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크리스마스도 알뜰 모드…고물가가 바꾼 파리 풍경

  • 5개월 전


[앵커]
크리스마스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고물가 여파에 프랑스 파리 시민들은 크리스마스 지출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백화점보다 재고 처리 매장에 사람이 몰리고, 트리 장식품도 직접 만든다는데요.

세계를 가다, 조은아 특파원입니다.

[기자]
파리를 대표하는 샹젤리제 거리.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조명들이 반짝입니다.

유명 백화점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서자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선뜻 지갑을 여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장 자크/ 백화점 방문객]
"식품은 백화점에서 사지 않아요. 정말 너무 비싸거든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매년 열리는 야외 장터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앙젤리크 상셰즈 / 크리스마스 시장 방문객]
"올해 선물은 크기가 작은 걸로 적게 사서 비용을 절약할 겁니다."

도심은 들뜬 분위기이지만 파리지앵들은 고물가에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올해 프랑스인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예산은 우리 돈 약 60만 원으로 2020년 이후 처음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백화점이 아닌 재고처리 매장입니다. 

'염가 세일' 중인 크리스마스 장식품 코너는 이미 물건이 다 팔려 텅텅 비었습니다. 

묶음 판매 코너도 품절 임박입니다.

트리에 설치하는 공 모양 장식품은 파리 유명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가격은 7분의 1 수준입니다.

기자가 직접 장식품을 사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봤습니다. 

이 정도의 장식품을 사는 데 우리 돈으로 2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비슷한 제품을 백화점에서 사면 이 보다 서너 배 비쌉니다.

이 비용마저 아끼겠다며 장식품을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현장음]
"칼로 이렇게 (종이에 그려진) 윤곽선을 따라 종이를 깔끔하게 잘라내 종이집 장식을 만듭니다"

크리스마스 식탁에 올라가는 음식 재료도 비용 절감의 대상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즐겨 마시던 샴페인 대신 올해는 더 저렴한 크레망이 인기입니다.

생선 역시 연어의 절반 가격인 송어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값 싼 대체재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파리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알뜰해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 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수연 (VJ)
영상편집: 이혜진


김범석 기자 bsis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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