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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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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청정해역 남해안 그 중에서도 거제 앞바다를 가르는 배 한 척
00:07선장이 태운 유일한 승객은 해녀 한 분
00:12여기가 언제 바람이 많이 부는 데라가지고
00:14작업하는 날이 많지가 않아요
00:17지금은 해삼하고 저희도 돌멍게 하고
00:20바다 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따오는 물질이
00:25제주도만의 전유물은 아니죠
00:30이거는 돌멍게
00:33일반적으로 보는 멍게랑 좀 다른데요
00:35음력 5월의 멍게는 며느리에게도 주지 말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는데요
00:44멍게 맛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입니다
00:49남해바다에 돌멍게가 왔습니다
01:00한반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
01:08풍광으로야 바닷가가 으뜸이겠지만
01:13거주지만큼은 안쪽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01:17오늘 만나볼 분의 자택도 바닷가에서 떨어져 있는데요
01:22꽃을 많이 키우시네요
01:26없는 거 별로 없을걸요
01:28철다라 꽃이 다 있어요
01:30꽃을 좋아하세요?
01:37아휴 우리 직업이 모래바 있잖아요
01:40해산물만 보다가 꽃을 엄청 좋아합니다
01:43직업이 뭔데요?
01:45저는 해념입니다 해녀
01:47전혀 그렇게 안 보이시는데
01:49해녀가 뭐 얼굴에 해제라고 써가 있나요?
01:53일반 사람들하고 다 똑같지
01:55오문의 변답이시네요
01:59집주인 사랑을 꽃과 함께 듬뿍 받는 존재가 또 있습니다
02:03장난치려고
02:06기다려
02:08앉아
02:10자기 앉아
02:11악수하면 하고 악수
02:12악수하면 하고
02:14식구예요 식구
02:16어머니 진짜 식구들은 어디세요?
02:19우리 식구들은 지세포에 가면 식당이 있어요
02:23조금 있으면 다 출근합니다
02:25본업은 해녀지만 본업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 있다는데요
02:35거제 동부의 아름다운 항구
02:44지세포에 자리 잡은 이 식당 주인이 바로 해녀 최명숙 씨입니다
02:50누구예요?
03:01며느리 며느리
03:02아 며느리님이세요?
03:03
03:05안녕하세요
03:07왜 도망가시는 거예요?
03:09왜 도망가는데?
03:10사망치고 싶어
03:14민주야
03:15네?
03:16곰준이 아빠는 안 나오나?
03:19어디서 낼까요?
03:20응 오라고 해보는다
03:22
03:23한 20년 더 될걸요
03:24빠지선에서 작업회가 오면은 하도 손님들이
03:29이거 썰어달라 저거 썰어달라 이렇게 얘기하니까
03:32내가 장사해가 하는 게 낫겠다 싶어가지고
03:34그래갖고 시작했어요
03:3820년간 문을 열었다면 꽤 성공적이라는 얘기겠죠
03:44그 뒤로는 똘똘 뭉친 식구들이 있습니다
03:49우리 집에 기둥이에요 기둥
03:54몇 년 있다가 자기가 해야 돼
03:56나는 이제 나이가 들고
03:59한 마리 기본 4kg, 5kg 큰 거는
04:02제일 큰 거는 뭐 한 11,100kg 나가고
04:06새벽같이 공판장에 들러 자연산 광어를 가져온 아들
04:11햇바람 분다 싶어도 안 불면 나오지 말고
04:15분다 싶으면 한 시간만 기다리면 안 되나?
04:17바다 나가는 거
04:19바다 나가는 게 이제 바람이 불어요
04:22그거 이제 같이 둘이서 조율하는 거예요
04:26같이 나가야 돼요?
04:27응 같이 나가야 되죠
04:29그러면 나는 해양추가는 못 가잖아요
04:32바다 나가면 배를 타고 가야지
04:34배 운전은 못 해요
04:38아침만 해도 높았던 바람이 잔잔해지자
04:41서둘러 배를 몰고 나왔습니다
04:45핸들을 잡은 건 이 집안 기둥 아들
04:48아들을 믿고 엄마는 물질 준비를 합니다
04:52멀리 나가요
05:00먼 바다엔 바람이 심하다고 해 가까운 곳으로 향했는데요
05:09여기가 온체 바람이 많이 부는 데라서
05:12작업하는 날이 많지가 않아요
05:15무조건 날 좋으면 나가야 돼요
05:18요새는 어떤 물건들이 좀 올라와요?
