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REPORT] [ST대담] 2015년 영화계 결산 '이모저모'

  • 8년 전
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올해도 영화계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머니투데이 전형화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Q) 올해는 천만 영화들이 여러 편 나오는 등 한국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A) 올해 한국영화는 4년 연속 1억 관객을 넘어섰고, 총 관객수는 3년 연속 2억명을 넘을 만큼 많은 관객이 찾았습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국제시장]을 포함하면 [암살]과 [베테랑]이 천만을 넘었고, [어벤져스2]도 역시 천만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외형적으론 좋아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양극화 현상이 아주 커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여름시장에 [암살]과 [베테랑]이 있었고, 추석시장에 [사도], 11월에 [검은 사제들]과 [내부자들]이 흥행이 잘 돼서 얼추 좋은 것 같지만 사실 상반기에는 참담했습니다. 상반기 가장 잘됐던 게 600만명을 동원한 [연평해전]이었고, 300만명을 넘은 영화가 [조선명탐정2]와 [스물] 밖에 없었습니다. 300~500만명을 동원하는 이른바 허리 영화가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상반기에는 [어벤져스2]와 [킹스맨] [매드맥스]등의 흥행으로 외화내빈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영화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Q) 한국영화 개봉 편수도 역대 최다라고 하고, 1억 관객도 넘어섰지만 속사정은 썩 좋지 않다는 뜻이신가요?

A) 그렇습니다. 올해는 한국영화 개봉편수가 240편을 넘었습니다. 외화까지 포함하면 1100편이 넘었는데요.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이건 한국영화 관객이 늘어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투자배급사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인데요. 거기에 IPTV시장이 커지면서 판권 확보 차원에서 재개봉을 포함해 상영작이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개봉작들이 늘어나서 양적인 증가는 이뤘을지 모르지만 질적으로는 썩 좋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만드는 사람들은 한정돼 있고, 특히 잘 만드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데, 영화 제작편수가 늘었다는 건 과거라면 쉽게 제작되지 못했을 영화들이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다양하게 영화들이 만들어졌다면 모르겠는데, 흥행을 쫓아 마치 공식화된 영화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악화가 양화를 쫓는다고, 한국관객들이 한국영화를 외면하는 현상도 보였습니다. 다행히 여름시장부터 수작들이 등장했기에망정이지, 결과가 아주 안좋아질 뻔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해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는 점입니다.


Q) 어떤 점에서 그러시죠.

A) 일단 관객층이 다양해지고, 취향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4,50대 중년 관객들이 극장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20대 관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반면 중년 관객들은 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체 관객수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는데요. 관객층이 다양해진 건 반길 일이지만 중년 관객층이 늘어나면서 필연적으로 성향이 보수화되고 있습니다.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관객이 보수화되면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가치가 담긴 영화를 찾는 경향이 생기고 있습니다. [국제시장]과 [연평해전] 흥행이 그런 결과죠. 뿐만 아니라 트렌드를 이끈다는 젊은 관객들은 웃거나 울리면서 위로를 주는 이른바 힐링 영화, 그게 아니면 통쾌한 복수를 하는 영화를 쫓는 경향이 눈에 뜁니다. 또 같은 값이면 더 볼거리가 많거나 더 많은 스타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쫓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암살]이나 [베테랑][내부자들], 그리고 최근 상영 중인 [히말라야]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관객의 성향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으니 당분간 그런 흐름에 맞추는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특히 천만을 겨냥하는 100억대 영화들은 그런 경향이 뚜렷해지는데요. 내년 개봉 예정 영화 중 100억대 영화들을 살펴보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정도를 제외하면 상당수 영화들이 보수적인 정서가 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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