세계와 달리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 이 두 가지 모두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겁니다.
09:12정말 쉽게 설명하면요.
09:15아주 빠르게 날아가는 야구공 사진을 찍고 싶은 상황이에요.
09:19예, 셔터 스피드를 정말 빠르게 합니다.
09:23그러면 야구공이 딱 찍힙니다.
09:25하지만 야구공의 위치는 정확하게 찍히는데
09:28얘가 그냥 멈춰있는 것처럼 찍히는 거예요.
09:30그러니까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09:33그렇죠?
09:34그렇다고 셔터 스피드를 느리게 하면 얘가 어디로 가는지는 알겠어요.
09:39그런데 야구공이 너무 흔들리니까 정확한 야구공의 위치를 찍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09:45사진에서 위치가 정확하게 나오면 어디로 얼마나 빠르게 공이 날아가는지를 모르게 되고
09:51공이 날아가는 속도를 알 수 있게 찍으면 정확한 공의 위치를 찍을 수 없게 된다는 뜻이죠.
09:57이게 아주 쉽게 비유한 불확정성의 원리입니다.
10:02마찬가지로 시간의 측정이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면
10:06정확한 에너지를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10:10심지어 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는
10:12마치 에너지 보존 범칙이 깨진 것처럼 보이기도 할 정도입니다.
10:17굉장히 쉽게 설명해볼게요.
10:19우리가 은행에서 돈을 훔치면 어떻게 됩니까?
10:21강도입니다.
10:22감옥 가는 거예요.
10:23하지만 정말 짧은 순간 0.00001초 동안 훔쳤다가 다시 돌려놨어.
10:30이러면 은행은 돈이 없어졌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겠죠.
10:35정말 짧은 시간 동안에는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10:38무언가 깨진 것 같지만
10:40충분히 시간이 지나면 에너지가 결국 보존된다는 것입니다.
10:45어쨌든 하이젠 데르크나 닐스보어 같은 사람들은
10:49우리가 미시 세계를 정확히 관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10:52이거는 관측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10:54본질적인 문제다 해서 불확정성 원리를 주장한 겁니다.
11:00이 정도로 간단하게 봤으면
11:02이제 본격적인 대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11:061927년 10월에 벨기에에서 제5차 솔베이 회의가 열립니다.
11:11솔베이 회의는 벨기에 유명한 화학기업을 세운 에르네스트 솔베이가 과학 발전을 위해 만든 학회입니다.
11:20이때가 다섯 번째로 열렸던 회의인 거죠.
11:23이 회의는 여러모로 유명한데요.
11:26아인슈타인을 포함해서 노벨상 수상자가 무려 17명이나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11:33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양자역학에 대해 5일 동안 열띤 토론을 벌었는데요.
11:39이 회의가 유명한 또 다른 이유
11:42바로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논쟁이 바로 이때부터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11:50이 둘의 논쟁은 두 학파의 대결이라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11:54보어는 미시 세계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고
11:58오직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라고 하는 불확정성 원리에 기반한 코펜하겐 학파였고요.
12:05아인슈타인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수학으로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고전역학파였습니다.
12:13자, 그럼 아인슈타인과 보어는 왜 논쟁을 벌였을까요?
12:17닐스 보어는 하이젠 베르크의 주장에 따라
12:21우리는 미시 세계를 정확하게 알 수 없고
12:23다만 확률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2:28우리가 관측하기 전까지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다가
12:33관측을 하는 순간에 하나의 결과로 정해진다.
12:37이렇게 생각했어요.
12:39좀 더 쉽게 비유를 해볼게요.
12:41만약 상자 속에 전자가 하나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12:45우리가 상자를 열어서 관측하기 전까지 전자는 모든 곳에 존재합니다.
12:50전자가 여기에 있으면서 동시에 적용이 된 상태
12:53이런 걸 중첩이라고 하는데요.
12:57우리가 상자를 까보기 전까지는
12:59전자가 어디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13:02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습니다.
13:04그런데 상자를 까보는 순간
13:07즉, 관측하는 순간 전자는 어떤 한 지점에 있게 됩니다.
