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고교생 극단적 선택 2주 전 자해 시도…학교는 '쉬쉬'

  • 3년 전
양구 고교생 극단적 선택 2주 전 자해 시도…학교는 '쉬쉬'

[앵커]

지난 6월 강원도 양구의 한 기숙형 사립 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져 교육청이 감사를 벌인 결과, 이미 조짐이 있었는데도 학교 쪽은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17살 A군은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는 글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가족은 학교 폭력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청원에 나섰고 35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이 국민청원을 근거로 열흘 동안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를 벌였는데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학교 안전망 구축사업, 이른바 위클래스가 구축된 학교였지만 전문상담교사 대신 교과 교사를 채용해 사실상 상담 창구가 없었습니다.

또 A군이 사고 2주 전 자해를 했다는 사실을 담임을 포함한 2명의 교사가 알았지만, 부모나 학교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반 아이들한테 자해한 걸 들켰다고 소문이 났었어요. 무슨 일이 있으면 웬만하면 묻으려고 해요. 학교 자체가."

학교 폭력이나 자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열어야 하는 위기관리위원회도 개최하지 않았습니다.

"전문상담교사를 고의로 채용하지 않았고 위클래스 기능을 독단적으로 상실시킨 결과가 본 건 사고와 일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권 침해 우려가 있는 훈육을 비롯해 규정을 따르지 않은 기숙사 관리 등 학교 운영 전반에도 문제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데도 유가족은 학교 측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사과가) 전혀 없고요. 그 흔한 홈페이지에 공지 하나 없고요. 개인적으로 전화 통화 한 번 안 했어요."

도교육청은 교장에게 중징계, 교사 2명에게 경징계 처분을 내릴 것을 학교 법인에 요구했습니다.

따돌림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교육당국에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진행하고 있어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올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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