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낮춰줄게요"…불황에 '착한 임대료' 바람

  • 5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소식, 어제오늘 일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부 지역에서 자영업자들의 월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가 주인들이 임대료를 낮춰주는 착한 임대료 받기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김수산 리포터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점포 400여 개가 입점해 있는 인천 부평지하상가.

그런데 가게마다 상인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하상가 상인]
"원래는 복도가 미어질 정도로 많았는데, 지금은 절반으로 줄어든 느낌..."

가끔 손님이 온다해도 물건을 들었다 놨다, 선뜻 결정을 못 하고

[시민]
"몇 번을 보는데... 예쁜 디자인 보고, 가격도 보고..."

재고가 빠지질 않으니 매장 안은 지나다니기도 힘들 만큼 제품이 가득합니다.

이처럼 상인들은 손님들의 지갑을 열고,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서 세일에 세일을 내걸었습니다.

이 지하상가도 한때는 목 좋기로 정평이 났던 곳입니다.

하지만 1년 전 지상에 횡단보도가 설치된 데다 불황까지 겹쳐 이제 기세가 완전히 꺾였습니다.

[부평지하상가 상인]
"예년도 안좋았는데, (지금은) 정말 바닥이죠. 힘들죠, 생계 하기가."

빈 가게가 자꾸 늘어나자 상가 관리사무소가 나섰습니다.

지난 8월, 상인들의 어려움을 헤아려 달라는 요청서를 점포 주인들에게 일일이 보냈고, 동참을 이끌어낸 겁니다.

[양희능/부평역 지하상가 대표]
"서로가 힘든 과정을 겪다 보니까 같이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다, 상가가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다, 이런 마음에서 (점포주들이) 힘든 결정을 해주셨어요."

지금은 입점 점포의 절반 정도가 평균 150만원 선이었던 월세를 40만원에서 60만원씩 깎아준 상탭니다.

[김준석/상인]
"40만 원이면 점퍼 스무개 정도를 팔아야 (순수익이) 되니까요. 매출 이틀 정도 (어치) 많이 도움이 되는 편이죠."

착한 임대료 바람은 서울 강남에서도 불고 있습니다.

점포 300여곳 중 80여개가 공실이었던 압구정 로데오 상권.

건물주 3, 40명이 뜻을 모아 월세를 최대 반값까지 낮추기로 하면서 공실 점포를 48개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박종녹/압구정로데오발전추진위원회]
"점포가 6개월, 1년 비는 것보다, 조금 싼값을 줘서 계속 유지해서,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들 장사가 될 수 있게 (건물주끼리 가격을) 조금 맞춰보자.."

실제로 로데오 중심 상권의 3.3제곱미터당 임대료는 재작년 3분기엔 18만 8천 원이었지만 최근엔 15만 4천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상인은 비용 부담이 줄어서 좋고, 상가 주인은 가게가 비면 못 받을 임대료를 그래도 받을 수 있으니 좋고.

불황을 함께 이겨내려는 마음이 상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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