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에어컨' 바람 확산…"경비실이 시원해요"

  • 5년 전

◀ 앵커 ▶

대전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선물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이런 '착한 에어컨' 설치에 동참하는 아파트가 속속 늘고 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폭염특보가 내려진 대전의 한 아파트 경비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볕에 달궈진 경비실은 사우나를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하지만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피할 수 없습니다.

[김은호/대전 수정타운아파트 경비원]
"초소 안에서는 땀이 나서 서류 작성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덥고, 체감온도는 한 42, 43도…"

이처럼 매년 여름마다 반복됐던 더위와의 전쟁에 든든한 구원군이 나타났습니다.

아파트 2천여 가구 주민들이 조만간 경비실 19곳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한 것.

에어컨 설치비 1천만 원은 그동안 모아둔 장기수선충당금으로 보태고 주민들이 분담해 가구당 백 원 안팎의 전기요금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하상희/대전 수정타운아파트 입주자 대표]
"우리 아파트 경비원도 우리 가족으로 생각하고, 사무실과 다름없는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는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인근 다른 아파트도 최근 2백여만 원을 들여 경비실 5곳에 에어컨을 설치했습니다.

이달 초 주민투표까지 실시해 경비실에 에어컨을 달아준 대전 녹원아파트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착한 에어컨' 바람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장마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폭염을 앞둔 경비원들은 에어컨만큼이나 시원한 주민들의 마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MBC뉴스 이승섭입니다.

(영상취재: 허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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