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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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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과학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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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4과학 시즌2
00:16안녕하세요 나의 두번째 교과서
00:18과학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00:20과학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00:22작년에 제가 시즌2로 만나자고
00:24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00:26안나오면 이상할 것 같아서
00:28네, 농담이고요.
00:29제가 잘하니까 돌아왔겠죠.
00:31과학에 못다한 이야기 너무 많습니다.
00:35그래서 다시 시즌2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00:47시즌1 저는 너무 재밌었거든요.
00:50근데 아무래도 교과서, 이론 위주다 보니까
00:53어렵다는 분들도 계셨어요.
00:54그래서 좀 더 쉽게
00:56이번 시즌2에서는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01:0010편을 준비해봤습니다.
01:02과학자들 없이는 우리가 누리는 과학도 없으니까요.
01:06기본적으로는 과학자들의 대결 구도까지는 아니지만
01:11매 편마다 어떤 과학자들이 등장할지
01:14왜 이런 조합으로 구성이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01:17꽤 재미있는 과학자 중심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01:22특히 교과서에서 자주 보던 과학자들의
01:26저는 생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니
01:29계속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01:33그래서 대망의 첫 편
01:37누구로 할지
01:38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01:40뉴턴, 아인슈타인 같은
01:43위대한 과학자가 많지만
01:45시즌2 시작은
01:47꼭 이분들로 하고 싶었습니다.
01:49저의 롤모델이자 과학대 중화의 두 거인으로
01:54시즌2 시작합니다.
01:56자, 금으로 도금된 LP판입니다.
02:14판에는
02:15The Sound of Earth
02:17지구의 소리라고 적혀있습니다.
02:19이 LP판 이름은 골든 레코드
02:23인류가 우주로 보낸
02:25외계 지성체를 향한 유리병 편지입니다.
02:30유리병 편지 아시죠?
02:31누가 받을지 모르는 거예요.
02:33하지만 일단 내 이야기를
02:35개인적인 걸 잔뜩 적어서 보내보는 겁니다.
02:39이 안에는 지구의 소리와 이미지들이 담겨있는데요.
02:4255개국의 인산말, 고래 울음소리, 천둥소리, 클래식 음악도 들어있고요.
02:48다양한 인종의 어린이, 숲, 인간 해보도
02:51이런 이미지들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02:53사실 이 LP판이 외계 생명체에게 도달해서
02:57우리가 보낸 의도대로 재생될 확률을 높게 보는 과학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03:02그렇지만 여기엔 인류의 꿈이 있습니다.
03:05더 정확히 말하면 우주를 향한 어떤 과학자의 꿈이 담겨있습니다.
03:11어떤 사람이어야 이런 걸 우주로 보낼 꿈을 꿀 수 있을까요?
03:16그 사람은 바로 칼세이건입니다.
03:25칼세이건은 아마 코스모스라는 책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아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03:31과학계 부동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03:36그리고 칼세이건의 코스모스입니다.
03:39코스모스는 칼세이건이 쓴 30권이 넘는 저서 중에 하나인데요.
03:441980년에 이 책과 13부작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가
03:49동시에 세상에 나오면서 전세계에 천문학 붐이 일어납니다.
03:53코스모스 다큐멘터리는 칼세이건이 기획하고 대본도 쓰고 출연도 한 건데요.
03:59그 당시 전세계 인구의 약 3%, 1억 4천만 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04:05이게 드라마도 아니고 다큐멘터리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기록이죠.
04:10평소에 우리가 천문학 얘기 안 하잖아요.
04:13그런데 그 당시 코스모스가 얼마나 인기였냐면
04:17사람들이 스몰토크로 천문학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04:21야, 한잔하자. 뭐하니?
04:24야, 너 코스모스 봤어? 기가 막히더라.
04:28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 평소에 대단하지 않습니까?
04:31이때 망원경 판매량이 급증을 했고요.
04:34일반인들 사이에서 천문동아리 같은 게 생겨났고요.
04:38사람들이 천문대를 보러 다니고
04:40학생들이 우주과학자를 장래희망으로 적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04:44지금 활동하시는 천문학자분들도 코스모스 영향을 받은 분들이 아마 많을 겁니다.
