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아바타 로봇이 커피 서빙…장애 넘는 기술

  • 3년 전


최근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가 개발하는 인간형 로봇을 소개하면서 머지않은 미래 로봇이 육체 노동을 전부 대신할 거다, 얘기했는데요.

일본에는 이미 로봇이 장애의 벽을 무너뜨린 놀라운 현장이 있습니다.

도쿄 김범석 특파원이 소개합니다.

[리포트]
도쿄의 한 카페.

테이블에 놓인 로봇이 주문을 받습니다.

[현장음]
"아이스커피와 아이스 캐모마일 주문하셨습니다."

또 다른 로봇은 쟁반에 음료를 운반합니다.

통신 연결로 조종하는 이 로봇들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아바타'입니다.

장애인이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해 조종하고 손님과 대화도 하는 겁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장애인도 눈동자로 대화 내용을 입력합니다.

2018년 시험 운영을 거쳐 3년 만에 정식으로 문을 연 이 카페에는 모두 60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주문을 받은 직원도 도쿄에서 885km 떨어진 후쿠오카에 있습니다.

뇌성마비로 몸은 불편하지만 일하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유이 / 뇌성마비 장애인]
"손님들이 이런 시도가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하세요. 내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매우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습니다. 장애인들은 로봇을 통해 매일 1~3시간 교대로 원격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후지카와 / 손님]
"떨어져 있어도 매우 가까이 있는 느낌이어서 좀 더 친밀하게 소통하는 느낌입니다."

분신 로봇은 2%대에 머무는 장애인 취업률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통신 대기업 NTT 역시 분신 로봇으로 접수 업무를 볼 장애인 4명을 채용했습니다.

[요시후지 겐타로 / 분신 로봇 개발자]
"우리도 몸이 불편해 움직이지 못할 때가 올 겁니다. 초고령사회에서 신체 업무가 아니어도 사람과 접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분신 로봇이 노동력 부족이나 재택근무 활용 측면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합니다.

[김명중 / 닛세이기초연구소 주임연구원]
"장애를 가진 분들 뿐 아니라 출근이 어려운 고령자, 육아 가사를 담당하는 여성들의 노동 시장 참가가 더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애의 벽을 허물기 위한 기술의 활용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한 사회구조 변화에도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bsism@donga.com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