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워치] 바이든 "코로나 통제"…트럼프 "국방장관 해임"

  • 4년 전
[이슈워치] 바이든 "코로나 통제"…트럼프 "국방장관 해임"

[앵커]

대선 승리 선언 이후 이틀 만에 조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해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대선 이후 180도 달라진 운명처럼, 극명하게 엇갈리는 두 사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김지수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공언해왔던 대로,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첫 정책 기자회견까지 열었는데요.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현지시간 9일, 13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코로나19 자문단을 발표했습니다. 자문단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문제점을 제기했다가 한직으로 밀려난 뒤 사직한 릭 브라이트 전 복지부 국장도 포함됐습니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암흑의 겨울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을 호소했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작지만, 필수적인 행동'은 마스크 착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회견은, 7일 밤 승리 선언 후 처음 열린 공개 행사였습니다. 함께 자리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도 바이든처럼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두 당선인은, 비상한 각오와 심각한 인식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자문단이 과학의 기반 위에서 만든 세부 계획을 조언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행보는 코로나19 억제를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과제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동시에,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견은 그동안의 트럼프 대통령 행보와는 여러모로 대조적입니다. 현 미국 상황을 암흑의 겨울로 바라본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현실을 아랑곳하지 않는 듯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세 때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 감염병 확산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앵커]

지난 7일 바이든의 승리 선언이 있은 후, 트럼프 대통령은 비교적 조용했는데요. 이틀 만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어요.

[기자]

전격적이긴 했지만, 경질 자체는 충분히 예견돼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윗을 통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경질을 발표하면서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국방장관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질된 에스퍼 국방장관은, 2019년 7월 취임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지 않는 '예스맨'으로 꼽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6월 인종차별 반대 시위 과정에서 군을 동원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반대하는 '공개 항명'으로 트럼프의 분노를 샀습니다. 지난 7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옹호해온 남부연합기의 군 내 사용을 금지하면서 경질설에 불을 붙였습니다. 국방장관의 전격 경질을 눈여겨봐야 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 레임덕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내각의 핵심 인사를 내쫓으며 인사권을 행사한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을 상대로 한 소송전을 진행하는 동시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보유하고 있는 권한을 최대한 휘두를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미국에서는 백악관을 떠나는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의 취임까지 국가안보를 위해 국방장관을 그 자리에 두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막무가내식 행보에 나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나 안정적 국가안보를 토대로 정권 인수가 이뤄져야 할 중요한 시점에 국방장관을 경질한 게 부적절한데다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 국방장관 대행을 맡은 밀러 센터장 역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복무하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대테러를 담당한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국방장관 대행에 발탁될 정도로 중량감 있는 인사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경질된 에스퍼 장관은 닷새 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대선 직후인 4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스맨'이 아니라는 취지의 항변과 함께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겁니다. 그동안 경질 가능성이 지속해서 제기돼온 가운데, 에스퍼 장관은 자신의 거취를 예감이라도 한 듯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앵커]

에스퍼 국방장관의 경질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대선 후 숙청작업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대선 사기 의혹에 대해 조사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요.

[기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는 선거 사기'라는 주장을 널리 알리는 데 조력해왔습니다. 때문에 법무부를 정치화한다는 비판을 받았었고요. AP통신이 자체 입수한 '메모'를 근거로 보도한 내용을 보면, 바 법무장관은 전국의 연방검사들을 상대로 '선거 부정'에 대한 실질적 혐의가 존재한다면 대선 결과 확정 전에 이를 추적할 것을 재가했습니다. 이러한 지침이 사기의 증거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습니다. 바 장관의 이번 조치는 이번 대선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귀결돼, 트럼프 대통령이 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데 법무부를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이뤄진 겁니다. 때문에 논란이 거센데요. 법무장관의 이번 지침은 통상적으로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이런 조치를 금지해왔던 법무부의 오랜 정책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이 큰데요.

그동안 대선 결과에 대해 침묵해온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펜스 부통령도 공교롭게도 이날 입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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