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커플 건보자격 첫 인정…법원 "차별 설자리 없다"

  • 작년
동성커플 건보자격 첫 인정…법원 "차별 설자리 없다"
[뉴스리뷰]

[앵커]

동성 커플도 건강보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힌 건데요.

법원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소수자 차별은 설 자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신선재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의 사랑이 승리했다!"

"차별"이란 단어를 적어왔지만, 망설임 없이 찢어버립니다.

법원은 소성욱 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을 깨고 소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동성이지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있다는 건데, 동성 결합 상대방의 법적 권리를 사법부가 처음 인정한 겁니다.

2019년 김용민씨와 결혼식을 올린 소씨는 이듬해 건보공단에 가족으로 등록돼 보험 혜택을 받았지만 기쁨은 잠시.

언론에 알려지자 공단은 '실수'라며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하고 8개월치 건보료를 내라고 했습니다.

소송을 냈지만, 1심은 "남녀 결합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공단 손을 들어줬습니다.

2심은 달랐습니다.

두 사람을 사실혼 관계로 인정할 순 없다면서도, "동성결합 상대방도 성적 지향에 따라 택한 상대의 성별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같고, 법적 권리·의무도 다르지 않다"고 봤습니다.

이에 공단 처분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자의적 차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법률적 의미의 가족과 부양의무는 피부양자 제도의 출발점일지언정, 그 한계점이라고 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건보제도의 사회보장 기능을 생각하면, 피부양자 제도는 법적 가족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겁니다.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저주를 당할 것도 아니고…욕을 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아서…."

법의 영역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설 자리가 없다"고 선언한 재판부.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소수자일 수 있다"며 소수자 보호는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의 가장 큰 책무"라고 적었습니다.

건보공단은 판결문을 검토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신선재입니다. (freshash@yna.co.kr)

#동성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수자차별 #대법원상고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