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STAR REPORT] Problems of Korean movies / [ST대담] [퇴마:무녀굴] 로 본 한국영화의 문제점

  • 8년 전
올 여름 극장가는 [암살]과 [베테랑]이 휩쓸고 있는데요. 한국영화들이 선전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어제 개봉한 [퇴마: 무녀굴]로 한국영화 현실을 머니투데이 전형화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Q) 어제 [퇴마: 무녀굴]이 개봉을 했는데요. 성적이 어떤가요.

A) 2만1790명이 들었습니다. [퇴마: 무녀굴]이 공포영화라 틈새시장을 노린다고는 하지만 좋은 성적은 아니죠. 이건 영화의 만듦새 뿐 아니라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퇴마: 무녀굴]은 첫날부터 퐁당퐁당에 내몰렸습니다. 퐁당퐁당은 교차상영을 뜻하는 영화계 은어인데요. 하루 종일 한 상영관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게 아니라 새벽에 한 번, 점심에 잠깐, 심야에 한번, 이런 식으로 상영되는 걸 말합니다. 관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없고, 관객이 안 찾는 시간대에 상영되니 흥행 성적이 좋을 수가 없겠죠.

Q) 개봉 첫날부터 교차상영으로 내몰리다니 안타까운데요. 일단 [퇴마: 무녀굴]이 어떤 영화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A) [퇴마: 무녀굴]은 제주도 감녕사굴에 얽힌 설화와 4.3 사건이란 아픈 현대사를 접목한 공포영화입니다. 감녕사굴은 S자 모양을 한 동굴에 큰 뱀이 살아서 해마다 마을사람들이 처녀를 제물로 바쳤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데요. 이 영화는 정신과 의사이자 악령을 쫓는 퇴마사가 악령에 빙의된 여자를 치유하면서 이 감녕사굴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웃사람]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김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성균과 유선, 차예련과 김혜성, 천호진이 출연했습니다.

Q) 저는 [이웃사람]을 재밌게 봐서 [퇴마: 무녀굴]이 김휘 감독님의 영화라 관심이 쏠렸었는데요. 그런데 기자시사회에서 해프닝이 있었다면서요?

A) 정확히는 기자시사회가 끝나고 열린 기자간담회였는데요. 지난 11일 왕십리CGV에서 열렸는데요. 기자간담회가 시작하자 두 명의 영화평론가가 연이어 독하게 질문을 던지면서 현장 분위기가 얼어붙었는데요. 한 명은 '무섭지가 않다'고 이죽거렸고, 다른 한명은 질문을 마치 화가 난 사람처럼 퍼부었습니다. 영화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매너의 문제가 아닌 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Q) 그럴 만한 문제가 있었나요.

A) [퇴마: 무녀굴]은 잘 만들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깐 이 영화가 다른 공포영화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최근 공포영화들은 장면들을 잘게 쪼갠 다음 빠르게 붙이고 음악을 과하게 써서 공포를 주는 방식을 쓰는데요. [퇴마]는 느리고 묵직하게 공포를 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 방식이 주효했는지는 감독의 몫일 것 같구요. 긴장감을 주는 방식, 연출, 편집, 배우들의 연기 등등은 결과적으론 감독의 탓이겠지만 사실은 최근 한국영화가 처한 현실에서부터 문제점을 찾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Q) 어떤 문제점인가요.

a) [퇴마: 무녀굴]은 3월20일 촬영에 들어가 5월14일 모든 촬영을 마쳤습니다. 당초 7월 개봉을 추진했으니 메르스 등 여러 이유로 8월20일에 개봉하기로 했죠. 촬영부터 후반작업, 개봉까지 4개월 가량을 염두에 뒀던 일정이란 뜻인데요. 촬영 기간이 짧고 바로 그해 여름에 개봉하기 일쑤인 한국공포영화 제작 특성을 고려하면 아주 무리한 일정은 아닙니다. 4월에 촬영에 들어가서 6월에 개봉하는 영화들도 있었으니깐요. 다만 그렇다면 프리 프로덕션 과정부터, 즉 영화 기획 단계부터 촬영과 후반 작업, 특히 CG일정을 염두에 뒀어야 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공포영화니깐 CG가 많겠죠. CG는 편집이 완료돼야 입힐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일정이 촉박하면 촬영현장에서 가편집을 미리미리 해서 CG작업을 동시에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촬영이 끝나고 최종편집을 할 때 미리 작업한 CG컷들을 바로 붙입니다. [퇴마: 무녀굴]은 이런 과정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CG들이 어색합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현재 한국영화 문제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Q)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A) 최근 한국영화는 투자배급사가 급격히 늘면서 양적으로 늘어난 반면 질적으론 저하되고 있습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