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베를린 장벽' 훼손 경찰 수사

  • 6년 전

◀ 앵커 ▶

이번에는 국내 뉴스 몇 가지 전해드리고 가겠습니다.

독일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의 일부가 청계천변에 전시돼 있습니다.

먼저 통일을 이룩한 베를린시가 기증한 것인데요.

그런데 한 작가가 이 장벽에 그림과 문구, 자신의 필명까지 그려넣었다고 합니다.

이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회색 콘크리트 벽에 적힌 한글과 영어.

푸르고 붉은 선에 흰 무늬들이 찍혀있습니다.

난 6일부터 '그라피티' 작가 정 모 씨가 자신의 필명과 함께 그려놓은 겁니다.

이 콘크리트 벽은 독일 분단과 통일을 상징하는 베를린 장벽의 일부였습니다.

통일을 이룩한 독일 베를린시가 남북통일을 염원하며 14년 전 서울시에 기증한 상징물이었습니다.

[김대성/서울시청 공원디자인팀장]
"아마 양쪽이 다르게 보이실 텐데요. 독일의 오랜 기간의 고통과 분단의 역사를 상징하고 그 과정에서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한 걸 기념하는…."

정 씨는 장벽을 훼손한 뒤 사진을 찍어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메시지"라는 취지의 글과 함께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였다고 하지만 개인의 판단과 취향으로 역사적 시설물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 씨의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정 모 씨/작가(녹취 변조)]
"저의 의도가 어찌 되었던 공공시설물에 그런 퍼포먼스를 한 자체에 대해서 저의 잘못은 알고 있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정씨가 사용한 페인트는 물로는 지워지지 않는 종류로 독일에서 들여오기 전 기록돼 있던 원본의 복구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서울남대문경찰서는 내일 오후 정 씨를 공용물 손괴 혐의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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