13:13너무 이상하죠?
13:14현실에 이런 건 없잖아요.
13:16내가 상자 안에 공을 하나 넣어놨는데
13:18그게 어디 있는지는 내가 상자를 열어봤을 때 정해진다?
13:23그렇지 않잖아요.
13:25눈에 보이는 거시 세계에서
13:27공은 원래 거기에 있던 거잖아요.
13:30그러니까 이런 중첩이라는 개념이
13:34직관적으로 와닿지가 않는 겁니다.
13:37과학자들도 그 당시에
13:40이걸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꽤 됐습니다.
13:44그 똑똑한 아인슈타인도 못 받아들였어요.
13:47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데요.
13:50저 하늘 위에 달이 있습니다.
13:52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13:53달이 관측되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13:56눈으로 봐야지만 달이 존재한다는 겁니까?
14:00여러분도 이 말에 좀 더 공감이 되시죠?
14:03여기에 보어는 이렇게 반박합니다.
14:07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달을 관측하지 않았다면
14:11달이 그곳에 존재한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14:14즉 달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14:18누군가 달을 관측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14:24이것도 들어보니까 말이 되죠?
14:27이게 대체 과학토론인지 철학토론인지
14:30굉장히 심오해집니다.
14:33둘은 이런 식으로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토론을 합니다.
14:37아침마다 아인슈타인이
14:40야 양자역학 이상하다
14:41이러면서 문제를 내면
14:44저녁에 보어가
14:45어? 아니다!
14:48생각해보니까 맞다!
14:49이렇게 하면서 반박을 들고 와요.
14:52결국 이 싸움
14:54어떻게 끝나느냐
14:565차 솔베이 회의는
14:58보어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15:01사실은 보어가 굉장히 집요한 성격이었다고 해요.
15:05양자역학을 공격하기 위해
15:07슈레딩거의 고향이라는 사고 실험을 만든
15:10에르빈 슈레딩거라는 물리학자랑도
15:12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요.
15:14밤새 토론을 하다 보니까
15:16슈레딩거가 몸살로 알아누운 겁니다.
15:18그럼 보통 사람 같으면 어때요?
15:21토론을 그만하겠죠?
15:23하지만 보어는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15:26슈레딩거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서
15:29병간호하러 온 척하면서
15:31계속 슈레딩거야
15:33너 주장해
15:35이런 허점이 있다
15:36정신이 드니?
15:38여름 좀 내렸니?
15:40잠깐 일어나봐
15:40계속 공격을 하는 거예요.
15:42안 그래도 견해가 다른데
15:43이렇게까지 한다.
15:45완전 질리는 스타일이죠.
15:47하지만 이 정도로 집요했기 때문에
15:50양자역학을 포기하지 않고
15:52아인슈타인 같은 천재한테도
15:54안 밀렸던 겁니다.
15:56하지만 우리 아인슈타인이 누굽니까?
15:59아인슈타인도 보통 사람 아니에요.
16:01예, 보어한테 지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16:053년 뒤인 1930년에도
16:076차 솔베이 회의가 있었기 때문에
16:09무려 3년간 칼을 갈았죠.
16:13아인슈타인은
16:14이번엔 코펜하겐 학파의 불확정성 원리를
16:17반드시 깨부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6:20근데 여러분
16:21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16:22아인슈타인이 쪼자내서
16:24이렇게 집요하게 반박하는 거라고
16:25보시면 안 됩니다.
16:27아인슈타인은
16:27과학이 어떤 인과나 필연이 아니라
16:31확률이나 우연에 의해
16:33지배되는 것을 걱정했어요.
16:35양자역학이 맞다면
16:36그야말로 물리학의 종말이라고 생각해서
16:39사명감을 갖고
16:40열심히 방어를 했던 겁니다.
16:43야, 모든 게 우연이야.
16:45그냥 확률이야.
16:46이게 싫었던 거죠.
16:48아인슈타인은
16:48이런 주장에 반박하려고 뭘 했을까요?
16:51상자 속의 시계라는
16:53사고 실험을 가져왔습니다.
