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버킷리스트]바람과 팀워크로 “우린 바다로 간다”

  • 8년 전
대자연 앞에 서면 가끔 숙연해질 때가 있죠.

거친 바다 위를, 돛 달린 배 한 척으로 헤쳐나가야 한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바다로 모험을 떠나는 요트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홍우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에메랄드 빛 수면 위에 하얀 포말이 수를 놓습니다.

수 백 척의 요트가 그림을 그립니다.

때로는 바다와 한 판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성난 파도가 배 위를 덮쳐도 마냥 즐겁습니다.

석양이 지면 한숨 돌리고, 고개를 내미는 돌고래와 인사도 나눕니다.

뜨거운 태양이 떨어지는 경북 후포항.

국내 요트 마니아들이 모였습니다.

출항을 앞두고 장비를 점검합니다.

[현장음]
"자, 출항합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고맙습니다."

평화로워 보이는 동해 바다는 요트인들의 인내심을 시험합니다.

[김성곤 / '하쿠나마타타'호 선장]
"시간당 20km면 자전거 타는 속도예요. 그게 이 배의 제일 빠른 속도예요. 근데 그 속도를 느끼기 위해서는 일 년에 서너 번…"

갈망하는 바람이 불어야 요트의 속도가 날 수 있습니다.

바람이 찾아오면 분주해집니다.

바람을 읽고 명령을 내리는 요트의 선장을 '스키퍼'라 부릅니다.

[현장음/말풍선]
"자, 당기세요! 빨리 빨리, 더 빨리! 더, 더, 더!"

'스키퍼'의 명령이 떨어지면
선원인 '크루'들이 일사분란하게 돛을 조정합니다.

[홍우람 기자]
"요트 위에선 팀워크가 척척 맞아야 거친 바다와 맞설 수 있습니다."

[김성곤 / '하쿠나마타타' 팀 선장]
"이제 형제지간이랑 똑같아요. 한 배를 같이 탔잖아요. 생명을 같이 나누는 친구들이거든."

항구로 돌아오는 길, 만끽하는 휴식. 물 한 병도 나눠 먹으면 꿀맛입니다.

[현장음]
"고생했어, 아니 이쪽이 더 고생했네."

[유장봉 / '하쿠나마타타' 팀 크루]
"팀워크거든요. 서로 마음을 조금씩, 자기 욕심을 조금씩 버려야 해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동해에서는 경북 후포항과 강원도 양양, 남해에서는 경남 통영과 부산 수영만을 요트인들이 즐겨찾습니다.

다만 취미로 즐기기엔 요트 가격이 비쌉니다.

12명까지 탈 수 있는 중형 요트는 5억 원이 넘습니다. 중고도 2억 원 안팎입니다.

한 명이 요트를 사서 팀원들과 같이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경기도 평택과 경남 통영에 있는 요트학교에서 싼 수강료로 입문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청명한 가을, 푸른 바다에선 도전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우람입니다.

hwr87@donga.com
영상취재 : 한일웅
영상편집 : 배영주
그래픽 : 오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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