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출근길 '대리운전' 급증…"음주단속 위치 수시 변경"

  • 5년 전

◀ 앵커 ▶

투데이현장입니다.

제2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한 달 정도 지났습니다.

음주 측정기 판매는 열배 늘었고, 단속 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폰 앱 사용자는 40만명을 넘어섰는데요.

이같은 기기들을 얼마나 믿을 만한건지 고하연 리포터가 확인해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소형 가전제품 총판매상.

배달될 물건들이
작은 상자에 포장돼 착착 쌓입니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건 개인용 음주 측정기.

[양승문/업체 대표]
"아침에 자고 난 후에도 운전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대비용으로 많이 구매하는 것 같아요."

제2윤창호법 시행 전에는 한 달에 3, 40개 정도 팔려나가던 게 법 시행 후엔 한 달새 300개, 판매량이 열배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출근길 대리운전을 부르는 건수도 늘어 법 시행 후 2주동안 한 대리운전 업체의 아침 호출 건수는
그 전보다 70% 정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음주운전자가 없어진 건 아닙니다.

지난주, 서울 봉천동에서 진행된 경찰의 음주 단속 현장을 지켜봤습니다.

단속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음주 단속기가 반응합니다.

정밀 측정이 이어지고,

[경찰]
부세요. 세게. 더, 더 세게 불어요. 더, 더. 들어가다 말았어요. 20분 이내에 기계 (인식) 작동 안 하면 측정 거부입니다.

안 마셨다, 제대로 불어라, 옥신각신하길 몇 차례.

[경찰]
"더, 더 세게. (혈중알콜농도) 0.94(%)"

[운전자]
"다시 불 수 없어요?"
[경찰]
("이걸 못 믿겠으면 채혈해야 합니다.")
[운전자]
"다시 불 수 없습니까?"
[경찰]
("네")

결국 술을 마신 걸로 판별됩니다.

[정 철 순경/서울 관악경찰서]
"맥주 (500㏄) 두 잔 먹었다고 말합니다. 인천에서부터 운전했다고, 한 25km 정도 되는데…"

예전이면 면허 정지였겠지만 지금은 0.08%를 넘어 면허 취소.

앞으로 1년간은 다시 면허를 따지도 못합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운전대는 잡았지만 마음은 불안하고.

단속 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폰 앱 이용자는 4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앱을 실행하면, 경찰이 음주 단속을 시작한 지 2, 30분 만에 단속 위치가 표시됩니다.

과연 안심할 수 있을까?

앱에 올라온 서울 여의도와 반포, 강남역 인근 단속 지점을 실제 찾아가봤습니다.

하지만 단속이 이뤄졌거나 진행되고 있는 데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경찰이 이 앱을 역이용해 수시로 단속 위치를 바꾸며 대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우태 경위/서울 관악경찰서]
"한 2, 30분에 한 번씩 이동하면서 단속하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가 음주 단속하는 장소가 노출된 건 (앱을 통해) 확인 가능하니까."

시판 중인 음주측정기도 단속 장비만큼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어 술을 마셨다면 운전을 안 하는 것만이 처벌을 면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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