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던 할머니를 또 '묻지마 폭행'…시비 걸어서?

  • 6년 전

◀ 앵커 ▶

술에 취한 20대가 폐지를 줍던 70대 할머니를 폭행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마침 현장을 지나던 고등학생들이 할머니를 구해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주희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울산 언양읍의 한 골목길에 폐지를 줍는 70대 할머니가 들어옵니다.

잠시 뒤 한 젊은이가 골목길로 와 할머니에게 말을 건네나 싶더니 갑자기 주먹을 휘두릅니다.

할머니가 저항하자 수차례 벽으로 거칠게 밀어붙입니다.

결국 힘에 부친 할머니는 땅바닥에 주저앉고 맙니다.

지난 9일 밤, 25살 정 모 씨는 친구와 술을 마신 뒤 버스를 기다리다 골목에서 폐지를 정리하던 77살 할머니를 폭행했습니다.

다행히 현장을 지나던 고등학생 3명이 이를 제지하고 경찰에 신고해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철민/신고 학생]
"가까이 가보니까 할머니가 밑에 깔려서 그러고 계시고…(정씨가) 도망 못 가고 못 때리게 잡고 있었고, 저는 영상을 찍고 있었고 친구 한 명은 신고하고 있었어요."

할머니는 목과 머리에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피해 할머니]
"욕하지 말고 집에 들어가거라…내가 한 두세 번 집에 그냥 가라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욕을 하더니 나를 치고 두드려 패고…"

정씨는 경찰에서 할머니의 혼잣말을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것으로 착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남 거제에서 20대 남성이 폐지를 주워 생활하던 50대 여성을 무차별 구타해 숨지게 한지 한 달여 만에 비슷한 사건이 또 벌어진 겁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차별 폭행이 잇따르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주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