05:20지금은 해삼하고 저희도 돌멍게 하고
05:25하늘에서 부는 바람뿐 아니라
05:27바다의 숨결까지 익는 이들
05:30엄마의 해녀 본능이 발동하기 시작합니다
05:50잠수 한 번 하면 30초에서 길어야 2분
05:57하지만 그 모습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함께 숨이 가빠오는 이가 있죠
06:03아들의 염려를 뒤로 하고 어머니는 다시 물속으로
06:10거기 손님 쌍에 오를 해산물이 그득하니까요
06:14해녀의 능력 중 첫 번째는 언제 멈춰야 하는가를 아는 것
06:19아들의 염려를 뒤로 하고 어머니는 다시 물속으로
06:23거기 손님 쌍에 오를 해산물이 그득하니까요
06:27해녀의 능력 중 첫 번째는 언제 멈춰야 하는가를 아는 것
06:41제 아무리 힘겨워도 나보다는 물속에서 건진 산물을 앞세웁니다
06:49밖으로 나오는 몸이 천근 만근
06:56가게에서 쓰는 해산물은 거의 이렇게 충당합니다
07:07평소보다 물질 횟수는 좀 적었지만
07:10그래도 이만하면 많이 잡았습니다
07:13해산물이고요
07:14해산
07:15이번에는 넓은 멍게
07:17물멍이요?
07:18
07:19일반적으로 보는 멍게랑 좀 다른데요
07:21넓은 멍게
07:23골퉁골퉁 외왕이 영락없이 돌
07:28오늘도 무사함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07:34돌아오자마자 장사 준비에 나섰는데요
07:39이거는 내가 잡은 거 아니에요
07:41그게 오늘 일반적인 멍게 아니에요
07:44지금 작년에
07:46떡을 불이 들어갖고
07:48나비 안에 빨간 멍게가 다 죽었어요
07:51돌 멍게 이거는 목숨이 좀 질겨서 살아있고
07:54여기가 빨간 멍게가 필요하니까
07:56동해에서 해녀들 작업했는 거 동시에 본 거예요
08:00근데 완전히 생긴 거 자체가 다르네요
08:02예 틀리죠
08:03이거는 돌처럼 생겼고
08:04근데 이게 물속에 있으면 돌이랑 구분이 안 될 거 같은데
08:07어떻게 찾아내는 거예요?
08:08물속에 들어가면요
08:10얘들이 입을 딱 벌리고 있어요
08:13이거 보면은
08:15진짜 우리는 불으니까 잘 아는데
08:17물이 찍 나오지요?
08:19이게 입이에요
08:21이거 물에 들어가면은
08:22자기들이 숨 쉰다고
08:23이렇게 입을 딱 벌리고 있어요
08:25이렇게 말이지요
08:31새삼하고
08:32얘는 색깔이 왜 이래요?
08:34이거는 빨갛죠?
08:35이거는 홍삼이에요 홍삼
08:37이거는 잘 없어요
08:39잘 없는데
08:41이거 잡으면 기분이 엄청 좋아요
08:42단가로 따지면
08:44얘 3개의 몸값 3배예요
08:46홍조루를 먹고 자라서 빨갛합니다
08:51이번엔 우리 눈에 익은 멍게
08:56이게 좀 노란빛이 많이 나잖아요
08:59이건 오늘 잡은 돌멍게네요
09:03올바빛이네요
09:05올바빛이네요
09:06하얀해요
09:15원래 이거는 조금 귀한 거예요
09:16귀한 건데
09:17지금은 갈수록 물건들이 좀 줄어들고 있어요
09:19해녀 사업하는 집으로 시집을 안 갔고
09:23해녀 언니들 깃바라지 하다가
09:25깃바라지 하다가 우리가 소위 말하는 선주예요 선주.
09:31그래 하다가 언니들이 자꾸 물질을 배워라 배워라 이래서 배운 거예요 자연스럽게.
09:38늦게 배웠지만 몸에 딱 맞는 옷이라도 입은 듯 자연스러웠다는데요.
09:46아무리 그래도 물질은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09:51엄마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이들이 저절로 알 정도였으니까요.
09:55처음에는 잘 못했죠. 그런데 배 왔어요.
10:04일식 학원도 다녔어요.
10:06같이 옆에서 도와줘야겠다 싶어서 온 거예요.
10:09배도 타야 되고.
10:12물질을 이제 활기라고 열흘 정도 했는가 모르겠어요.
10:16해보니까 잘 됩니까? 잘 안 되지.
10:19그거 뭐 몇십 년씩 이렇게 경험을 쌓아야 되는데 안 되지.
10:23그래가 보면 안 됐어요.
10:24배 뒤로 배만 탔어요.
10:28직접 들어가고 있으니까 느낌이 어떠셨어요?
10:31여기다 숨 참는 게 힘들고.
10:33물이 가고 그러니까 또 거기서 버텨야 되고.
10:38또 물건도 어디 있는지도 알아야 되는 거고.
10:42이따구에서 쉽게 따지는 것도 아니고 어처구자마자.
