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워치] 정상간 첫 통화…'바이든 시대' 한미관계 청신호 켜지나

  • 4년 전
[이슈워치] 정상간 첫 통화…'바이든 시대' 한미관계 청신호 켜지나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 선언 후 첫 외부행보에 나섰습니다.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은 건데요. 그 뒤 문재인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굳건한 동맹을 강조했습니다. 이 일련의 행보에서 어떤 외교적 함의를 읽을 수 있는지 서혜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서 기자, 우선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의 통화 내용부터 짚어볼까요. 양측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기자]

네, 우선 키워드는 동맹관계의 발전과 북핵문제 협력으로 요약됩니다. 양측의 통화는 오전 9시부터 14분간 이뤄졌는데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양측의 통화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 위해 바이든 당선인과 긴밀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이라며,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또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대응과 기후변화,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협력을 기대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문 대통령과 통화 전에는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았죠. 당선인으로서의 첫 외부 행보였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현지시간으로 어제(11일),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습니다. 이 참전비는,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2년 세워진 건데요. 바이든 당선인이 첫 외부일정으로 택한 곳이 이 참전비란 것에 외교가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평소, 한국을 '혈맹', '친구'라고 칭하며 각별한 마음을 표시해 왔는데요. 이 행보 역시, 당선인의 강력한 동맹 복원 의지와 한국에 대한 관심을 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또 바이든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 통화 전에는 스가 일본 총리와도 전화통화를 했다고 하죠. 일본과 한국 정상과의 통화일정을 붙여서 연이어 진행한 것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이든 당선인과 스가 총리의 통화일정은 오전 8시30분, 그러니까 문 대통령보다 30분 앞서서 이뤄졌는데요. 미일 양측 역시 동맹 강화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특히, 센카쿠, 중국명으론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해 미일 안전보장조약 제5조가 적용된다는 점을 바이든 당선인이 확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는데요. 이 지역에 무력공격이 있을 경우 미일 양국이 공동의 위험에 대처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겁니다. 이곳이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다툼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중국 측 반발이 예상되는 지점입니다.

[앵커]

이렇게 바이든 당선인이 일본, 한국과 연이어 통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이든 당선인의 그간 메시지를 보면 한미일 삼각공조를 중시하는 시각을 읽을 수 있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그동안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훼손한 동맹의 가치를 복원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는데요. 특히 이번 통화에서는 동맹 관계를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읽힙니다. 그러니까,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과 한국, 호주와 인도를 이어 스크럼을 짜는 '인도태평양 전략', 오바마 정부때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일단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바이든 당선인측 통화 후에 배포한 자료를 보면, 일본을 '코너스톤', 한국을 린치핀으로 각각 지칭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맹을 통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노력하자는 뜻을 밝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앵커]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보자면, 중국을 견제한다는 큰 틀의 목적 하에 한국과 일본 역시 서로 밀착하기를 바랄 수 있다는 뜻 같은데요. 외교가의 분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큰 틀의 미국 안보전략에 따라 한국과 일본에 대한 공조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한일관계는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수출규제 문제 등을 거치면서 악화돼 온 게 현실인데요. 주목할 점은 최근, 한일간 소통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먼저 박지원 국정원장이 일본에 다녀왔죠. 특히 지난 10일에는 스가 총리를 만나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상화 의지를 전했습니다. 또 오늘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이 일본을 찾았고요. 다음 주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일본을 방문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당장 접점을 찾은 건 아니지만,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단 점에 한일 양국 모두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지역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군요. 한국과 관련된 현안들은 어떻게 전망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한미동맹 이슈는 안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한 분담금을 동맹에 요구해 관계를 훼손했다는 게 바이든 당선인의 입장인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의 합의가 가능할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가동도 주목해볼 만합니다. 오늘 통화에서 역시 한미가 북핵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는데요. 앞으로 정부는 이와 관련한 외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당면한 국내외 현안들을 고려하면 북핵 이슈가 당장 선순위에 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정상간 케미에 의존하는 '탑다운' 방식보다는 실질적 비핵화의 진전을 중시하는 '보텀업' 방식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희망하는 만큼 속도감 있는 국면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안보, 경제 등 분야에서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압박도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로서는 한미동맹의 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대중관계의 실익도 포기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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