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환의 빅 이슈] 北 여종업원 집단 탈북…국정원 기획?

  • 6년 전

◀ 앵커 ▶

전종환의 빅 이슈입니다.

2년 전, 중국의 한 북한 식당 지배인이 여종업원 12명과 함께 집단 탈북했습니다.

당시 공개된 한 장의 사진입니다.

얼굴 가리고, 모자와 마스크를 썼죠.

그래도 20대의 젊은 여성들인 걸 한눈에 알 수 가 있습니다.

이 여종업원들을 인솔한 사람이 바로, 함께 탈북한 식당 지배인이었습니다.

북한은 국정원이 이 여종업원들을 납치했다면서 줄기차게 송환을 요구했고요.

당시 박근혜 정부는 "이들이 북한 체제에 환멸을 느껴 탈북을 결심했고, 자유의사로 왔다."고 밝혔습니다.

자 그런데, 이 집단 탈북 사건.

국정원이 주도한 '기획 탈북'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은 오늘(15일)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오늘 빅 이슈,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탈북한 식당 지배인이 밝힌 '기획 탈북'의 구체적인 내용부터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지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류경식당의 지배인으로 일하다 종업원 12명을 데리고 집단으로 탈북했던 허강일 씨.

허 씨는 오늘 MBC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데려온 종업원들은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몰랐다고 털어놨습니다.

[허강일/당시 류경식당 지배인]
"(다른 종업원 분들은 한국으로 오는 건지 모르고 따라오셨다고요?)그러니까 제가 더 힘들었죠. 모르는 사람을 속여 가지고 오려니까 얼마나 더 힘들어(요)."

애초 국정원 정보원으로 일했던 자신만 탈북하려 했지만 국정원의 협박 탓에 종업원들까지 탈북에 끌어들였다는 겁니다.

탈북 시기도 총선에 맞춰 무리하게 앞당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허강일/당시 류경식당 지배인]
"5월 30일로 계획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온 거에요. 4월 3일날 밤쯤에. 4월 5일 날 무조건 들어오라는 거예요. 갑자기 뭐 박근혜 대통령이 비준해서 상황이 어떤지 계속 보고 드려야 되는 상황이래요. 그리고 또 안되면 자기나 윗분들이 죽는다고 살려달라고 하더라고"

◀ 앵커 ▶

여종업원을 인솔한 식당 지배인, 닷새 전 한 방송사 인터뷰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만 탈북하려고 했는데, 국정원이 여종업원들 다 데려오라고 했다. 여종업원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 말레이시아 한국 대사관 앞에 가서야 한국으로 가는 걸 알았다."

한마디로 '기획 탈북' 이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어제죠, 민변이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 홍용표 전 통일부장관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사건은 곧바로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에 배당됐는데요,

북한의 조선신보는 어제, "납치 사건 피해자들, 조국의 품에 돌려보내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인터뷰 외에도 기획 탈북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 또 있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여종원들의 탈북을 발표한 시점, 상당히 묘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닷새 앞둔 4월 8일이었습니다.

일가족도 아니고, 20대 여성들이, 하필 이 시점에, 집단으로 탈북했다?

뭔가 이상한건 사실입니다.

당시에도 '기획 탈북' 의혹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여종업원들 받아들인 것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민변 관계자의 말 함께 돌어보시겠습니다.

◀ 영상 ▶

[양승봉 변호사/민변 TF팀]
"(당시 정부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탈북했다고 긴급 브리핑했습니다. 그 이례성에 대해서는 여기 있는 분들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집단 입국 사건이 발생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2016년 5월 16일경에 민변에서는 변호인단이 구성돼 북한이탈주민 보호센터에 종업원들에 대한 접견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거부됐습니다. 6월까지 여섯 차례 면담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부됐습니다."

◀ 앵커 ▶

지금 보시는 이 사진, 탈북한 여종업원들이 북한 식당에서 근무할 당시 찍은 사진입니다.

이 여성들, 지금은 다 한국 국적이고요.

상당수는 대학생 신분입니다.

취직해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이 여성들의 거취,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잔류냐, 북한 송환이냐.

쉬운 문제는 아닐 겁니다.

일각에서는 이 종업원들을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북한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고요.

지금 와서 북으로 돌려보내는 건 반인권적이라는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습니다.

발표 당시부터 의혹이 거셌던 북한 여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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