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봉지 질식사'에 분노…"다섯 달이나 은폐"

  • 4년 전
◀ 앵커 ▶

미국 경찰이 흑인 남성을 체포하면서 얼굴에 비닐 봉지를 씌우는 바람에 질식사한 사건이 5개월이 지나서야 동영상으로 공개 됐습니다.

코로나 19에 감염 될까봐 봉지를 씌웠다는 게 경찰의 해명인데요 미국 사회가 다시 들불처럼 분노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울려 퍼진 구호엔 또 한 명의 흑인 희생자가 추가됐습니다.

"Say his name Daniel Prude."

한켠에선 이런 시위대가 못마땅했는지 차량이 돌진했습니다.

## 광고 ##뉴욕 주의 작은 도시 로체스터에선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밤늦게까지 이어지면서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가해자는 경찰, 피해자는 흑인 남성이라는 낯설지 않은 장면이 발단이었습니다.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비닐 봉지 같은 것을 머리에 씌우자, 흑인 남성은 숨 쉬기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대니얼 프루드]
"이것 벗겨 주세요. 당신들 날 죽인다니까요."

대니얼 프루드라는 이 남성은 며칠 뒤 질식으로 인해 숨졌고, 부검 소견에는 살인이라고 명시됐습니다.

경찰은 침을 자꾸 뱉는 이 남성으로부터 코로나에 걸릴까봐 봉지를 씌웠다고 했지만, 가족들은 피부색이 문제였다고 반박합니다.

[타시라 프루드/사망자 딸]
"(경찰에) 순순히 따랐으면 살았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아빠는 순응했어요. 그런데 이 공격에서 살아남지 못했어요. 이것은 철저하게 인종에 따른 사태입니다."

분노가 더욱 커진 건 경찰이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 때문입니다.

사건은 지난 3월 23일 발생했는데 그나마 가족들의 기록 공개 요구로 다섯 달만에 증거 영상이 빛을 보게 됐습니다.

[루이스 스튜어트/목사]
"왜 이 사건이 이제야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입니까? 왜 이 사건은 은폐됐던 것입니까?"

로체스터 시장은 영상을 보니 경찰로부터 보고받은 정황과 달랐다며 조직적 은폐 가능성을 열어뒀고, 관련 경찰관 7명을 정직 처분했습니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검찰에 신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시간상으로는 플로이드 사건보다 두 달 전에 일어난 지나간 일이지만, 이제야 실체를 파헤치게 된 현재 발생 사건처럼 떠올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수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임상기 (워싱턴) / 영상편집: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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