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불황에 더 북적…'짠물 소비' 확산

  • 4년 전
◀ 앵커 ▶

경기하강국면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도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데요.

그래서인지 고쳐 쓰고, 빌려 쓰고 또 새것 같은 B급 상품을 파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고하연 리포터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다양한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

한 전자제품 수리 업체에 수리 대기 중인 전자제품이 가득합니다.

주로 배터리나 모터 수명이 다한 진공청소기들이 대부분.

사라진 동네 전파사를 대신해 갈 곳 없는 전자제품들이 이곳으로 모입니다.

[양동욱]
"해외에서 직구한 제품이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고쳐주는 곳이 딱히 없죠. 2년 썼죠. 결혼하고 나서니까…"

고장 부위가 확인되면 20년 이상 경력의 기술 장인들이 수리 작업에 돌입하고.

수명이 다 된 배터리는 새것으로,

[함증만/업체 직원]
"배터리 수명이 다 되면 작동이 안 되기 때문에 제품이 망가진 줄 알아요. 배터리만 다시 갈면 정상 작동하기 때문에…"

구석구석 찌든 때와 먼지까지 제거하니, 큰돈 들여 다시 사야 하나 걱정했던 이용객은 마음을 놓습니다.

[강상일]
"고가잖아요. 새것처럼 쓸 수 있다고 하니까 소비자에겐 훨씬 이득이죠."

[신기용/업체 대표]
"전국에서 다 제품을 보내주고 있는데 많게는 (하루) 70건에서 80건 접수되고 월 1천500건에서 2천 건 정도 수리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공동이용시설 한쪽에 가지런히 진열된 유아용품이 눈에 띕니다.

한 공유경제 업체가 운영하는 대여소인데 값비싼 유모차부터 유아 전동차까지…200여 가지 유아용품들을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빌려 쓸 수 있습니다.

[대여소 직원]
"이런 크고 비싼 자동차는 하루 2천500원, 이쪽 작은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하루 500원…"

새 장난감에도 금세 싫증 내는 아이를 둔 부모에겐 안성맞춤.

[박지원/아파트 주거서비스센터장]
"단지 안에 있다 보니까 거리가 가까워서 물품을 빌리거나 반환하는데 (편리합니다.)"

그래도 꼭 사야 할 건 있겠죠.

이럴 때 새것 같은 리퍼브 제품을 일부러 찾아 나서는 이들도 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통 과정에서 작은 흠집이 생기거나 구매 후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재공급품, 이른바 리퍼브 제품만 취급하는 한 업체.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은 식음료 제품부터 대형 가전과 가구, 작은 생활 소품에서 고가의 유아용품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모두 정가에서 4, 50% 이상 할인된 가격이라 물어물어 찾아오는 이들이 대부분.

[하화자]
"침대 샀어요, 흙침대. 친구 소개로 전철 타고 택시 타고 왔어요."

온라인 구매가 늘며 단순 반품 상품들은 쏟아지고…이런 리퍼브 제품만 취급하는 매장도 2년 전 100여 곳에서 최근 400여 곳으로 크게 증가했고, 리퍼브 시장 규모는 이미 1조 원을 넘어선 걸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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