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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음악
00:01문만 열면 줄을 서는 맛집
00:24여름이면 생각나는 맛입니까?
00:27너무 맛있어서 그냥 못 먹어요
00:28무더운 여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00:32구수한 콩국수 한 그릇
00:34맛의 비결은 바로 콩
00:38진짜 콩 좋습니다
00:39최상의 콩입니다
00:40좋은 콩에서 밥심 나온다고요
00:44콩은 저한테 자부심이고 가업이고
00:47이 콩에 아버지 엄마 얼굴이 다 있어요
00:49그런가 하면 뜨거운 여름
00:52콩 때문에 아궁이 곁을 떠나지 못하는 남자도 있답니다
00:55콩하고는 떨어질 수 없을 것 같아요
00:59자식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01:01자식 같은 콩으로 만든 건 다름 아닌 두부
01:04찰랑찰랑 하다고 해야 하나요?
01:08콩에 정성을 다하면 밥심이 된다는 두 남자 만나보시죠
01:11전라남도의 중심 광주 광역시
01:18도심의 평범한 골목에서 특별한 간판을 만났습니다
01:24이 집을 특별하게 만든 게 있다죠
01:27저희 1년 재료입니다
01:30주인장 전 재벌 씨가 보물처럼 애지중재한다는 바로 이건
01:36진짜 콩 좋다
01:38진짜 콩 좋습니다
01:39일단 윤기가 있어야 돼요
01:41그러잖아요
01:42딱 보면 알아요
01:44소위 말해 전라도 사투로 야무지다고 해야 되나?
01:47하나에 40kg짜리
01:50저희가 딱 한 11톤 내지 12톤 준비합니다
01:54이게 떨어지면
01:55장사 오래된 장사 이제 마무리하고
01:58아 그럼 딱 그 양만 하고 장사를 안 하신다고요?
02:02네 이거 떨어지면 이제 저희는 더 이상 내년에
02:06콩을 좀 딴 데서 구해와서 이렇게 영업을 하셔도 될 텐데
02:10근데 이게 저희 집에 그 특수성이 별건 아닙니다만
02:15선치님께서 선치들께서 여름에만 하셨던 그런 전통을 저도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요
02:21수십 년 세월 여름이면 콩국수 한 그릇에 온 마음을 담았던 부모님
02:28그 부모님을 닮고 싶은 아들은 오늘도 콩 하나에 정성을 다합니다
02:34이 콩에 아버지 엄마 얼굴이 다 있어요?
02:40이 콩이다
02:42재벌 씨는 지금도 부모님이 하던 그대로 콩을 삶는답니다
02:487대 3
02:49노란 콩과 검은 콩의 비율까지 정확히 따른답니다
02:54이거는 사리태 거묵방까지 들어가면 한 가마 반이 쫙 못되니까
03:00오늘 이거 팔면 끝
03:01아 끝? 영업 끝
03:03먹을거리가 귀하던 시절 콩국수는 값싸게 먹을 수 있던 여름철 보양국수였습니다
03:11부모님은 한 그릇에 거짓 없이 정성을 다했죠
03:16아들이 지키고 싶었던 건 맛뿐 아니라 부모님이 살아온 방식 그 자체였답니다
03:24콩 한 알도 아까우신가 봐요
03:26그렇네
03:27그렇네
03:28얼음은 왜 넣죠?
03:30절대 상할 길이었어요
03:32잘 삶은 콩은 하루 동안 냉장 보관하는데요
03:40혹시 상할까 얼음까지 넣어 차갑게 숙성한다네요
03:46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개
03:49아침에 정신이 없습니다
03:51저희가 10시부터 영업 시작이거든요
03:53그 전에 모든 걸 다 해놓고
03:5510시 딱 되면 손님들이 귀신같이 올
03:58자 우리는 콩을 갈아 봅시다
04:01콩을 간다더니 이건 뭐죠?
04:04국산깨
04:07살짝 들어가면 저희 국물이 풍미가 생기고 더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04:15부모님의 맛을 그대로 따라하기까지 17년에
04:19어디 처음부터 만만한 일이었을까요
04:22이런 걸 저희 어머니가 저한테서 상징 시간이 없어요
04:27누나도 없고 형도 없고 동생도 없는데
04:30아들 하나 있는데 이거 한다고 하니까 많이 싫어 나오고
04:38그러셨는데
04:41아들 고생하는 게 싫어 그만두게 하려고 더 엄하게 가르쳤다는 부모님
04:47그래도 아들은 부모님 인생이 담긴 콩국수를 이어가고 싶었다죠
04:52콩부터 콩국수 만드는 법까지 부모님의 방식 그대로 따르는 아들
05:01유일하게 변한 게 있다면 바로 이 콩물 냉장고
05:05예전에는 이런 장비가 없었잖아요 저희 아버지가 장사하실 때는
05:09그때는 그래서 콩물을 시켜서 손님들한테 얼음을 갈아서 나갔어요
05:14그런데 저희는 얼음을 갈아서 나가지 않아요
05:16여기서 달면 이게 온도가 점심시간에 4도까지 떨어져요
05:22손님들이 더 잘한다는 영업시간
05:25어서오세요
05:27정말 시간 딱 맞춰 오셨네요
05:3010시인데 길찍 오셨어요
05:32시간 기다렸다가 왔어요
05:34아 기다렸다가?