04:49그래서 코스모스 다큐멘터리는 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에미상을 수여합니다.
04:55칼세거는 코스모스 말고도 유명한 책을 많이 썼는데요.
04:58그중에 에덴의용이라는 책은 언론인들이 수상하는 퓰리처상도 수상했습니다.
05:03여러분,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는 것은 익숙하시죠?
05:07그런데 방송계의 에미상과 언론계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05:11그만큼 과학을 대중에게 가깝게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겁니다.
05:16저도 평소에 많이 느끼지만 과학을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05:21심지어 관심을 갖게 하고 좋아하게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05:25그런데 칼세거는 그걸 할 수 있는 분이었어요.
05:29여러분,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믿으십니까?
05:34칼세거는 썼던 소설을 보면 실마리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05:39SF 소설인데 칼세거는 이것도 성공을 했어요.
05:441997년에 나온 콘택트라는 영화의 원작이 칼세거의 소설입니다.
05:50칼세건이 쓴 콘택트를 보면 외계에서 온 신호를 해석하려는 과학자들이 나오는데요.
05:56소설이긴 하지만 실제로 칼세건이 한 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06:01바로 세티 프로젝트라고 칼세건이 1984년부터 주도한 프로젝트가 있는데요.
06:09거대한 전파 망원경으로 외계 생명체의 전파를 캐치해서 외계의 지적 생명체와 컨택트하는 걸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06:18칼세건은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06:23물론 과학자는 믿지 않죠.
06:26사실 저도 믿는 게 아니라 그럴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06:32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99.99999%의 확률로 외계 생명체는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죠.
06:41이 드넓은 우주에 우리만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 납니다.
06:47이 말 들어보시죠.
06:49이게 바로 칼세건이 콘택트에 쓴 명대사입니다.
06:53어쨌거나 외계 생명체에도 진심이었던 칼세건 덕분에
06:57과학계에도 이 분야를 진지하게 연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07:02그런데 칼세건을 과학자가 아니라 과학 전문 작가로만 아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07:07사실 칼세건은 과학계의 업적도 많이 남긴 진성과학자입니다.
07:1330년 정도 뉴욕에 있는 코넬 대학교에서 천문학을 가르쳤고요.
07:17논문을 무려 600편이나 썼습니다.
07:21특히 외계 생명체와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을 찾는 일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어요.
07:28일종의 우주생물학의 아버지 같은 분이죠.
07:31너무 잘생겨서 연기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배우처럼
07:37과학 대중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서 상대적으로 과학자의 면모가 덜 알려진 거죠.
07:43과학도 잘해, 글도 잘 써, 거기다 글도 정말 감동적이야, 키도 커, 얼굴도 잘생겼어, 목소리도 좋아.
07:53그야말로 무늬과 통합형 인재입니다.
07:56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었을까요?
08:01칼세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08:05칼세건은 1934년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08:10어릴 때부터 별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08:13어른들한테 별이 뭐예요? 물어보면
08:16하늘에 반짝이는 불빛이다. 이런 시원찮은 답변만 드는 거죠.
08:21그래서 칼세건은 도서관에 가서 답을 찾았습니다.
08:25도서관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코스모스 책에도 나와요.
08:29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로마에 의해 전부 불타버렸다는 걸 굉장히 안타까워했죠.
08:35이렇게 도서관을 좋아하고 책을 항상 끼고 살다 보니까 공부도 정말 잘했어요.
08:43무려 16살에 대학에 입학했고요.
08:4525살 때 천문학 및 천체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08:50그리고 박사학위를 받기 전에 미항공우주국 나사의 자문위원이 됩니다.
08:55젊을 때부터 굉장한 커리어를 갖게 된 거죠.
08:59칼세건은 나사 자문위원으로 있으면서 무인 우주탐사선에 많은 관여를 했는데요.
09:05보이저, 메리너, 파이오니어, 갈릴레오, 바이킹 이런 잘 알려진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죠.
09:13그중에 태양계 경계에 가있는 보이저호가 현재까지 가장 멀리 간 탐사선입니다.
09:20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으로 처음 표현한 것도 칼세건입니다.
09:261990년에 보이저 1호가 찍은 사진을 보고 쓴 표현인데요.
