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보랏빛 리본만…'태움' 낳는 환경 그대로

  • 2년 전
4년째 보랏빛 리본만…'태움' 낳는 환경 그대로

[앵커]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워 괴롭힌다는 이른바 '태움'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안타깝게 생을 달리한 고 박선욱 간호사의 4주기를 맞아 동료 간호사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홍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수술복 대신 패딩으로 중무장한 간호사들이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한번 읽어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손사래는 기본,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지만 포기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산병원 간호사 이야기인데요. 한번 읽어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이날은 영혼까지 태워 괴롭힌다는 이른바 '태움'에 견디다 못해 생을 달리한 동료 간호사의 4주기입니다.

병원 앞 육교 난간에 하나씩 보랏빛 리본을 정성스레 매달았습니다.

아직 못 핀 꽃눈 옆으로 어느새 난간을 가득 채운 리본은 겨울 찬바람에 휘날립니다.

"고 박선욱 간호사 추모 집회하면서 간호사들이 처음 집회에 다같이 나와서 이런 문제를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거기서 처음 썼던 색이 보라색 풍선이었어요."

벌써 4주기인데 현장은 크게 바뀐 게 없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데, 여전히 가르칠 사람은 적고, 미숙련 인력은 너무 빨리 업무에 투입됩니다.

"빨리 가르쳐야 하고 실수하면 안 되다 보니까 괴롭힘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그대로인 '태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1인당 적정 간호 인력의 산출과 법제화 등 구조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zizou@yna.co.kr)

#태움 #박선욱 #아산병원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