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창업의 길 84. 엔도로보틱스 홍대희, 김병곤 대표 배를 가르는 수술 없이 암과 같은 중병을 치료할 수는 없을까.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대부분의 질병은 피부를 절개하고 내부 장기에 접근해야 한다. 수술 후 고통이 심하고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과거엔 정말 그랬다. 그래서 나온 게 복강경이고 내시경이다. 복강경 수술은 작은 절개창을 통해 뱃속(복강)에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몸 안을 직접 들여다보며 진행하는 수술이다. 배를 크게 열 필요 없이 0.5~1㎝가량의 구멍 몇 개만으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통증과 회복 기간이 크게 준다. 그 절정이 다빈치 로봇이다. 내시경은 더 나아가 절개조차 하지 않고, 입이나 항문을 통해 접근해 문제가 되는 부위를 제거하는 방식이라 회복이 더 빠르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환부까지 1~2m 길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조작이 쉽지 않다. 지금까지는 주로 조기암의 절제나 용종 제거 같은 제한된 치료에 그쳐왔다. 고려대 창업기업 엔도로보틱스는 이런 한계에 도전장을 낸 스타트업이다. 고려대 기계공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김병곤(40) 박사와 지도교수 홍대희(63)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기술은 내시경 끝에 소형 로봇팔을 장착해, 정교한 수술을 가능하게 했다. 암 조직을 자르면서 동시에 출혈을 막고, 필요한 경우 실로 조직을 꿰매는 일까지 할 수 있다. 내시경 기능으로 세계 최초다. 소화기내과 의사들이 쌍수를 들고 반겼다. 세상에 없던 기술이니 투자유치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2019년 창업 후 4년간 시리즈 B까지 세 차례 총 17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모았다. 지난 4월 시작한 시리즈 C 투자 유치에는 글로벌 톱 의료장비 기업까지 뛰어들었다. 지난달 27일 서울 혜화동 대학로 초입에 자리잡은 엔도로보틱스를 찾아 김 대표를 만났다. 마침 홍 교수도 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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