09:31이 사진을 찍자고 우긴 것도 칼세건인데 그 당시 반대 의견이 많았습니다.
09:36왜냐하면 우주탐사 다 돈이거든요.
09:40시간도 에너지도 한정돼 있기 때문에 탐사 목적과 별 상관도 없는 지구를 굳이 카메라를 돌려가면서 찍을 이유가 없어요.
09:50또 괜히 잘못했다가 태양 방향에 있는 지구 쪽을 보다가 장비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고요.
09:57그래서 반대가 심했는데 칼세건은
10:02아니 세금으로 우주탐사를 지원한 납세자들한테 사진 한 장은 보여주지 않냐 이렇게 이야기하며 설득했고요.
10:11기어이 지구 사진을 찍습니다.
10:14그런데 사진을 보면 지구가 선명하고 멋있게 나온 것도 아닙니다.
10:20그런데 이게 왜 유명할까요?
10:23그건 바로 칼세건이 이 사진에 대해 남긴 글 때문입니다.
10:28명문입니다.
10:55느낌이 확 오시죠?
10:57정말 명문입니다.
10:59고작 이 한 도트도 되지 않는 작은 점 위에서
11:03왜 우리는 서로를 보듬고 사랑하지 않을까?
11:07왜 무의미한 것에 시간을 보낼까?
11:10이것에 대한 이야기죠.
11:12인류애가 정말 큰 과학자였어요.
11:16이제 칼세건이 왜 인기가 많았는지 아시겠죠?
11:20그럼 칼세건이 우주 연구에서 남긴 업적을 마저 보겠습니다.
11:25요즘 일론 머스크가 화성으로 인간을 이주시키겠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죠.
11:31화성을 인류가 살 수 있게 만들어서 100년 안에 100만 명을 이주시키겠다고 하고 있는데요.
11:37그런데 칼세건은 이런 테라포밍, 그러니까 외계 행성을 지구처럼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연구를 무려 1960년대에 시작했습니다.
11:49처음에는 화성이 아니라 금성을 테라포밍하자고 주장했는데요.
11:53지금 우리가 잘 알다시피 금성은 살 곳이 못됩니다.
11:58사랑의 비너스가 아니라는 거야.
12:00하지만 1950년대 초반만 해도 금성이 뜨겁다는 게 알려져 있지 않았어요.
12:06그런데 1960년 칼세건은 금성의 표면 온도가 지구랑 다르게 섭씨 400도까지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12:14아주 뜨겁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냈습니다.
12:17그리고 1960년대부터 무인 탐사선이 직접적인 증거를 보내오면서 칼세건의 주장이 뒷받침됩니다.
12:28금성이 뜨거운 이유는 금성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가 수증기를 머금고 있어서 온실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었죠.
12:37그래서 칼세건은 금성의 온실 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합니다.
12:43아주 오래전에 지구에서 원시 조류들이 산소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12:50금성에 조류를 뿌려서 인위적으로 대기환경을 바꾸자
12:54그럼 생물도 살 수 있을 거다 한 거죠.
12:59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랜 시간 후에 금성에서는
13:03어떤 미생물도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13:08근데 뭐 행성이 금성만 있는 거 아니잖아요.
13:11칼세건은 1973년엔 화성도 테라포밍이 가능하다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13:17화성은 금성이랑 정반대로 엄청나게 추워요.
13:21그래서 역으로 화성에는 온실 효과를 일으켜서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만들자고 주장합니다.
13:27자, 이 주장은 어떻게 됐을까요?
13:31이건 나사가 받아들여줍니다.
13:35어렵긴 한데 가능할 것 같다는 거죠.
13:38금성은 너무 뜨거워.
13:40근데 화성은 조금 쌀쌀하지만 견딜만 하겠다.
13:43이런 느낌이에요.
13:44그래서 그 이후로 과학자들이 화성 개척을 연구하게 된 겁니다.
13:50그러면 지금 일론 머스크도 칼세건이 제안한 방법으로 화성에 가겠다고 하고 있을까요?
13:56그건 아닙니다.
13:58일론 머스크는 수소 폭탄을 사용해서 많은 양의 얼음을 한꺼번에 녹이자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14:06하지만 이 방법은 방사선 피폭 문제가 있어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14:12뭐 아무튼 방법은 다르지만 칼세건이 시대를 앞서가는 지성이었다는 건 분명합니다.