10:45알았죠.
10:45알았죠.
10:46알았죠.
10:46알았죠.
10:48비록 해남 아들을 두는 데는 실패했지만 모자 간 신뢰는 깊어졌고 이후 아들이 식당 운영에 동참하면서 가세가 쭉 폈습니다.
10:59국수 머저리만 더 날라이소.
11:04가게 이름을 널리 알린 메뉴는 물회.
11:11물음직이 음식은 재료가 절반인데 해녀가 직접 잡아 올린 해산물이 있으니 반은 먹고 들어간 셈이죠.
11:19이 집 물회만 찾는 손님이 있을 정도랍니다.
11:49요즘은 이 돌멍게가 효자.
11:53지금부터 8월까지 제철이라는군요.
11:59아 돌멍게 싱싱하네.
12:00싱싱하네.
12:01진짜 싱싱하네.
12:03맛있게.
12:06부드러운 육질과 진한 바다향.
12:09일품이랍니다.
12:11늘컹하면서도 싱싱하니까 짠한 차이로도 맛있어요.
12:15귀한 음식에 생각나는 것.
12:23건강하소.
12:25껍데기는 술잔으로 안성맞춤.
12:29아이고.
12:31한잔하실래요?
12:35운전성씨의 비밀은 가족이었습니다.
12:42그날 오후.
12:45어디가세요?
12:47아 저 오후에 라벤더가 오는데 꽃밭이에요.
12:52식당 뒤 언덕에 조선 전기의 성곽 지세포진성이 남아있는데
12:58거제시가 이곳 일대를 정비해 만평규모의 꽃밭을 조성해놨습니다.
13:04어휴.
13:05건교국하고 수국하고 어우러지.
13:07얼마나 예쁜 놈자.
13:10옹기종기 매달린 꽃망울에 짙은 향기 뿜어내는 라벤더.
13:14초여름을 알리는 금계국.
13:18꽃들의 향연이 장관을 이뤘습니다.
13:24예쁘죠?
13:25너무너무 예쁘고 행복해요.
13:27꽃을 보면.
13:28너무 좋아요.
13:30꽃밭죠.
13:30꽃밭.
13:31하나 생긴 거 아니죠?
13:37라벤더.
13:39들어가서 사진 찍어줄게.
13:40예쁜 것을 보면 들뜨는 건 인지상정.
13:44하나 둘 셋.
13:46여기 귀엽게 김치.
13:48김치.
13:51그렇게 기억에 남을 인생 사진을 건졌습니다.
14:00짧은 나들이를 마치고 주방부터 찾은 아들.
14:04새로운 메뉴라도 개발 중인 걸까요?
14:09수요름도 다 돼갖고.
14:10이제 같이 직원들도 먹고.
14:12엄마 몸보신도 좀 시키려고.
14:16전복도 좀 먹어갖고.
14:18맛있게 안 두고 오려고.
14:19남해안 일대에서는 닭백숙에 해산물과 한약재를 더해 몸보신용으로 즐겨 먹곤 하죠.
14:32갈게요.
14:33오, 왔죠?
14:35아, 왔어, 왔어, 왔어.
14:36아이고.
14:37가자.
14:38손 잡은 줄이에요?
14:39예.
14:41학교에서 급식 주더나.
14:43뭐 주던데.
14:44밥 먹었나.
14:45국수 주더나.
14:45라면 주더나.
14:49자식 입으로 들어가는 건 어른들의 첫 번째 관심사.
14:54요즘처럼 먹는 게 흔한 세상에서도 도무지 변할 줄을 모릅니다.
15:01만찬 장소는 바닷바람 솔솔 부는 야외 평상.
15:06아, 맛있겠다.
15:08먹자, 먹자, 먹자.
15:10드세요.
15:11아이고, 잘 먹을게.
15:12이런 시간 보내려고 온종일 바지런 떨면서도 자꾸 그 사실을 잊어버리곤 하죠.
15:24원래 우리 아들이 효자예요.
15:27가게를 하다 보니까 이런 날이 많지는 않았는데.
15:32그래도 이렇게 음식 같이 먹으니까 맛있네요.
15:36아들아, 고맙다.
15:37가족에게 제철은 언제나 지금입니다.
15:5050명 가까이 된 것 같아요.
15:53누가 지경이라고 할까?
15:54그냥 벌의 매력에 빠진 거야.
15:57늘 벌과 함께 살을 것 같아요.
16:00지금 아카시아 철이에요.
16:01향이 상당히 좋아요.
16:04술을 빠지기 위해서 굽는 거거든요.
16:06그리고 하루문투 아래 꽉 찬 굽이.
16:10꿀 좀 한번 맛보실래요?
16:12음, 꿀맛이다.
16:14꿀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