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환의 빅 이슈] '후퇴 없는 고집불통' 볼턴

  • 6년 전

◀ 앵커 ▶

전종환의 빅 이슈입니다.

"건물을 때려 부수는 커다란 쇠 공과도 같다."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입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초강경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이 비핵화 협상에 걸림돌, 방해꾼이 이야기일 겁니다

볼턴 보좌관, 어떤 인물일까요?

부시 행정부 때 군축 담당 차관을 맡았고요.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의혹을 제기한 뒤 이라크 침공까지 밀어붙인 핵심 인물입니다.

또, 리비아 카다피의 핵 계획을 무산시킨 '리비아 모델'의 창안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리비아 모델', 쉽게 말해 이런 거죠.

북한이 먼저 핵을 완전 폐기해야 한다.

그게 확인되면 경제 보상해주고, 북미관계도 정상화한다.

북한으로서는 왠만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드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후퇴 없는 고집불통' 볼턴의 별명입니다.

2003년이었죠, 부시 행정부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불렀습니다.

가만있을 북한이 아니겠죠.

볼턴은 "인간쓰레기다. 볼턴은 흡혈귀다." 약간 유치하기도 하지만 이런 말까지 혹독한 비난으로 맞받아쳤습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북미 정상회담 자체를 다시 생각하겠다.'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으름장의 배경 중에 하나가 볼턴이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화들짝 놀란 트럼프 대통령, 이런 '볼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직접 입을 열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볼턴을 옆에 세워둔 채로 리비아 방식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볼턴을 흔들면서 북한 달래기에 나선 겁니다.

트럼프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영상 ▶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모델이 전혀 아닙니다. 우리는 리비아를 완전히 전멸시켰습니다. 리비아는 파괴됐습니다. (당시) 카다피 체제를 유지해야만 하는 합의는 없었습니다. 리비아 모델은 북한과의 협상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협상을 통해 김정은은 현재의 자리, 북한에 계속 있으면서 정권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관련 발언은 우리 입장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절대 그냥 둘 수 없기 때문에 혹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염두에 두고 한 말 같습니다. 정상회담이 잘 진행돼 성과를 만들어내면 (미국과 북한은) 좋은 관계를 맺게 될 것입니다. 또 김정은은 매우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될 것입니다. 시리아나 중동의 이라크, 리비아의 경우를 보면 그들 국가는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했고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

◀ 앵커 ▶

어떻게든 북한을 달래 보려는 트럼프의 의지가 느껴집니다.

반면에 볼턴의 표정, 아주 좋지 않았는데, 초강경파 볼턴 보좌관의 언행이 북미 정상회담에 미칠 악영향을 어떻게든 줄여보겠다 이렇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트럼프의 용인술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압박용 카드와 달래기용 카드를 모두 손에 쥐고 있는 게 트럼프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거죠.

채찍 든 강경파가 볼턴이라면 당근으로 북한과 협상하고 달래는 건 바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일겁니다.

북한에 두 번이나 들어가 억류된 미국인 3명 귀환시킨 것도 폼페이오였습니다.

미국 언론은 이 둘을 배드캅, 굿캅, 즉 나쁜 경찰, 착한 경찰, 이렇게 부르기도 합니다.

범인을 조사할 때, 윽박지르는 경찰이 있다면 달래가면서 진술을 받아내는 경찰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겁니다.

물밑협상을 이어가던 북한에게 볼턴 보좌관의 존재, 아마도 눈엣가시였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 북한의 으름장.

"다음 달 정상회담 테이블에 볼턴 보좌관, 앉히지 마라. 우리는 볼턴과는 절대로 상종하지 않겠다." 이런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역시 '사이비 우국지사','문제적 인물'이라면서 볼턴을 비난했습니다.

최근 미국 언론 보도에서 눈에 띄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트럼프 노벨평화상에 가장 큰 방해꾼은 볼턴이다."

그래서였을까, 트럼프도 단호하게 "리비아 방식이 아니다." 공개적으로 밝힌 걸 수도 있겠습니다.

일단 지금은 볼턴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고도로 계산된 미국의 강온전략일 수도, 예측불가 북한을 상대하기 위한 트럼프의 어르고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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