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북·중 접경지’ 밀거래 활발…버젓이 제재 위반

  • 8개월 전


[앵커]
국제사회의 눈길이 북러 정상회담에 쏠려있지만, 북중 국경지역에서도 조금씩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유엔 제재에 따라 북한산 물건은 외국으로 수출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채널A 취재진이 중국 단둥지역을 취재해보니 북한산 수산물 밀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세계를 가다', 이윤상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단둥에서 출발한 화물열차가 굉음을 내며 압록강 철교를 지나 북한으로 향합니다.

곧이어 반대편 북한에서 출발한 열차가 단둥으로 다가옵니다.

오전에만 일부 운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열차의 화물칸에는 한글로 서포, 단둥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압록강 철교를 통해 북중간 육로 인적교류는 일단 시작 됐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묶여 있던 북한 사람들만 귀국할 뿐 활발한 왕래는 아직까지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재개됐던 버스를 통한 북중 인적 교류는 다시 중단됐습니다.

단둥 시내 압록강 주변엔 중국인 관광객들만 보입니다.

[현장음]
"우리 배 타자, 저기 배 있어."

코로나 이전 북한 상품 중개 무역 업체가 밀집했던 '고려거리'의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무역 업체 관계자]
"북한에서 상품이 공급되지 않아요. 도저히 (문 열) 방법이 없어요."

그러나 밀수로 들여온 북한 상품은 활발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단둥 해안가를 찾았습니다.

선착장에서 대놓고 북한 수산물이 거래되는 모습이 채널A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단둥 주민]
"(선착장 수산물) 80%는 거기(북한)에서 오는 거예요."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수산물 수출은 전면 금지됐습니다.

서해상에서 북한 어선으로부터 수산물을 받은 중국 어선을 통해 단둥 선착장에서 도·소매 업자들이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감시를 피하는 겁니다.

특히 북한산 대게가 인기입니다.

인근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옮겨진 북한산 수산물은 '현지산'으로 둔갑합니다.

[현장음]
"(큰 걸로 주세요) 이건 현지산이에요."

단둥 시내 상인들은 중국산과 북한산 모두 같은 바다에서 난 것이라며 북한산 수산물을 팔고 있다는 걸 숨기지 않았습니다.

[수산시장 상인]
"고려(북한) 것이 현지산이잖아요. 모두 황해(서해)에서 잡았잖아요."

생산지가 북한이라고 적힌 인삼 가공품이나 화장품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북한 고위직과의 인맥을 활용해 상품을 들여왔다고 자랑하는 상점 주인도 있습니다.

[밀무역 상인]
"(북한) 일반 주민은 물건 못 갖고 와요. (북한 정부) 고위직이 갖고 오지."

북한의 연쇄 도발 속에 제재 품목도 다양해졌지만 북중 접경 지역에서 대북 제재 위반이 버젓이 벌어면서 북중 간 무역 규모도 줄지 않고 있습니다.
  
북중 교역이 본격화될수록 UN 제재의 '사각지대'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단둥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위진량(VJ)
영상편집: 강민




이윤상 기자 yy27@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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