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고사 작전…3년 걸쳐 준비

  • 6년 전

◀ 앵커 ▶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노래로 기념식마다 함께 불렀죠.

하지만, 지난 10년 가까이 따라부르기가 어려웠습니다.

치밀한 작전 하에 제창이 차단됐기 때문인데요.

유충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08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들이 함께 불렀습니다.

"세월은 흘러 가도 산천은 안다"

기념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도 따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듬해인 2009년, 다함께 부르는 제창은 사라지고, 합창단의 식전 행사 공연으로 바뀝니다.

거센 논란 끝에 2년 뒤 제창이 부활했지만, 다음 해 다시 상황이 바뀝니다.

2012년 32회 기념식.

행진곡이 갑자기 무용곡으로 둔갑하더니, 연주와 독창이 갑자기 합창으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제창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모두 당시 보훈처가 치밀하게 의도한 결과였습니다.

[오창익 /보훈처 재발방지위원회]
"국가기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기획을 했고요. 이 기획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실행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고사 작전'은 2009년부터 준비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기념식 기획 보고서에는 '공연형식으로 진행해 참석자의 기립과 제창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한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보훈처는 이 같은 논란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 운동 기념곡으로 법제화 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유충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