16:54상자 오른쪽 면에는
16:56작은 구멍이 하나 있고
16:58창문으로 구멍을 막았다가
17:00열었다가 할 수 있습니다.
17:02상자 안에 있는 시계는
17:04창문하고 연결이 돼 있어서
17:05창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17:08정확하게 될 수 있죠.
17:10그리고 상자의 윗부분은
17:12아주 민감한 용수철에 연결되어 있고요.
17:14아랫부분엔 무게추가 달려있습니다.
17:19용수철의 길이 변화를 통해서
17:21상자의 질량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거죠.
17:24질량 변화는
17:25박스에 달린 눈금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17:29자, 그럼 실험을 어떻게 할까요?
17:33우선 상자 속의 빛 입자,
17:36즉 광자를 한 개만 넣은 다음에
17:39상자의 무게를 잽니다.
17:41그 다음에 상자 속의 광자 하나가
17:45빠져나올 만큼 짧은 시간 동안
17:48창문을 열어따았습니다.
17:50창문이 열려있던 시간은
17:52상자 속의 시계가 잽니다.
17:54그 다음 광자 하나가 빠져나가서
17:58비어있는 상자의 무게를 잽니다.
18:01그럼 광자 한 개가 밖으로 나갔으니까
18:05상자가 전보다 가벼워졌겠죠.
18:07그럼 광자 한 개의 질량을 구하는 것도 쉽게 가능하겠죠?
18:13아인슈타인은 이 실험을 통해서
18:15광자 한 개의 질량을 알 수 있고
18:17그러면 자기가 만든 그 유명한
18:20E는 MC 스퀘어라는 시계에 대입해서
18:23광자 한 개의 에너지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18:28또 시간을 쟀으니까
18:30광자가 빠져나가는데 얼마나 걸렸는지도 알 수 있겠죠.
18:33그럼 결론은 뭐다?
18:36입자가 움직인 시간과
18:37방출된 에너지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거죠.
18:42불확정성 원리를 완전히 반박한 겁니다.
18:46그죠?
18:47아인슈타인이 맞다면
18:48코펜하겐 학파가 틀린 거예요.
18:50자 그럼 우리 설명충 보호가
18:55이것도 바로 반박을 했을까요?
18:59안타깝게도 못했습니다.
19:02이때 회의에 참석한 다른 물리학자들을 붙잡고
19:04보호가
19:05아 이거 어떻게 반박해야 되냐
19:07이거 못하면 양작권 끝장난다
19:10야 이거 좀 도와줘 이거 안 된다
19:12이런 상황이었어요.
19:14그런데 이 사고 실험의 논리가 너무 막강하다 보니까
19:18다른 과학자들도 반박을 못한 거예요.
19:23하지만 우리 집요한 보호 선생
19:26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19:29이 학회 중에 무려 12시간 동안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한 거죠.
19:36그리고 마침내 반박할 논리를 찾아내고야 맙니다.
19:41재밌는 게 뭔지 아세요 여러분?
19:42보호가 이걸 반박하기 위해 썼던 여러 가지 무기 중에 하나가
19:47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었다는 겁니다.
19:51우리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를 보면
19:54중력이 강한 행성에 가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죠.
19:58그게 실제로 아인슈타인이 만든 일반 상대성 이론을 기반으로 한 겁니다.
20:04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20:05관측자 기준으로 중력이 약하면 시간은 빠르게 가고
20:10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은 더디게 흐릅니다.
20:13자 그럼 이 이론을 상자 속의 시계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20:20우선 처음에 상자에서 광자가 한 게 나가면
20:23상자의 전체 질량이 줄어들겠죠?
20:27근데 질량이 줄어들면 어떻게 돼요?
20:30그만큼 상자에 작용하는 중력이 약해집니다.
20:34그러면 여기서 시간이 흐르는 속도도 바뀌게 되고
20:37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니까 어떻게 됩니까?
20:40실험을 정확하게 할 수 있어요?
20:42없다는 말이에요.
