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공생' 실험…"임대료 깎아 드립니다"

  • 4년 전
◀ 앵커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상인 피해가 우려되자 전북 전주에선 일부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 인하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범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회적 기업이 소유한 전주 구도심의 한 상가 건물.

이곳에 식당을 차린 이형준 씨는 앞으로 석 달간 월세를 10% 덜 내도 좋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줄자, 어려움을 함께 하고 싶다며 건물주가 먼저 제안해 온 겁니다.

[이형준/자영업자]
"세입자로서는 만 원이라도 내려준다면 고마울 뿐이죠."

건물주 역시 경제적으로 넉넉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월세살이의 설움을 자신들도 느껴봤기에 세입자의 고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노지인/사회적 기업 '꼭두' 대표]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더 이해할 수 있잖아요. 사실 마음으로는 20%, 30% (임대료 인하를) 더 해주고 싶은데…"

이미 한옥마을에서 건물주 14명이 임대료를 내린 이후, 상생을 외치는 목소리가 시내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구도심과 전통시장, 대학교 주변 건물주 64명이 각자 형편에 따라 월세를 낮추기로 전주시와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김승수/전주시장]
"전주의 공동체 정신이 발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어려운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숭고한 뜻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임대료 인하가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은 사실.

그럼에도 세입자의 고통에 공감하려는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상생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MBC뉴스 한범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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