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서 백기도 용기" 교황 발언 파장…우크라·동맹국들 반발

  • 3개월 전
"협상서 백기도 용기" 교황 발언 파장…우크라·동맹국들 반발

[앵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향해 "협상에서 백기를 드는 것도 용기"라고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일부 유럽 동맹국들이 강한 불쾌감을 표명하며 교황의 발언을 잇따라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만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협상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상황을 보고 국민을 생각하며 '백기'를 들 수 있는 용기를 갖고서 협상에 나서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패배'를 인정하는 것도 용기라는 취지의 언급이었습니다.

"(패배를 인정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될 수 있지만, (전쟁이) 이대로 계속 이어진다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될까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협상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백기'나 '패배' 등의 용어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많은 교회가 러시아 포탄에 폐허가 됐고 "이는 누가 전쟁을 멈춰야 하는지 매우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명했습니다.

"살고자 하는 사람과 파괴하려는 사람을 사실상 중재하려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2천500㎞ 떨어진 곳에 있어서는 안됩니다."

우크라이나 동맹국들도 잇따라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폴란드 외무장관은 "푸틴에게 철수할 용기를 가지라고 독려하는 게 어떠냐"고 적었고, 라트비아 대통령도 "악이 백기를 들고 항복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바티칸 측은 논란이 커지자 성명을 내고 교황은 "적대의 중단, 용기 있는 협상으로 도달한 휴전을 말하기 위해 '백기'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며 재차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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