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92명의 응시자들

  • 2년 전
[뉴스메이커] 92명의 응시자들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시간, 입니다.

출제오류 논란이 불거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 정답 결정을 취소한다는 사상 초유의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평가원은 학생들의 이의제기에도 대형 로펌을 선임하면서까지 맞섰지만, 결국 법원은 학생들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학생들의 외침에 꿈쩍하지 않았던 평가원을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하며 끝내 승리를 이끌어낸 92명의 수험생들을 오늘의 뉴스메이커에서 만나봅니다.

"어린 학생들의 '집단지성'이 어른들의 '오만함'을 심판했다"

법원이 사상 초유의 '정답취소' 판단을 내리자 교육계 안팎에서 나온 반응입니다.

평가원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낸 건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았거나 이제 갓 졸업한 어린 학생 92명.

이 어린 학생들이 "정답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대형 로펌까지 선임한 평가원을 상대로 싸운다는 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맞섰습니다.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소송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각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법정 밖 여론전을 위해 SNS 계정을 만들고 카드뉴스로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죠.

그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 겁니다.

하지만 여론전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법정 소송에 이기기 위해선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했죠.

그리고 학생들이 국내 교수진과 협회에 돌린 100여 통의 연락.

하지만 공식 입장을 내놓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줄 몰랐던 92명의 학생들.

이의제기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 외국 대학교수와 연구진에게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의외의 곳에서 얻어낸 한 마디!

"모순이 있다" 집단유전학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이라 꼽히는 조너선 프리처드 교수가 보낸 답장입니다.

고등학교를 채 졸업하지 않았거나, 이제 갓 졸업한 92명의 학생들이 평가원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 건, 너무도 상식적인 의문 때문이었습니다.

"풀고 또 풀어도 답이없다" 수능 후에도 마음 편히 지내본 적 없이 평가원을 상대로 싸워야 했던 92명의 학생들.

하지만 사실 이 학생들이 쉬지 못한 채 해야했던 부단한 노력들은 사실 어른들의 몫이 아니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메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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