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견뎠는데…태풍에 과수원·논밭 피해 잇따라

  • 6년 전

◀ 앵커 ▶

태풍 '솔릭'으로 전남에서는 해상뿐만 아니라 과수원과 농경지에서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수확을 앞둔 배가 강풍에 우수수 떨어졌고, 논밭도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종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흰 눈이라도 내린듯한 전남 순천의 한 과수원.

자세히 보니 농장 바닥에 배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다 자란 배가 거의 절반가량이나 떨어져 버렸습니다.

수확을 앞두고 낙과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지난 2016년 태풍 차바의 악몽이 떠오릅니다.

당도를 머금고 무르익어야 할 배들이 이처럼 낙과가 되면서 농민들은 상심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안정호/낙안배 영농조합 대표이사]
"수확하기가 아주 애매한 시점에서 태풍이 왔기 때문에 최소한 일주일만 참아줬어도 수확을 좀 할 수 있었을 텐데…"

쑥대밭이 된 배밭만 170여 헥타르.

떨어진 배들은 모두 폐기될 예정이어서 피해액만 70억 원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전남 진도는 어디가 농경지이고 저수지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태풍 솔릭이 몰고 온 비바람에 농경지가 잠기고 누렇게 익어가던 벼는 속절없이 쓰러졌습니다.

[김금심/농민]
"(피해를) 감수해야지. 시커멓게 돼버려, 벼가. 곡식알도 덜 들고…"

수확 철을 맞은 무화과 밭에도 물난리가 났습니다.

고랑마다 아직 빠지지 않은 빗물이 잔뜩 고여 전염병이 돌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박상봉/무화과 재배농민]
"이게 지금 1차적인 피해는 침수 피해고요. 2차적인 피해가 잎이 고사되더라고요, 숨을 잘 못 쉬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폭염과 가뭄까지 견뎠지만 태풍 앞에 무너진 농경지를 바라보는 농심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종수입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