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절반은 재택…美, 출근 강제법 만드는 이유

  • 작년


[앵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선 아직 절반 정도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놓고 미국 사회가 시끌시끌합니다.

재택근무를 계속 하고 싶은 직장인이 있는 반면, 출근 강제 법안까지 통과시키며 출근 시키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죠.

세계를 가다, 워싱턴에서 이은후 특파원입니다. 

[기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25살 타이 씨.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데, 지난해 초부터 재택근무를 해왔습니다.

책상 옆에 주방이 있어 식사 시간 따로 없이 효율적으로 일하고, 출·퇴근에 썼던 시간엔 운동을 합니다.

[타이 / 컨설팅 회사 근무]
"(재택근무를 하면) 통근 시간이 절약되고 반려동물도 돌볼 수 있죠. 기분 좋게 일하면 생산성도 올라가죠. 동료들과 만나서 얘기할 수 없는 것 외에는 단점이 없어요. "

거실 한 켠에 사무 공간을 마련한 24살 제이크 씨는 재택근무 할 수 있는 회사에서만 일하겠다고 말합니다.

[제이크 / 이벤트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 근무]
"이직을 하게 된다면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볼 거예요. 미국에서는 이제 재택근무가 기본이에요. "

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됐지만, 미국 사무실 절반은 재택근무 중입니다.

미국의 사무실 점유율이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이 그친 겁니다.

교외에 거주해 통근시간이 길고, 집이 넓어 쾌적하게 근무할 수 있다 보니 미국에서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문제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백악관에서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곳입니다.

각종 정부기관과의 접근성을 갖춘데다 공무원 등의 유동인구가 많아서 황금상권이라고 불렸던 곳인데요.

지금은 거리 곳곳에 이렇게 임대 중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습니다.

수도 워싱턴 DC 사무실 공실률도 역대 최고인 20%에 달합니다.

활기차던 도심 상권이 침체되면서 부동산 가격은 하락했고, 지방 정부 세수도 줄었습니다.

[뮤리엘 바우저 / 워싱턴 D.C. 시장(지난 1월)]
"백악관은 대부분의 연방정부 공무원을 다시 출근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달 미 하원에서는 연방정부 공무원은 재택근무가 아닌 출근을 강제하는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75만 명이 소속된 연방 공무원 노조가 반발하면서 상원 통과가 불투명합니다.

[재클린 / 연방정부 노조 정책 감독관]
"(통근량이 줄면) 가스 연료 사용량이 줄어들잖아요. 환경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

미국 현지에선 더 큰 갈등으로 번지기 전에 어떤 근무 방식이 더 효율적인지, 둘을 적절히 조화할 순 없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변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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