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고 싶어요" 코로나19에 갇힌 장애 아동들

  • 4년 전
"학교 가고 싶어요" 코로나19에 갇힌 장애 아동들

[앵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고 복지관조차 문을 닫으면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갈 곳을 잃었습니다.

장애라는 특수성 때문에 학원도 갈 수 없는데요.

온종일 시설에 머물러야 하는 장애 학생들.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도 함께 지쳐가고 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7살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진 지적장애 고등학생이 쓴 일기입니다.

한자, 한자 또박또박 써 내려간 일기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라는 바람이 담겼습니다.

광주의 한 공동생활가정에 입소 중인 지적장애 3급의 18살 태훈이.

태훈이가 다른 동생 3명과 집에서만 지낸 지 벌써 한 달째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차례 산책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이마저도 힘듭니다.

텔레비전과 보드게임, 그리고 엄마라고 부르는 원장님께 생활 예절을 배우는 게 전부입니다.

"거의 한 달 다 된 것 같은데요. 답답해요. 밖에 못 나가는 게 제일 답답해요. 학교 가고 싶어요. 학교 가서 공부해야죠."

답답한 마음에 최근에는 취미도 만들었습니다.

"너무너무 답답해.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수련회 갈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코로나19, 코로나19 너무 싫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온전히 시설 원장과 직원, 단 두 명의 몫이 됐습니다.

지적장애라는 특수성 때문에 학원조차 보내기 힘듭니다.

하루 24시간 아이들 곁을 떠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지금은 퇴근이라는 개념이 없어졌죠. 한 달 정도 퇴근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아이들도, 돌보는 사람도 지쳐가지만 대책은 없습니다.

지원도 부족할뿐더러 대체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아이들이 거부감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장애) 시설들이 아마 저처럼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돼, 아이들도 나가고 싶죠. 이 아이들은 정상 아이들보다 더 밖으로 나가는 걸 좋아해요."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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