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한미일 정상회의로 3국의 손익계산은?

  • 10개월 전


[앵커]
아는기자, 아자 정치부 조영민, 외교안보국제부 이다해 기자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파헤쳐보겠습니다.

Q1. 조 기자, 한미일 정상은 입을 모아 새시대를 열었다고 하던데 그 정도로 의미가 큰 회의는 맞습니까?

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캠프 데이비드에 해외 정상이 초청된 게 8년 만입니다.

평소에 대통령 별장으로 쓰이는 캠프 데이비드는 각별한 의미가 있을 때만 해외 정상을 초대합니다.

2차 대전 종식을 논의하거나, 30년 만에 중동 평화협정을 맺었던 장소라면 그 무게감을 예상하실 수 있을텐데요.

바이든 미 대통령은 한미일 새로운 시대를 강조하며 새 출발에 이만한 장소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Q2. 산 속에 있는 별장에서 만나다보니 확실히 더 친해질 것 같아요.

가장 최근인 히로시마 G7정상회의 계기로 만났을 때와 비교해볼까요.

복장도 다르고 표정도 왠지 편안해 보이는데요.

한미 정상이 서로 포옹하며 인사하고, 일본 정상이 한국말로 우리 정상에게 인사하고, 회담 자체도 사무실 회담장이 아닌 풀숲이 우거진 야외 테이블에서 진행된 모습, 많이 다른 모습이죠.

특히 부친상을 치른 뒤 곧바로 미국에 온 윤 대통령에게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자상하면서도 엄하신 아버지, 그리고 자녀에게많은 영향을 준 아버지를 둔 점은 우리 두사람의 닮은 점이다" 이렇게 위로도 했습니다.

Q3. 친근한 건 친근한 거고, 외교는 냉정한 거니까요. 결산을 좀 해보죠. 미국과 일본의 손익계산서는 어떻습니까.

먼저, 바이든 미 대통령, 얼마나 만족스러웠으면 이렇게 말했을까요.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제가 최고로 행복해 보인다면, 맞습니다. 굉장히 좋은 회의였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 외교의 꿈이 이뤄졌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환영했는데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한국, 일본과 공동대응할 수 있게 된 건 엄청난 성과입니다.

그동안 북핵 대응 수준이던 한미일 공조가 미국 관심이 큰 대만과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확대됐으니까요.

한미일 협조가 안 된 가장 큰 이유는 풀리지 않는 한일 관계 때문이었는데요.

미국은 한일 정상과 나란히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해묵은 과제인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의 공조를 얻어냈고 북한 미사일 도발 시 정보를 더 많이, 더 빠르게 공유받을 수 있게 된 것이 수확입니다.

Q4. 미국과 일본은 얻은 게 많아보이는데 우리는요?

한미일 정상회의는 미국에서 열렸지만 판을 깐 건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이뤘기에 가능했으니까요.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 언론들은 '용기'라는 표현으로 윤 대통령의 역할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외교적 위상은 커진거죠.

한미일 3국 협력 범위가 안보를 넘어 경제, 의료, AI, 심지어 우주까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에 협조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일본과 협력 범위를 넓힐수록 국내 정치 상황은 부담도 되죠.

곧 다가올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 됐을 때 부담도 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중국과의 대립 구도가 커진 것도 리스크 입니다.

Q5. 이번에 가장 큰 관심이 준방위조약이라고 불리는 안보협력이라던데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흔히 저희가 한미 동맹이라고 부르죠. 

미국과 일본도 미일 동맹이라고 부릅니다.

상호 방위 조약을 맺어 서로 위험에 처하면 도와줍니다.

이번에 맺은 3국 공약도 한미일 3국이 안보 위기에 처하면 함께 대응한다는 약속을 한 거니 상호 방위 조약과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민주당은 일본과 군사 동맹을 맺은 것이냐 비판하고 있는 거지요.

Q6. 그러잖아도 궁금했어요. 동맹입니까 아닙니까.

동맹은 아닙니다.

방금 말씀드린 상호방위조약 핵심은 한 국가가 공격을 받으면 함께 군사적 대응을 한다는 것인데 이번엔 약속이다보니 의무가 아닙니다.

이번 약속 문서에도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과거사가 있는 국민 정서 감안하면 한일 동맹은 불가능하죠.

또 하나 주목하셔야 될 건 경제 공급망 협력입니다.

이 역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3국간 공급망 조기경보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합의 했습니다.

반도체나 배터리, 혹은 지난 2021년 중국발 요소수 부족사태처럼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 3국이 함께 대응한다는 겁니다.

3국간 재무 장관 회의도 신설해 금융 관련 협력도 합니다.

Q6. 결국 새 역사를 썼다는 한미일 '원칙' '정신' 공약' 지속가능 할까요?

미국도 우리도 불가역적, 그러니까 바뀌지 않도록 제도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한일 관계가 정권에 따라 늘 들쭉날쭉 했으니까요.

물론 말씀드린대로 의무 조항이 있는 조약도 아니기 때문에 한일 위안부 합의와 같이 정권에 따라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미국까지 끼어 있는 협의체라 한일 관계가 얼어붙는다고 쉽게 깨기는 예전만큼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감수해야하니까요.

Q. 한미일 정상 내년에 또 만납니까?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마지막 이렇게 인사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다음에는 한국에서 우리 세 정상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취재를 해보니,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합니다.


조영민 기자 ym@ichannela.com
이다해 기자 cand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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