05:35시간은 옛날 구금물에 있을 때부터 단골이 해가
05:39포장부터
05:41그럼 이 집 콩국수엔 뭐가 들어가는지 살펴볼까요
05:45잘 삶은 국수면에 콩가루, 소금, 설탕을 넣고
05:50노란콩과 검은콩으로 만든 고소한 콩물을 넣으면 끝
05:55맛이 있을 수밖에 없는 조합에 이른 아침부터 이끌려 찾아온답니다
06:06여름에는 꼭 신랑이라고 와서 먹는 곳이거든요
06:10그래서 갑자기 요즘에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니까
06:13어제 갑자기 저녁에 내일은 하나 먹어볼까 해서
06:17아침에 늦지자마자 애들 보내놓고 데이트 겹해서 바로 왔습니다
06:23보이시나요? 촉촉한 콩국수의 자태
06:27작정하고 찾아왔으니 맛있을 수밖에요
06:37덩이에 지칠 때면 생각나는 맛
06:40오래 다니셨어요?
06:42네 한 20년?
06:44일주일에 한 5번?
06:46
06:4720년 평일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했다는 찐 단골입니다
06:52
06:54감사합니다
06:56내가 와야 문 열었다고 그렇게 말씀하세요
06:58그러니까
06:59하루에 두 번도 오세요
07:00네 두 번도 오고 안 빠질더라도 일곱받아
07:02우리 사장님 때문에라도 한 그릇이 매일같이 똑같아야 돼요
07:07다르면 사장님은 귀신같지 않아
07:10변함이 없어요
07:12변함이 없어요
07:14그냥 알지
07:15맛있게 드십시오
07:16
07:18변함이 없다는 것은 맛도 변함이 없지만
07:22우리 집의 어떤 분위기나 정서나
07:24그런 것도 변함이 없다는
07:26그렇게 저는 이해를 하거든요
07:28그래서
07:30저분 같은 손님 오시면 정말 기분 좋고
07:32
07:34가기 전에 이 집이 끝나잖아요
07:36그러면 항상
07:38내년에 또 와야지
07:39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07:40사람들이 줄을 서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죠
07:42여름 한철에만 먹을 수 있는 맛
07:45사람들이 줄을 서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죠
07:53여름 한철에만 먹을 수 있는 맛
07:56그 맛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서 부모님처럼 그저 묵묵히 할 일에 충실할 뿐입니다
08:06아낌없이 쓰는 재료, 정성을 다하는 마음
08:13그것이 더해져 이 여름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지켜내는 밥심이 됩니다
08:20통을 저한테 비를 이어서 저희 집에 행복과 보람을 갖다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08:31이번엔 빼어난 산새와 맑은 물을 자랑하는 완주로 갑니다
08:43땀 뻘뻘 흘리며 장작을 패는 이 남자
08:49재래식이 일이 엄청 많아요
08:53아궁이에 장작불 떼고 가마솥에 물을 끓이는데요
09:01뭘 하려는 걸까요?
09:06콩을 갈아서 재래식 손두부를 만든답니다
09:10온도계도 시계도 없이 경험과 감으로만 만들어내는 두부
09:15이기영 씨는 두부 만드는 법을 장모님에게 배웠답니다
09:20어머니가 암 수술을 받았는데 너무 몸이 안 좋아서 가게를 그만두려고 정리를 했어요
09:29두부가 너무 녹힘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09:32어머니가 평생 해온 일인데
09:3450년 넘는 세월 동안 두부를 만들어 5남매를 키운 장모님
09:41누군가 하지 않는다면 장모님의 두부가 장작처럼 사라질 것 같아
09:49사위는 그 불씨를 지키기로 했답니다
09:53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만 만들어지는 장모님의 손두부
10:00사위가 시작한 지도 7년째랍니다
10:03그 사이 콩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다죠
10:07제가 어렵게 키우니까 힘들게 농사를
10:12직접 키우시는 거예요?
10:14제가 직접 다 해요 농사를
10:15이번엔 어딜 가시나요?
10:20이건 또 뭐죠?
10:21쌀 짜라고요
10:22나락을 빵굴 때 나오는 찌꺼기
10:24거품을 좀 삭히는 역할을 해줘요
10:26어머니가 당연히 어머니한테 배웠죠
10:28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10:29쌀 겨는 거품을 삭히는 천연 소포지
10:34장모님의 내공을 옆에서 갈고 닦으며 배운 지혜랍니다
10:39힘든 일에 앉아서 한 30분 동안 져야 하니까
10:49멈추면 안 돼요?