14:19훌륭한 과학자이자 뛰어난 과학 커뮤니케이터였던 칼세건만큼
14:23대중이 과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해준 분이 또 있습니다.
14:28BBC 자연 다큐에 많이 나오시고 영국에서 기사작위까지 받으신 데이비드 애튼 버러 경도 계시고요.
14:34현재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브라이언 콕스나 닐 타이슨 등 훌륭한 분들도 정말 많으신데요.
14:41오늘 칼세건과 함께 소개해드릴 과학 커뮤니케이터 정말 신중히 선택했습니다.
14:48우리의 인만형 리처드 파인만입니다.
14:58칼세건이 인문학적인 감수성과 마음의 울림으로 과학을 전파했다면
15:02리처드 파인만은 비유와 유머를 통해서 과학을 전파한 사람입니다.
15:07파인만은 칼세건보다 16년 전에 똑같이 뉴욕시에서 태어났는데요.
15:1320대 중반의 교수가 된 천재입니다.
15:16교수 생활의 대부분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줄여서 칼텍이라고 하죠.
15:21칼텍에서 활동했는데요.
15:231965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15:28대부분 60살쯤에 받는 노벨상을 47회 받았으니까
15:34초년부터 얼마나 승승장구했는지 알 수 있죠.
15:38이분도 책이 많습니다.
15:41특히 현장 강의가 재밌기로 유명해서 강연을 녹음해서 책으로 낸 것들이 많은데요.
15:47코넬 대학교에 있을 때 했던 강연을 책으로 엮은 물리법칙의 특성 시리즈는요.
15:53영국 BBC 채널로도 방영돼서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15:57또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라는 세 권의 책 시리즈도 유명한데요.
16:02첫 번째가 고전역학, 두 번째가 전자기학, 세 번째가 양자역학에 대한 거고요.
16:09지금까지도 물리학 전공자들한테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16:14궤도의 물리학 강의도 시즌 1 때 했으니까요.
16:17파인만의 영어 강의가 어려우신 분들은 저의 강의 권해드립니다.
16:23파인만은 자전적인 책도 다른 과학자보다 꽤 있는데요.
16:28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이게 정말 많이 알려져 있고요.
16:32남이야 뭐라고 하건 이런 책도 있습니다.
16:35제목만 봐도 자유군방하고 장난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죠?
16:39실제로도 그랬습니다.
16:41프린스턴 대학의 교수로 임용됐을 때는 학교 근처에 숙소를 잡지 못해서
16:46나뭇잎을 덮고 자려고 했다가 교수 체면 때문에 참았던 적도 있고요.
16:50개가 발자국 냄새로 사람을 찾는 것 같으니까
16:53사람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본인이 직접 기어다니면서 실험해보기도 합니다.
16:59이런 게 다 어릴 때기가 아니고요.
17:02성인이 된 이후니까 상당한 자유인이셨죠.
17:07그럼 리차드 파인만은 어떤 위대한 업적들을 남겼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7:13요즘 과학계의 키워드 중 하나가 양자컴퓨터인데요.
17:17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아주 복잡한 계산을 단숨에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입니다.
17:24슈퍼컴퓨터도 보통 컴퓨터보다 처리 기능이 뛰어난 고성능 컴퓨터를 말하잖아요.
17:30그런데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로도 몇백년 걸릴 계산을 몇 초 만에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17:38그러면 신약이나 신소재를 개발하고 암호를 해독하고 기후를 예측하는
17:44그런 아주 광범위하고 복잡한 계산이 들어가는 분야가 급격하게 발전할 수 있어요.
17:50이렇게 미래 기술 전쟁의 핵심이 양자컴퓨터다 보니까
17:54빅테크 기업들이 다 같이 뛰어들어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7:59그런데 이런 양자컴퓨터의 개념 처음 제시한 게 누굽니까?
18:05맞습니다.
18:06바로 리처드 파인만입니다.
18:101981년 파인만은 MIT에서 열린 학회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18:16자연은 분명 양자역학적입니다.
