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생존 7명의 증언 "피해자 아닌 희망으로"

  • 3년 전
◀ 앵커 ▶

내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입니다.

30년 전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사실을 세상에 알린 고 김학순 할머니의 7분짜리 생전 증언을 다시 들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942년 싱가폴로 끌려가 해방 때까지 일본군 위안부로 살아야 했던고 이양근 할머니.

지난 2004년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故 이양근 할머니 (지난 2004년)]
"말하자면 아이들 말 안 들으면 때리는 식으로, 근게 가만히 자빠져 있으란 게…그만 패 죽여도 조센징은 어디 가서 호소 못한다."

나이 열 여섯에 영문도 모른채 끌려간 낯선 남쪽 나라는 지옥이었습니다.

말로 다 하지 못할 끔찍했던 4년,

해방 후 귀국길에 올랐지만 차마 고향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故 최선순 할머니 (2004년)]
"'언니 여그가 어디여' 너느 집은 어딘지도 몰라서 못찾아준다야. 여그는 언니네 집이다야. '엄마' 꼭 애기처럼 깨어나드라. '엄마, 엄마는 어딨어?"

## 광고 ##전북 지역에 살고 있던 일본군 '위안부'는 모두 7명.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듣지 못한 채 모두 세상을 등졌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들의 못 다 이룬 꿈은 나비에 실려 다시 날아오르고, 희망은 일곱 빗깔로 피어 올랐습니다.

[유해림/작가]
"구슬치기도 하고 소꿉놀이도 하고 공기놀이도 할 그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실 할머니들의 그 마음을 풀어드리고자…"

타임스퀘어 광장의 화려한 전광판 아래 서있는 고 김학순 할머니.

국가와 군대의 야만을 세상에 알린 용기있는 인권 운동가로서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한성원/그림책 '할머니, 우리 할머니' 저자]
"너무 아픈 일이었을 텐데, '굳이 누구를 미워하면 뭐해. 노래가 좋지' 이렇게 얘기하시는 것도 너무 기억에 많이 남았거든요."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는 이들이 마련한 '할머니, 우리 할머니'.

이 전시회는 오는 15일까지 전주 영화제작소에서 열립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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