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잉 진압' 사망…분노한 시위대 경찰서 불 질러

  • 4년 전
◀ 앵커 ▶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이 큰 문제가 되고 있죠, 이번엔 남미의 콜롬비아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최근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한 남성이 숨졌는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가 되면서 수도 보고타가 들끓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한 주택가.

경찰관 두 명이 한 남성을 도로에 눕히고 몸으로 짓누른 채, 노란색 테이저건을 연신 쏘고 있습니다.

남성이 제발 멈춰달라고 애원했지만, 전기 충격은 계속됐습니다.

몇 시간 뒤, 이 남성은 숨졌습니다.

[후안 데이비드/우리브/ 친구 ]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사가 '친구는 죽었다'고 했어요. 경찰이 쏜 테이저건 때문이라고요."

피해자는 두 아이의 아버지인 44살 하비에르 오르도녜스.

낮에는 택시를 운전하며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그가 코로나19 방역 규칙을 어기고 길에서 술을 마신 걸로 의심된다며 체포에 나선겁니다.

## 광고 ##하지만 맨 몸으로, 별다른 저항도 하지 않았던 시민을 테이저건으로 거칠게 제압하는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콜롬비아는 순식간에 끓어올랐습니다.

"뛰지 않는 사람은 경찰이다!"

성난 시민들은 '경찰이 바로 살인자'라며 해당 경찰서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도로 표지판을 기둥채 뽑아 경찰서 건물로 돌진하는가 하면 급기야 불까지 지르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산드라 로페즈]
"존중이란 없고 우리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경찰이 아니라 차라리 도둑한테 보호받는게 낫겠어요."

현지매체는 이틀간 이어진 시위에서 10명이 숨지고 경찰과 시위대 4백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과잉 진압 때문에 일어난 시위를 경찰이 또 강경 진압하며 상황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SNS에는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실탄을 쏘는 모습, 현장을 촬영하던 시민에게 달려들어 곤봉을 휘두르는 모습 등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콜롬비아에선 지난해 11월에도 18세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분노가 거세지자 이반 두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편집: 배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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