18:19그렇다면 우리도 양자역학적 컴퓨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18:25그래야 자연을 좀 더 정확히 시뮬레이션 할 수 있을 테니까요.
18:30파인만이 이 말을 했던 이유는 보통의 컴퓨터로는 양자계를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18:38그 당시 파인만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지금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기본 원리가 되고 있는데요.
18:44지금 우리가 쓰는 컴퓨터가 비트, 즉 0과 1 사용한다는 거 아시죠?
18:50그런데 파인만은 이미 정해진 결과값을 갖는 비트가 아닌 새로운 개념의 큐비트를 사용한 컴퓨터를 만들자고 한 겁니다.
18:58비트는 0과 1 중에서 하나의 값만 가질 수 있습니다.
19:05하지만 큐비트는 0과 1이 동시에 중첩되어 있는 상태를 가질 수 있거든요.
19:11그러니까 기존 컴퓨터는 이진법으로 경우의 수를 순서대로 계산하는데요.
19:16큐비트를 쓰면 중첩된 상태로 동시에 계산할 수 있거든요.
19:21복잡한 계산을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거죠.
19:25생긴 것부터 미래스럽죠?
19:281940년대에 나온 애니악처럼 조금 무서운 느낌도 있습니다.
19:35애니악도 50평 규모의 30톤의 무게였습니다.
19:40하지만 지금 그것보다 좋은 컴퓨터를 손바닥에 놓고 들고 다니지 않습니까?
19:45양자컴퓨터도 언젠가는 상용화가 되겠죠.
19:50그런데 파인만이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사랑받은 데는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19:54보통 어려운 개념은 쉽게 설명하기가 어렵거든요.
19:59그런데 파인만은 어려운 개념들을 최대한 흥미롭고 쉽게 알리기 위해서 노력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20:06자신이 무언가를 6살 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당신은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죠.
20:17스스로 자기가 한 말에 떳떳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죠.
20:23그래서 리처드 파인만의 강연을 보면 정말로 제일 잘하는 사람이 가장 쉽게 알려주는 듯한 그런 재미가 있어요.
20:32이렇게 쉬운 설명에 대한 파인만의 침념은 결국 그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줬는데요.
20:39파인만은 노벨상을 뭘로 탔을까요?
20:43바로 파인만 다이어그램이라고 불리는 도형으로 양자 전기 역학이라는 걸 정립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습니다.
20:54간단하게 생긴 그림입니다.
20:57그림을 보시면 물질인 전자와 반물질인 양전자가 만나서 감마선을 만들고요.
21:03그 감마선이 다시 물질인 쿼크와 반물질인 반쿼크로 바뀌고 반쿼크가 다시 글루온을 방출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어요.
21:11물론 그래도 잘 모르시겠죠.
21:14양자 역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진 미시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는
21:22현대 물리학 이론인데요.
21:24파인만 이전에는 우리가 전기와 자기현상이라 불리는 것들을 이런 양자 역학이랑 잘 접목하지 못했거든요.
21:33이게 좀 다른 거라고 생각했어요.
21:35그런데 그걸 파인만이 쉽게 도식화를 해서 설명을 한 겁니다.
21:41파인만이 아주 쉽고 직관적으로 계산이 가능한 다이어그램을 만든 거예요.
21:47파인만은 이걸 강의 중에 칠판에 그림을 그리면서 공개했는데
21:52그 순간에 강의실에서 박수가 터져나올 만큼 과학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21:59그림만 딱 봐도 아는 사람들은 아는 거야.
22:02대박이다 진짜.
22:04그런 거죠.
22:05어쨌든 중요한 건 이렇게 설명을 드렸지만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22:10우리가 다 알아듣고 하면 좋겠지만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이해가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22:17파인만은 물리학을 그저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했는데요.
22:22이 다이어그램을 생각해낸 것도 식당에서 동료가 장난으로 던진 접시가 돌아가는 걸 보면서
22:28어? 만약 전자라면 어떻게 움직일까 생각했던 게 시작이라고 합니다.
22:35무슨 관련인지 모르겠어요.
22:37뭐 하지만 천재의 머릿속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22:42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학생들의 눈높이, 대중의 눈높이에서 과학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는데요.
22:49대표적인 일화 중에 하나가 챌린저호 참사의 원인을 밝혀냈을 때였습니다.
