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19시간 이선균 밤샘 조사, 왜?

  • 4개월 전


[앵커]
이선균 씨 어제 조사, 무려 19시간이나 걸렸죠. 왜 이렇게 길어졌을까요.

사회부 박자은 기자와 더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밤샘조사까지 했네요? 1, 2차 조사는 이렇게 길게 안 했잖아요.

그렇습니다.

두 달 전 1차 조사는 휴대폰 제출과 간이시약검사 등에 1시간, 2차 조사는 3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어제는 오전 10시부터 오늘 새벽 5시까지 19시간의 밤샘조사가 이뤄졌습니다.

밤샘조사는 사실 흔치 않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보는데요, 긴급·주요사건 피의자에 한해 불가피할 때 하는데요

밤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조사를 진행하면 피의자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제 이 씨가 동의한 걸 보면 추가 출석을 원치 않은 것으로 보이고요, 경찰 역시, 추가 소환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질문2] 어떤 질문들이 오간 거예요?

이 사건 수사 단초는 유흥업소 여실장의 진술이었죠.

그런데 이 씨 경찰 진술과 앞서 구속된 여실장 말이 엇갈리다 보니 경찰은 이 씨가 여실장과 나눈 메시지, 통화내역뿐 아니라 일시·동선 등 알리바이를 여실장 진술과 일일이 비교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먼저, 여실장은 경찰 조사에서 "이 씨가 우리 집에서 최소 5차례 투약했다"고 했고요, 올해 이 씨에게 마약 이름을 언급한 SNS 메시지도 공개됐었죠.

하지만 이 씨는 지난달 2차 조사에서 "여실장이 나를 속이고 약을 줬다, 마약인 줄 몰랐다" 취지로 진술한 데 이어, 오늘 오전 조사를 마치고선 "진술 신빙성을 잘 판단해달라"고 했습니다.

이 씨가 지난 9월 여실장의 협박에 입금한 3억 5천만 원과 관해서도 공갈 사건 피해자로 조사가 같이 이뤄지면서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3]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데, 누가 맞는 겁니까.

진술의 신빙성을 논하려면 앞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지드래곤 씨 얘길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수사 초기 여실장은, "지난해 12월 초 지드래곤이 갔다 온 화장실에서 수상한 포장지를 발견했고 이후 행동이 이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직접 마약 하는 건 보지 못했다, 또 다른 배우가 했을 수 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경찰 수사의 단초가 된 여실장의 진술이 번복됐고 추가 조사에서도 이렇다 할 목격자나 물증이 확보되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이 씨와 관련해선 여실장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서 경찰이 증거로 채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문4] 무혐의 가능성도 있는 거예요?

현재로선 경찰이 얼마나 여실장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았느냐에 달렸습니다.

다만 마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거나 확실한 물증이 없어도 공범의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나온 경우도 있습니다.

[김희준 /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
"마약 사건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 제보자의 진술이 확실하면 유죄 나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제 그 진술의 신빙성하고 구체성을 보강하는 작업을 많이 해야 하겠죠. 수사기관에서."

또 여실장뿐 아니라, 모레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 공갈·협박 공범의 진술도 이선균 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지드래곤에 이어 이 씨까지 무혐의 처분을 한다면 진술에만 의존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박자은 기자 jadooly@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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