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지 않는 '묻지마 범죄'…시민·유족들 여전한 불안감

  • 5개월 전
잊히지 않는 '묻지마 범죄'…시민·유족들 여전한 불안감

[앵커]

지난 여름 잇따라 일어난 무차별 흉기난동 범죄는 평범한 일상조차 두려움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수개월이 흐른 지금, 그날의 기억은 우리 사회에 어떻게 남아있을까요.

김예린 기자가 시민과 피해자 유족을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 7월, 조선이 휘두른 흉기에 신림역 인근 거리는 참혹한 기억으로 물들었습니다.

범죄의 흔적은 희미해졌지만, 충격의 여파는 여전히 시민들의 뇌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집에 들어갈 때라든가 남자 혼자 살아도 조금 불안한 느낌이 계속 있었죠."

불과 2주 뒤,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은 더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범인 최원종이 차량을 몰고 돌진해 행인들을 들이받은 곳입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여전히 이곳에 남아있습니다.

평범한 날들 속에 스쳐가던 거리는 언제 범죄 현장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의 공간이 됐습니다.

"시간이 꽤 흐르긴 했지만 지나가면서 또 그런 사건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고 항상 조심하라고…"

소중한 외동딸 혜빈이를 잃은 부모는 사망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대학 입학 기념으로 사준 가방은 사고의 충격으로 깨지고 끊어졌습니다.

"거실에 있으면 혜빈이가 살며시 와서 옆에 앉아 있는 것만 같아요. 그래서 거실에도 못 앉아 있겠어요. 온통 혜빈인데…"

세상의 관심이 멀어지고 충분한 지원책이 없다는 사실은 상처를 덧나게 합니다.

긴급 생계비와 장례비 등으로 지원받은 건 940만원, 하지만 가해자의 보험사에서 나오는 사망보험금을 받으면 돌려줘야 하고 민사소송도 포기해야 합니다.

"그 사건이 벌어진 당시에만 해도 테러라고 정부, 경찰청에서도. 그 이후부터는 그 얘기가 없고…"

바라는 건 오직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혜빈이 죽음이 헛되지 않고 많은 범죄자들한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그런 판결이 나왔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에요."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묻지마_범죄 #신림 #서현역 #흉기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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