22:561986년 1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공중에서 폭발했는데요.
23:017명의 우주비행사가 사망한 참사였습니다.
23:04당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단이 만들어졌는데
23:09리처드 파인만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23:12그리고 파인만은 문제가 아주 사소한데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23:17챌린저호의 연결 부분에 사용된 O-ring, 즉 원형 고무 패킹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23:25O-ring이 고무 재질이다 보니까 기온이 떨어지면 고무의 특성상 탄력성을 잃어 딱딱하게 굳을 수 있었는데요.
23:34그러면 로켓을 발사할 때 연료가 새어나와서 로켓이 폭발할 수 있는 거죠.
23:40당시 리처드 파인만은 이걸 증명하기 위해 복잡한 데이터를 갖고 나오는 게 아니라
23:46아주 간단한 실험으로 보여줬습니다.
23:49청문회장에 고무링과 유리컵, 얼음을 갖고 와서
23:54얼음물에 고무링을 넣고 힘을 줘서 당기는 실험을 했어요.
23:58차갑게 언 고무링은 늘어난 상태에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24:05무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이렇게 간단한 실험으로 보여준 덕분에
24:11대중은 챌린저호 폭발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던 거죠.
24:17고무는 차가워지면 굳어. 이거 하나로 정리해버린 거죠.
24:23대중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게 어떤 건지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24:29이렇게 칼세이건과 리처드 파인만에 대한 아주 몇 가지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들려드렸는데요.
24:37지금까지 보면 이 두 사람이 과학을 세상에 알리는 데만 몰두한 것 같죠?
24:43하지만 틈틈이 운명적인 사랑도 했습니다.
24:47이렇게 바쁜 분들도 다 연애하고 결혼하고 하는데 바빠서 연애를 못한다?
24:53여러분 핑계입니다.
24:55심지어 먼저 칼세이건 무려 세 번의 결혼을 합니다.
25:01첫 번째 아내, 린 마굴리스.
25:04이분은 세포의 진화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를 했던 대단한 생물학자고요.
25:10두 번째 아내, 린다 잘츠만이라는 예술가였는데요.
25:14방송 시작에 보여드린 골든 레코드 프로젝트에도 그림으로 참여했었습니다.
25:19이 프로젝트를 할 당시에는 린다가 칼세이건의 아내였는데요.
25:23프로젝트에서 선곡에 참여한 다른 여성 앤 드류안이 나중에 칼세이건의 세 번째 아내가 됩니다.
25:32약간 두 번째 아내와 세 번째 아내 사이에 양자역학적인 중첩이 좀 있는 것 같죠?
25:38하지만 관측하는 그 순간에는 그 아내만 사랑하는 거야. 아시겠죠?
25:44아무튼 마지막 아내인 앤드류안은 칼세이건의 영원한 동반자였습니다.
25:50앤은 세이건이 인생의 중요한 업적을 남길 때마다 함께했습니다.
25:57앤이 무려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의 PD였거든요.
26:01책도 둘이 여러 권을 같이 썼다고 합니다.
26:07칼세이건이 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코스모스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26:13책 서문에 앤을 향해 이런 헌사를 남겼습니다.
26:18광대한 우주, 무한한 시간 속에서 당신과 같은 시간, 같은 행성 위에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며
26:30크... 시공간 플러팅이죠.
26:34역시 과학자 중에는 천문학자가 가장 낭만적인 것 같아요.
26:40칼세이건은 끝사랑이 가장 유명하다면 리처드 파인만은 첫사랑이 가장 유명합니다.
26:47파인만도 결혼을 세 번 했는데요.
26:50결혼을 한 세 번쯤 해야 이렇게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 겁니다.
26:55아닐 수도 있어요.
26:57어쨌든 결혼을 이분도 세 번 했다는 거예요.
27:00파인만은 15살 때 한 살 어린 알린이라는 여성을 처음 만납니다.
27:06그 뒤로 몇 년간 연애하다가 결혼을 했는데요.
27:10결혼하기 전에 알린이 결핵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습니다.
27:15당시에는 결핵이 치료도 어렵고 전염성도 높다 보니까 파인만의 부모님은 결혼을 반대했어요.