10:50아니 멈추면 얘가 밑에 달라붙어요
10:53뜨거우니까
10:54그래서 타버리면 냇내가 나가지고
10:57순두부 끓이면 냄새 하나가 손님들이 고구하는
11:01두부도 마찬가지고
11:03과정은 힘들어도 맛은 비교 불가
11:08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재료는
11:10인내 시간인 것 같습니다
11:12여보
11:14오늘도 고생이 많네요
11:17더우니까 이거 한번 마시고
11:19뭐야?
11:20여보 좋아하는 콩물
11:21콩물?
11:22시원해
11:23내가 좀 저어줄게 내려와
11:25아내가 어렸을 때부터 줄곧 먹었다는 어머니의 두부
11:30아내분도 잘 좋으시는데요?
11:35아 제가
11:35너보다 선수죠
11:36소수예요
11:37예?
11:38제 제자예요
11:39아 제자예요?
11:40
11:40저 어렸을 때부터
11:41제가 56년째 같이 하고 있는 거예요
11:44어렸을 때는 이런 거 도와줘 하면
11:47좀 싫기도 하셨을 것 같아요
11:49너무 싫었죠
11:49그때는
11:50도망다니고 그랬어요
11:52아 진짜 이거 콩이 적고
11:55자루 잡아주는 게 너무 싫어가지고
11:57잡아주기가 너무 싫어서
11:59모형제가 있는데요
12:00서로 1번, 2번, 3번, 4번, 5번 순서대로 해가지고
12:03서로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막 그래요
12:07잡기 싫어가지고
12:08을면하고 싶었던 일이었지만
12:12이제는 사랑하게 됐다는군요
12:14어우
12:16콩을 엄청 사랑해요
12:181순위라고 보면 되죠
12:20저는 아내가 느슨이지
12:22그래야 밥을 먹고 살았니까
12:25여보 나와 힘든 게 빨리 해
12:27알겠어요
12:28그래도 반찬 음식 만들어야지
12:30고마워요
12:32발걸음
12:33고마워요
12:36고마워요
12:37고마워요
12:39고마워요
12:40고마워요
12:42고마워요
12:44고마워요
12:48옛말에 두부는
12:50괴유른 며느리에게 맡기라는 말이 있다죠
12:54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12:55완성이 되는 음식이기 때문이랍니다
12:59드디어 인내가 새하얀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13:09가마솥 한가득 끓여낸 콩이 두부 한판이 됩니다.
13:21장모님이 반평생 함께한 두부 틀이 사위를 도와 충실히 제 몫을 다하는 시간.
13:32그 안에서 장모님의 세월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13:47드디어 두부가 뽀얀 얼굴을 드러냅니다.
13:52알겠습니다. 어떻게 알아요? 잘된 지?
13:56만져보면 알아요. 찰랑찰랑 하다고 해야 하나요?
13:59찰랑찰랑?
14:00네. 두드리면 찰랑찰랑 엉덩이같이.
14:03이렇게 하면 24모가 나와요.
14:06귀찮다고 하나라도 과정을 생략하면 이 탱글탱글한 자태는 못 만나겠죠.
14:14이런 식으로 하루에 딱 한판 더는 욕심내지 않습니다.
14:24오늘 하고 그만둘 것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해야 하니까 조금 만들어서 조금 소비하고 손님들도 맛있게 먹어.
14:33직접 콩농사 짓고 두부를 만든 지 7년.
14:40장모님의 인생을 이어가는 일이라 오늘도 정성을 다합니다.
14:45우리 어머니가 제일 바쁘네.
14:51가마솥 손두부의 스승 장모님.
14:56한 번씩 스승에게 평가받아야 손님 쌍에 내놓을 수 있답니다.
15:13새벽부터 부지런히 만든 사위의 두부가 빛을 발하는 시간.
15:30깊이를 측정할 수 없다는 고소한 두부 한상입니다.
15:39장모님을 이어 콩으로 사람들 밥심 지키겠다는 사위.
15:43솜씨가 어떤가요?
15:47사실 갓 만든 야들야들한 두부 맛을 어디에 비할까요?
16:05이건 딱 봐도 집에서 소스 만들었다는 표시가 날 정도로 조금 입자도 조금 틀리고
16:13제재주로 맛이 부수한 것 같아요.
16:15힘들고 번거로워도 흉내낼 수 없는 맛.
16:19진짜 콩하고는 떨어질 수 없을 것 같아요.
16:21자식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16:24그래서 오늘도 기영씨는 뜨거운 가마솥 곁을 지킵니다.
16:35왜 홈에다 주는거?
16:42홈이라겠어 내가 나시라겠어?
16:45홈이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