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1달러 숍’ 무너뜨리는 ‘인플레 먹구름’

  • 3년 전


소비 심리를 회복하는가 싶던 미국이 인플레이션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1달러짜리만 팔던 유통체인은 30년 고수한 가격 정책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워싱턴 유승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인이 운영하는 미국의 대형 식료품 매장.

상품들이 쌓여있어야 하는 매대는 이가 빠진 듯 곳곳이 비었습니다.

한 달 넘게 입고되지 않는 상품들도 있습니다.

[이경열 / 미국 아시안 식료품점장]
"(지금 여기가 차 있어야 하는 거죠?) 다 꽉 찼어야 돼요. 그런데 지금 들어오질 않으니까."

작업자들을 구하지 못해 화물선으로 실려온 컨테이너들이 제때 하역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소비는 다시 급증하는데 해상 물류비용도 치솟아 물류대란이 벌어진 겁니다.

혈관 역할을 해야 할 공급망이 일부 붕괴되면서 미국 경제 일상까지 인플레이션이 들이닥쳤습니다.

1달러 가격표를 붙이고 지갑이 얇은 서민들을 1만 5천여 개 매장으로 끌어들였던 유통체인은 30년 넘게 고수한 정책을 포기했습니다.

1달러 제품으로 매대를 모두 채울 수 없어 비싼 제품들도 내놓기로 했습니다.

[르네 / 미국 메릴랜드 주민]
"물건들 크기는 점점 작아지는데 가격은 비싸지고 있어요. 식료품 가격은 확실히 오르고 있고요. 모든 가격이 뛰고 있습니다."

[아이린 / 미국 버지니아 주민]
"(가족과 살다가 독립하려고 했는데) 인플레이션 때문에 이사를 못하고 있어요. 집세가 너무 비싸고, 모든 가격이 올랐어요."

원자재에서 시작된 물가 상승도 여전합니다.

지난해 갤런당 2.19달러, 리터당 692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26달러, 리터당 1030원으로 50% 가까이 뛰었습니다.

"미국 가정에서 자주 이용하는 벤 형 차량인데요. 이 차량에 일반 휘발유를 가득 넣어봤더니 60달러 가까이 나왔습니다."

[스티븐 / 미국 버지니아 주민]
"(휘발유 가격이)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대로 갈 것 같아요."

[애나 / 미국 버지니아 주민]
"그래서 저는 때때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제 차를 이용하는 대신 걸어서 다니는 것을 선호하고 있어요."

집값과 임대료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는 인플레이션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특수가 있는 연말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최동훈


유승진 기자 promotion@donga.com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