20:44에너지를 정확히 측정한다고 쳐도
20:46시간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기에
20:49불확정성 원리가 충족되는 거죠.
20:54여러분, 아인슈타인 얼마나 속 터졌겠습니까?
20:59자신이 만든 상대성 이론으로 반박을 하니까
21:01여기서 더 반박을 할 수가 없는 거죠.
21:05결국 이 두 번에 걸친 솔베이 회의에서의 논쟁은
21:09보호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21:13아인슈타인은 솔베이 회의에 패배에 굴하지 않고
21:16또 뭔가를 준비했습니다.
21:19이번에는 혼자서 안 하고 뜻이 맞는 과학자들을 모았습니다.
21:24두 명의 과학자 보리스 포돌스키와
21:28네이선 로젠과 함께 연구해서 논문을 낸 거예요.
21:32이 논문은 EPR 역설이라고 불리는데요.
21:37EPR은 이 세 명의 이름에서 알파벳 첫 글자를 딴 겁니다.
21:426차 솔베이 회의가 끝나고
21:455년이 흐른 뒤인 1935년에 출판한 논문이었죠.
21:49이 논문에선 양자 역학에 나오는 양자 얽힘이라는 개념을 비판하는데요.
21:56뉴스에서 양자 컴퓨터 같은 게 나올 때 들어보셨을 수도 있어요.
22:00양자 얽힘이 뭐냐.
22:03한 번 상호작용을 했던 두 입자가
22:05이게 중요해요.
22:07상호작용이 있었던 입자끼리 얽히는 겁니다.
22:11이 입자들이 서로 끈으로 연결된 것처럼
22:14똑같이 행동하는 이상한 현상이 바로 양자 얽힘입니다.
22:18사람으로 치면 마치 멀리 떨어진 곳에 있던 쌍둥이가
22:23동시에 무언가와 관련된 것 같은 행동을 한다는 거죠.
22:28그런데 닐스 보어가 믿는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22:32이 양자 얽힘은 한쪽의 상태가 관측이 되면
22:36다른 한쪽의 상태도 즉시 결정된다는 겁니다.
22:41도대체 뭔 소리인가 싶죠?
22:44조금 더 쉽게 설명을 해볼게요.
22:45두 개의 숫자가 각각의 상자에 있습니다.
22:52이 두 개의 숫자의 합은 10입니다.
22:55아시겠죠? 연결돼 있어요.
22:57그렇게 정해져 있어요.
22:59열어보기 전까지는 절대 속을 볼 수 없는 상자예요.
23:02자, 이제 두 상자 중에 하나를 제가 갖습니다.
23:09그리고 다른 한 상자를 우리 PD님이 가져갑니다.
23:12이제 이 상자를 가진 PD님은 서울에 계시고요.
23:16저는 이 상자를 갖고 아주 멀리 우주로 갈 겁니다.
23:19한 10광년 떨어진 행성까지 갔다고 쳐요.
23:24제가 먼저 우주에서 이 상자를 열어봅니다.
23:28그 쪽지, 상자를 열어 쪽지를 봤어.
23:31그 쪽지에 2가 써 있습니다.
23:34우리 PD님 상자에 쪽지 몇 써 있습니까?
23:378입니다.
23:38왜냐?
23:38두 쪽지의 합은 10이니까.
23:40내가 쪽지를 보는 순간
23:43PD님의 답이 결정된다는 거예요.
23:46신기하죠?
23:472, 8
23:485, 5
23:509면 1이야.
23:53아니,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거죠?
23:56어?
23:57말이 안 되잖아.
23:58그죠?
23:58내 쪽지만 봐서 PD님의 쪽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
24:02왜냐?
24:03두 쪽지의 숫자에 합은 10이라는 어떤 연결이
24:07어떤 얽힘이 돼 있으니까.
24:09양자역학은 이렇게 우리가 아는 상식에서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24:15지난 시간에 소개해드린 리처드 파인만도
24:18이 세상의 양자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으니까요.
24:23우리 아인슈타인도 당연히 양자 얽힘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24:28아니, 궤도가 우주에서 상자를 연 순간
24:3110광년이나 떨어진 서울에 있는 상자 속 숫자가 정해졌다?
