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환의 빅 이슈] '쌈짓돈' 된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 6년 전

◀ 앵커 ▶

전종환의 빅 이슈입니다.

지금 보이는 영상. 스웨덴의 정치인, 모나살린입니다.

한때 유력한 총리 후보였는데,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겁니다.

사퇴 이유, 어찌 보자면 소소하고 또 달리 보자면 중요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업무추진비로 초콜릿과 기저귀 같은 생필품을 산 게 문제가 됐는데, 업추비 34만 원 때문에 그의 정치 생명은 끝났습니다.

네, 업무추진비.

공적인 일을 할 때 쓰라고, 월급 말고 더 주는 돈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한마디로 쌈짓돈 주머니에 든 돈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2014년 01월 07일 뉴스데스크 공윤선]

동료 의원들에게 20만 원 넘는 전복세트를 선물하면서 업무추진비로 결제한 광역의회 부의장.

공휴일과 평일 심야에 집 근처 노래방과 술집 등에서 61차례에 걸쳐 400만 원 가까운 업무추진비를 쓴 도의원들.

구의원들은 업무추진비로 2천만 원 넘게 개인이 쓰는 승용차의 기름 값을 지불했습니다.

국민권익위가 지난 1년간 서울·부산 등 8개 지방의회의 업무추진비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런 도덕적 해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방의회 의원]
"우리 의원들이 관행적으로, 또 온정주의로 하다 보니까 다소 부적절하게 쓴 게 있는 거 같은데…"

◀ 앵커 ▶

지금 보신 건 4년 전 보도였는데, 지금은 좀 바뀌었을까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시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초단체 의장은 330만 원 상임위원장은 110만 원 정도의 업무추진비가 지급이 됩니다.

적지 않은 돈이겠죠.

이 돈을 어떻게 썼는지, 시민단체 '알권리 감시단'이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서울 용산구 의회 한 의원의 사례 보겠습니다.

본인 혈압약을 사는데 업무추진비를 썼는데, 4년 가까이 한 약국에서만 73번, 모두 540만 원어치를 썼습니다.

'쌈짓돈'처럼 쓴 거죠.

업추비 쓰는 방식, 이뿐만 아니라 참 다양했습니다.

저희가 유형별로 나눠봤습니다.

먼저 '가족 사랑' 유형입니다.

서초구의회의 정 모 의원, '한국야쿠르트 마니아'라 부를 만합니다.

매년 두 차례씩 한국야쿠르트에서 업무추진비 카드를 긁었습니다.

홍삼과 양갱을 사는 데 모두 70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내가 한국야쿠르트 판매원이었습니다.

마포구의회 의장단은 4년 가까이 한 갈빗집과 쭈꾸미 집에서 줄기차게 밥을 먹었습니다.

이 식당들, 알고 보니 구의회 의장 식구가 운영하는 식당이었습니다.

두 식당에서만 5백만 원 가까이 썼고요.

의장이 직접 쓴 돈만 3백만 원이 넘었습니다.

한마디로 자기 집에서 밥 먹고 술 먹는데 업무추진비를 쓴 겁니다.

가히 창조 가족 경영이라 할만합니다.

두 번째는, '동료사랑' 유형입니다.

강남구의회 의장을 지낸 모 의원.

한 식당에서 900만 원 넘게 썼습니다.

강남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경기도 의왕의 식당에서 돈을 썼는데 왜 그랬을까 살펴봤더니 동료 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이었습니다.

먼 길 마다 하지 않고 찾아가서 업추비를 쓴 거였죠.

세 번째, '홍길동' 유형입니다.

말 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습니다.

의원은 해외에 있는데 업무추진비 카드는 국내에서 긁힌 겁니다.

영등포구의회의 이 모 의장,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연수를 떠나는 동안 영등포의 식당에서 무려 40만 원 가까이 결제됐습니다.

"직원들 회식하라고 카드를 줬다." 이 의장의 해명은 이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행정자치부는 "업무추진비는 대리 결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대문구의회 김 모 의장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에 있는 갈빗집, 횟집 등에서 120만 원 가까이 카드를 긁었는데, 이때 김 의장님 이탈리아 출장 중이었습니다.

다음은, '직원사랑' 유형입니다.

직원 사랑하는 건 참 좋죠.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한 게 문제였습니다..

관악구의회 의장단은 4년간 전국 각지에서 옥돔, 미역 등 특산물을 사는데 1,400만 원을 넘게 썼습니다.

지역구에 관악산이 있어서였을까.

등산복도 700만 원 넘게 사서 의원들과 직원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관악구의회의 길 모 의장은 "워크숍을 갈 때마다 의장단이 조금씩 업무추진비를 모아서 직원들에게 선물했다."고 해명을 했습니다.

직원들 선물하라고 세금으로 업추비를 지급하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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