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하늘을 날다'…줄타기 '아이돌'

  • 5년 전

◀ 앵커 ▶

지금 보시는 전통 외줄타기는 국가무형문화재 58호로 지정되어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입니다.

기술이 고되고 설 무대도 마땅치 않아 명맥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최근 신기에 가까운 기술을 선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는 소년이 있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외줄 위를 자유자재로 누비는 소년, '줄광대' 남창동입니다.

그가 줄타기를 시작한 건 일곱살.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김대균 명인의 줄타기를 보고 나서입니다.

[남창동/줄광대]
"사람이 줄 위에 올라가서 한다는 것 자체가 어린 마음에 너무 특별한 사람 같고 되게 멋있어 보이고…"

홀린 듯 시작했지만 과정은 더뎠습니다.

[남창동/줄광대]
"테크닉이 어려운 게 아니라 사람이 겁을 먹으니까 그 겁을 떨쳐내는 게 어려운 건데 저는 그 기간들이 좀 길지 않았나 싶어요."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

[남창동/줄광대]
"높이 뜨면 정말 영화처럼 저 말고 다른 세상이 느리게 움직이는데 그때 이제 관객의 표정들이 조금씩 보이거든요."

그게 정말 스릴있고 특별한 순간이에요.

줄 위에 설 때마다 겁이 났지만 그럴수록 더 연습에 매달렸습니다.

연습을 함께 하며 조언을 아끼지않는 국악인 아버지의 뒷받침도 큰 힘이 됐습니다.

"어야~~! 명치를 살짝 틀어."

그렇게 11년.

이제는 그만의 기술도 생겼습니다.

공중에서 360도 옆돌기.

360도 거꾸로 돌기.

옛 문헌 속 글과 그림을 따라해보고, 피겨 스케이팅, 비보잉, 기계체조 등 전혀 다른 장르를 접목시킨 결과입니다.

그의 이름을 따 '남창동 기술'이라 불립니다.

[남창동/줄광대]
"제 세계를 더 넓히고 싶은 마음…후대에 남창동이 만든 기술이라고 남겼으면 하는 마음…"

일곱살 줄타기 신동에서.

열아홉 국내 최고 줄광대가 된 소년 남창동.

10년 후 어떤 모습을 꿈꾸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남창동/줄광대]
"줄타기를 그냥 스포츠 개념으로 많이 보는데, 그때(10년 후)의 저는 사람들을 줄타기를 좀 예술이라는 인식으로 바꿔놓은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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