24:35그럼 이거는 빛보다 빠르게 정보 전달이 이루어졌다는 거 아닙니까?
24:38이건 말도 안 됩니다.
24:41저의 특수상에서 이론에 따르면 세상의 빛보다 빠른 건 존재할 수가 없어요.
24:46일리 있는 말이죠.
24:48아직까지도 세상의 빛보다 빠른 건 발견되지 않았으니까요.
24:53그리고 아인슈타인은 또 하나, 국소성의 원리를 가지고 반박을 하는데요.
24:58국소성이란 건 물리학에서 통용되는 원리입니다.
25:03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영역의 입자는
25:06서로 직접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거예요.
25:10그리고 둘 사이에 전달되는 정보나 영향은 광석보다 빠를 수 없다는 거죠.
25:15이런 근거들로 아인슈타인은 보어의 코펜학엔 학파가 주장하는
25:21양자역학이 불완전한 학문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25:25그럼 미시세계는 어떻게 설명하냐?
25:28했더니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25:31미시세계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는
25:34아직 우리가 규칙을 더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5:38그 규칙이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25:41저는 그것을 숨은 변수라고 부르겠습니다.
25:47과학이 아직 덜 밝혀낸 게 있을 뿐이지
25:49그게 양자역학은 아니다. 이 이야기죠.
25:54이번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25:57누구 말이 맞는지 검증을 할 수 없었어요.
26:01왜냐하면 두 사람 모두
26:03이론과 사고 실험을 기반으로 논쟁을 했기 때문이죠.
26:07실제 실험이 없었던 거예요.
26:11자, 여러분 이쯤 되니 답답하시죠?
26:16도대체 이 자강두천
26:17자존심 강한 두천제 싸움이 끝나긴 하는 건가 싶으시죠?
26:24걱정 마세요 여러분
26:25끝이 나긴 납니다.
26:28몇십 년간 둘의 이론을 증명해보겠다고 뛰어든
26:31실험 물리학자들이 많아졌거든요.
26:34여기에 결정타를 날린 사람은
26:36영국의 물리학자 존 벨이었습니다.
26:40벨은 아인슈타인이 맞기를 바란 사람이었어요.
26:44그래서 1964년
26:46벨의 부등식이라는 수식을 제안했습니다.
26:50이렇게 생겼습니다.
26:54복잡하죠?
26:54이 수식은 아인슈타인이 이야기한
26:58숨은 변수가 존재하면
27:00그 변수가 만족해야 할 조건을 표현한 건데요.
27:04이 식이 실제로 성립한다면
27:07아인슈타인의 승리
27:08성립하지 않는다면
27:11릴스 보호의 승리였습니다.
27:14하지만 벨도 이 식을 만족하는 실험을 성공해내진 못했습니다.
27:20그래서 그 이후
27:20수많은 과학자들이
27:22벨의 부등식을 만족시키기 위한
27:25실험에 도전합니다.
27:26그리고 1982년에
27:30드디어 알렉 아스페라는 과학자가
27:32실험에 성공합니다.
27:35이 실험의 결론은
27:36이 피할 역설이 틀렸고
27:37보호학파 해석이
27:39현재로서 타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27:42이후에 다른 팀들이 했던
27:43실험의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7:47길고 길었던 논쟁이
27:49보호의 승리로 끝이 난 겁니다.
27:51안타깝게도
27:53둘 다 세상을 떠난 후에
27:56최종 결과가 나왔지만
27:58지금 여러분이 하고 계신 생각
28:01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28:03양자역학을 이해했다와 이해 못했다의
28:05두 가지 상태가 중첩된 와중에
28:06최종적으로 이해 못했다로
28:09결론이 나신 것 같은데요.
28:11사실 과학자들한테도
28:12양자역학이 어렵습니다.
28:15양자 얽힘이 있는 건
28:16실험적으로 맞지만
28:17그게 왜 그런지
28:18원리까지 파악하지 못한 거죠.
28:21그래서 여전히 양자역학은
28:23현재 진행형입니다.
