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사춘기' 김정은 체제 정체성 혼란?…러시아·미국 핵 만지작

  • 16일 전
[한반도 브리핑] '사춘기' 김정은 체제 정체성 혼란?…러시아·미국 핵 만지작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북한 김정은 체제의 사상.

이념 좌표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북한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 지도자들의, 대형 초상화를 나란히, 내걸었습니다.

오래전에 철거된,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도, 다시 등장했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전술핵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핵무기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해, 핵폭발 없는,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제 9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내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시기인 데다, 오랜만에 열리는 거라,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초상화가 함께 등장했다는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일단 장소에 남다른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기자]

평양에 새로 지은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건물입니다.

(화면에서 보시듯이) 저 트리오의 대형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저런 장면이 외부에 공개된 건 처음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장소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여기가 당의 엘리트, 간부를 양성하고, 재교육하는 최고 교육기관입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 사상 교육의 산실이자, 노동당의 브레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는 곳입니다.

소위 '김정은 혁명사상'의 메카로 삼으려는 거겠죠.

저렇게 김씨 삼대 초상화가 세트로 등장한 거에 대해, 우리 통일부도 이례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맞은편 건물엔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도 내걸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김정은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선대의 통일 유훈 폐기 등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흔적 지우기에 나서는 듯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저도 그렇게 보고 이 자리에서 관련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 핵심 유산 중 하나인, 조국통일 3대헌장탑마저 철거했죠.

또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지칭하는 '태양절'도 사라졌습니다.

김정은이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차별화, 홀로서기 하려는 거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연설에서는 '김일성-김정일' 주의를 수차례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승성과 혁신성 얘기를 합니다.

전통과 개혁 두마리 토끼죠.

일부 들어 보시겠습니다.

[앵커]

북한이 워낙 폐쇄적인 은둔의 사회라 의도가 뭔지 정확하게 알긴 어렵긴 한데요.

선대 유산에 대한 입장, 태도가 바뀐 거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중요한 부분인데요.

김정은이 사실상 후계자 수업도 없이 집권한 지 만 13년이 돼 갑니다.

김정은 통치의 세 축이 국방력, 경제. 민생, 그리고 사상. 이념인데요.

국방력은 상당히 키웠고, 살림집 건설 등 경제. 민생도 챙기는 모습을 보이려 애 써왔습니다.

하지만, 사상. 이데올로기적으로는 아직 확실한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김정은 혁명사상이 당의 유일한 지도 사상이라는 선전문구가 나오긴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이걸 체화했다, 생활 속 깊숙이 스며들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김정은이 정신적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시죠

외형적으로는 어느정도 성장하고 나서, 이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사춘기, 2차 성징기인 셈으로 보는 건데요.

남한과 동족. 통일 개념을 지우겠다는 초강수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물론,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혁명 사상 체계를 수립해 설파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과도기적인 정체성 혼란의 징후가 보이기도 합니다.

마르크스-레닌 초상화를 다시 등장시킨 배경에 대한 분석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혹시 푸틴 대통령이 방북해서 저 초상화를 직접 보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한데요.

러시아는 결국 푸틴의 공개적인 명령에 따라 전술핵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전술 핵무기 사용 연습을 했습니다.

훈련 장면도 공개했고요.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차량과 전투기에 실어 발사 준비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프랑스 등 유럽 쪽에서 우크라이나 파병, 그리고 러시아 본토 공격 얘기까지 나오자, 러시아가 행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겁니다.

어지간한 도시 하나를 날릴 수도 있는 전략핵무기와 달리, 전술핵은 여차하면 실제로 전장에서 쓰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지난주엔 미국이 네바다주에서 지하 300미터 핵실험을 했습니다.

핵폭발이 없는 소위 임계 전 핵실험인데요.

보유 중인 핵탄두의 성능과 관련해서 데이터 축적을 위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임게 전 핵실험이라는 게 생소한데요.

설명을 좀 해주시죠.

[기자]

플루토늄 같은 소량의 핵물질을 쓰긴 하는데, 연쇄 핵분열 반응으로 인한 폭발은 없게 하는 겁니다.

핵실험인 듯 핵실험 아닌 듯 뭐 이런 거죠.

미국이 1945년부터 총 천여 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습니다.

냉전시대엔 소련과 치열한 핵 군비 경쟁을 벌였죠.

이어 인도, 파키스탄, 북한까지 핵 개발에 나섰습니다.

1992년에 미국이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는데요.

대신에 이런 미임계, 임계 전 핵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3년 전에도 했고요.

북한 외무성이 성명에서 미국이 핵 군비 경쟁에 또다시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전반적인 핵 억제 태세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앵커]

동북 아시아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 간 정상회의가 당초 예상대로 서울에서 열리게 됐습니다.

내일 시작이죠?

[기자]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후 처음이니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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