27:22하지만 파인만은 시안부 연인과 둘만의 결혼을 올립니다.
27:28알린은 결혼식 직후에 요양원에 들어가는데요.
27:31파인만은 주말마다 요양원에 가서 아내를 봤죠.
27:35하지만 안타깝게도 결혼 4년 만에 알린은 결국 세상을 떠납니다.
27:41파인만은 그 이후로 바람둥이 같이 방탕한 생활을 했는데요.
27:46죽은 알린에게 보냈던 가슴 아픈 편지가 파인만 사후에 개봉되면서
27:52안타까운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27:56나는 여전히 당신을 위로하고 돌보고 싶습니다.
28:00죽은 당신은 살아있는 그 누구보다 훨씬 낫습니다.
28:04주신 우편으로 보내지 않은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8:09하지만 새 주소를 모르겠습니다.
28:12아 좀 찡하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그만큼 사랑했던 겁니다.
28:18자 이렇게 사랑마저 열심히 했던 두 과학자
28:22이 둘은 평생 사랑뿐 아니라 과학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28:28두 사람은 과연 과학의 가치를 무엇이라 생각했을까요?
28:32대체 왜 이렇게 과학을 널리 알리려고 한 것일까요?
28:37먼저 칼세이건이 쓴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계를 보면요.
28:41과학에 대한 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데요.
28:44음모론부터 초능력, 점성술 이런 유사과학을 믿는 반지성주의를 악령이라고 치행했습니다.
28:53왜냐?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을 가지면 사회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28:59칼세이건은 이렇게 유사과학이 힘을 얻게 된 이유가 과학이 대중화되지 않아서 라고 생각했습니다.
29:06사람들이 과학을 잘 모르니까 쉽게 선동된다는 거죠.
29:11세이건은 결국 속이는 사람이 권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을 강조했습니다.
29:23그리고 이런 과학적 사고방식이야말로 민주사회의 기반이라고 생각했어요.
29:28그래서 그는 과학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29:33과학은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작은 촛불이다.
29:39즉, 칼세이건은 사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힘이 과학에서 나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과학을 대중화시키려고 끝까지 노력했던 사람인 거죠.
29:49칼세이건과 리처드 파인만은 결이 좀 다른데요.
29:53리처드 파인만은 무슨 사명감이나 책임감으로 거룩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사실 아니에요.
29:59과학 강연을 했던 것도 주입식 교육에 거부감이 많아서 그렇지 않은 방식의 강의를 하려고 했던 것도 있습니다.
30:07브라질의 과학 강연을 하러 갔을 땐 정부 관계자들이 다 있는데도 브라질의 과학 교과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30:17교과서의 실험 결과가 전혀 나와 있지 않다고 하면서 암기 위주의 교과서라고 질탈한 거죠.
30:24파인만은 비록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스스로 탐구하는 힘을 기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서 과학은 있네 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30:36이런 태도 하나하나가 파인만을 훌륭한 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만들어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30:45뼛속까지 과학자였고 과학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데 큰 역할을 한 칼 세이건과 리처드 파인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30:56사실 두 분이 너무 달라서 아마 지금 영상을 보시는 분들도 나는 칼 세이건 쪽이야 나는 리처드 파인만 쪽이야 누가 더 좋은지 내 스타일인지 의견이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31:08저는 정말 두 분 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31:14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마음의 소리를 한번 따라가면요.
31:21칼 세이건이 좀 더 제 취향입니다.
31:24임만희 형
31:26형 미안해
31:28주변에 계신 분들이
31:30야 괴도님은 어떻게 그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세요?
31:34이렇게 물어보실 때가 많은데요.
31:36칼 세이건의 말로 이 자리에서 답을 한번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31:41과학은 아직도 나의 즐거움이요 나의 사랑이다.
31:46당신이 사랑에 빠져 있다면 그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겠는가?
31:53여러분 제 마음이 바로 이 마음입니다.
31:57제 마음 칼 세이건 마음
32:00부디 과학을 좀 더 사랑하는 시간이 되셨길 바라고요.
32:06다음 시간엔 자강두천이죠.
32:08아인슈타인과 닐스보우로 돌아오겠습니다.
32:10감사합니다.
32:12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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