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새해 첫날부터 대규모 시위…격렬 충돌

  • 4년 전
홍콩 새해 첫날부터 대규모 시위…격렬 충돌

[앵커]

홍콩에서는 새해 첫날부터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습니다.

작년 6월 시작된 민주화 요구 함성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 분출되고 있는데요.

주최 측은 평화 행진을 촉구했지만 도심 곳곳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보도국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봉석 기자.

[기자]

네, 예고됐던대로 새해 첫날인 어제 홍콩에서는 주최 측 추산 100만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도심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전선은 어제 오후 빅토리아 공원에서 홍콩과 중국 당국을 향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주최 측은 어제 시위에 103만 명이 참여한 작년 6월 9일 시위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팔을 들어 다섯손가락을 펴 보이며 "다섯가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싸우자"와 같은 구호를 외쳤습니다.

시위대의 다섯손가락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과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5대 요구 사항을 가리킵니다.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행진했습니다.

대열의 선두에서는 작년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민주 진영 소속 구의원들이 행진을 이끌었습니다.

어제 시위에는 40여 개 노동단체가 참여해 행진을 주도하면서 시민들에게 노조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구의원에 당선된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는 "노조에 가입하는 것은 총파업, 동맹휴학, 시장휴업 등 '3파 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습니다.

[앵커]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는데요.

시위 주최 측은 행진을 평화롭게 진행하자고 호소하면서 200여 명의 질서유지 요원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주최 측의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과격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시위 지원 단체인 '스파크 얼라이언스'의 계좌를 정지한 HSBC은행 지점들을 공격해 불을 지르고 친중 재벌이 운영하는 카페에 화염병을 던졌습니다.

경찰은 시위대의 과격 행위가 이어지자 주최 측인 민간인권전선에 행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민간인권전선은 시민들에게 시위 현장을 즉시 떠날 것을 호소했지만 일부 시위대는 밤늦게까지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어제 하루 동안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는 최소 400명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작년 11월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이공대와 그 인근에서 1천100여명이 체포된 후 최대 규모의 검거입니다.

한편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신년사에서 송환법 추진으로 빚어진 혼란을 이제 끝내기를 원한다면서도 시위대 요구 수용에 대해선 침묵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신년사와 신년 행사에서 한 국가 두 체제를 뜻하는 '일국양제'와 홍콩의 번영을 강조하며 홍콩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역설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는 해가 바뀌어서도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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