28:25아까 실험에 성공한 알렉 아스페가
28:27202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탔으니까
28:30거의 100년간 양자역학이
28:33발전되어 오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28:36짧은 시간 동안
28:37자존심 강한 두 천재
28:38아인슈타인과 보호의 대결을 살펴봤는데요.
28:42이 자강두천의 대결은
28:43과학계에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28:46먼저
28:46입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28:49여러 상태로 존재하다가
28:51관측하는 순간
28:52하나의 상태로 확정된다는 개념이
28:55현대 물리학의 핵심 원리가 됩니다.
28:58지금 보호가 주장했던 것들이
29:00현대 과학에 많이 응용되고 있어요.
29:04특히 양자 얽힘 같은 경우에
29:06양자 암호, 양자 컴퓨터 같은 걸
29:08개발하는 데 활용이 되고 있죠.
29:10그리고 둘의 논쟁은
29:13물리학이 철학적인 질문을
29:14외면하지 않게 해줬습니다.
29:17실제, 리얼리티
29:18그러니까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29:22무엇을 의미하냐는 질문이
29:24과학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29:26다뤄진 거죠.
29:28여러분 어떠십니까?
29:29우주의 모든 것들은
29:31우리가 보든 말든 실제하고
29:32우리의 관측은
29:34거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걸까요?
29:36아니면 우리가 관측했기 때문에
29:40거기에 있는 걸까요?
29:43안타깝게도 아인슈타인은
29:44EPR 논문이 나왔던
29:461930년쯤부터는
29:48주류학계와 멀어집니다.
29:51그 당시에는 양자 역학이
29:52대세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29:54아인슈타인은 끝까지
29:56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니까
29:57고집쟁이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게 된 거죠.
30:02자, 그러면 수년의 논쟁을 거치고 나서
30:05아인슈타인과 보어의 사이는
30:07틀어졌을까요?
30:10아인슈타인이 환감 무렵에
30:12둘이 만났는데
30:13아인슈타인 반응이 쌓였다고 하죠.
30:18하지만 두 사람은 과학사뿐만이 아니라
30:21서로의 인생의 힘이
30:22너무나 큰 존재였습니다.
30:26보어는
30:27아인슈타인의 반대가
30:29내 관념을 발전시키는데
30:30굉장히 중요했다
30:32이렇게 평했고요.
30:34심지어 주변 사람들 이야기에 따르면
30:37아인슈타인이 죽은 후에도
30:39마치 아인슈타인이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30:42그와 논쟁하곤 했다고 합니다.
30:46아인슈타인도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30:491954년
30:50보어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30:54그는 끊임없이 진리를 찾아다니는 사람처럼
30:57자신의 의견을 말했으며
30:59자기가 현재 믿는 것이
31:01항상 옳다고 믿는 사람은
31:04결코 아니었다.
31:06그만큼
31:06보어가 열린 태도를 가진 사람이었다는 거겠죠.
31:09이렇게 과학계에선 첨예하게 대립했지만
31:13서로를 리스펙했던 두 사람
31:15굉장히 멋진 라이벌이었던 것 같습니다.
31:20마법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듯했던
31:22양자역학이 정설로 자리 잡기까지
31:24그리고 현대과학의 근간을 이루기까지
31:28그 바탕에는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뜨거운 논쟁이 있었습니다.
31:35비록 논쟁에서는 보어가 이겼지만
31:37물리학 발전이라는 거대한 관점에서 보면
31:41둘 다 과학을 승리의 길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31:47이렇게 과학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31:49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31:51그 진화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31:55위대한 과학자들과 함께 만나보는
31:57나의 두 번째 교과서
31:58과학 시즌2
32:00다음 시간에는 중세의 암흑에서
32:04천문학의 혁명을 이뤄낸
32:06갈릴레오 갈릴레이와
32:08유하네스 케플러로 찾아뵙겠습니다.
32:10감사합니다.
추천
1: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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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
1:26:19
1:19:05
1:05:17
56:29
1:00:20
48:58
45:16
25:16
57:50
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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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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