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경 챙기다 본의 아닌 횡령?…'구멍 숭숭' 보증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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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환경 챙기다 본의 아닌 횡령?…'구멍 숭숭' 보증금제

[앵커]

요즘 환경을 위해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는 노력, 많이들 동참하시죠?

일부 지역엔 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는 중인데요.

법인카드 등을 사용할 땐 일부 문제 소지가 있는 등 제도적 빈틈이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윤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환경 당국에서 일회용품 퇴출을 권장하며 등장한 다회용 컵은 세종시와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도입됐습니다.

포장할 때 컵을 가져갔다가 나중에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인데, 법인카드를 사용할 때 적잖은 문제가 생깁니다.

법인카드로 커피 한 잔을 샀습니다.

회삿돈으로 컵 보증금을 함께 결제했는데요.

컵을 반납했더니 제 손에 현금 1000원이 생겼습니다.

사기업보다 더 문제가 되는 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세종시는 지역적 특수성 탓에 정부부처나 국책연구기관, 공기업 직원들이 법인카드나 연구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세금이 의도치 않게 개인에게 현금으로 반환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예를 들어 평일 매일 특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다회용 컵을 이용해 커피를 1잔씩 마신다면 1년엔 30만원가량의 반환금이 쌓이는데, 환경을 생각한 선의의 행동이지만 일종의 소액 횡령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삿돈을 쓰고 나서 그중 일부를 자신이 돌려받음으로써 재산상 이익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제도를 고의로 악용을 했다고 한다면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습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컵 1개당 금액은 300원으로 낮지만, 개인 주머니로 현금이 들어가는 원리는 다회용 컵 보증금 반환과 똑같습니다.

이 문제를 당국도 인지하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이나 별다른 해결책은 없습니다.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는 "법인카드 사용은 해당 기관과 개인 사이의 문제"라면서 "보증금 정산에 별도의 지침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자원순환 정책인 만큼 제도의 전국 도입에 앞서 빈틈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윤솔입니다. (solem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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